
정부가 오는 7월부터 비급여 체외충격파치료(ESWT)의 횟수를 일괄적으로 제한하는 정책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국내 의료계뿐만 아니라 해외의 세계적인 석학들까지 의학적 타당성이 결여된 조치라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특히 이번 사안은 국제 학계에서도 중대한 의료권 침해 사례로 다뤄질 예정이어서 국제적 논란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17일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를 열고 체외충격파 치료를 부위당 최대 6회, 연간 최대 12회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가이드라인을 7월부터 시행하며, 금융감독원은 이를 실손의료보험 분쟁조정기준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대한충격파재생의학회(KASRM)는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의학적 오류이자 국제 기준에 미달하는 비상식적인 규제이며 민간 보험사의 손해를 막아주려는 꼼수 정책”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대한충격파재생의학회가 수렴한 해외 체외충격파 분야 석학들의 의견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세계적인 의학적 흐름과 정반대로 역행하고 있다.
대만의 체외충격파 권위자인 정 자이홍(Jai-Hong Cheng) 박사는 “임상 및 과학적 관점에서 환자의 질환 중증도, 만성 여부, 조직의 병리적 상태, 개별적 치료 반응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수치적 제한(연 12회, 부위별 6회)을 두는 것은 의학적 정당성이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정 박사는 이어 “대만이나 주요 국제 가이드라인 어디에도 이 같은 행정적인 상한선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석회성 건염, 불유합, 경직, 재생치료 등 질환에 따라 필요한 치료 횟수와 간격이 완전히 다른데, 행정 편의적인 제한은 결국 심각한 과소치료와 환자 피해를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대만의 석학인 청궁대학병원 정형외과 저우 원이(Wen-Yi Chou) 교수 역시 “행정적인 관점에서는 수치 제한이 편리할지 모르나, 의학적 표준으로서는 과학적 근거가 매우 취약하다”며 “치료의 지속 여부는 의사의 진단과 객관적인 임상 반응에 근거해야지, 임의의 숫자에 의해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저우 교수는 “과거 대만에서도 초기에는 근골격계 통증 위주로 충격파를 사용했으나, 지난 20년간 임상 경험과 연구가 축적되며 스포츠 부상, 골절 불유합 등으로 외연이 확장됐다”며 “만약 초기에 한국과 같은 엄격한 행정적 제한이 있었다면 이러한 의학적·과학적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해외 석학들은 특히 의료계의 자율적인 임상 지침이 민간 보험사의 지급거절 무기로 전락하는 한국의 기형적인 구조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자이홍 교수는 “임상 가이드라인은 치료의 질을 높이고 의사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유연한 지침이지, 보험사의 재정 방어 도구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며 “이를 지급 거절의 절대적 기준으로 삼는 것은 의사의 전문적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환자의 정당한 치료권을 박탈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국 정부의 이번 규제 강행은 국제 학계에서도 예의주시하는 사안으로 떠올랐다. 국제충격파치료학회(ISMST)의 이드 호세(Eid José)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체외충격파 규제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성명(Joint Statement) 채택 건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이사회(MBM)의 공식 안건으로 긴급 상정했다”고 밝혔다. ISMST 차원에서 한국 정부 정책의 비의학성을 지적하는 국제적 권고안이나 성명이 도출될 경우, 정부와 금융당국은 외교적·의학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충격파재생의학회 노규철 회장은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청구 문제가 있다면 이는 치료 기록의 강화와 공정한 심사를 통해 해결해야 할 일이지, 전체 환자의 치료 기회를 박탈하는 획일적 사전 규제는 결코 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환자를 더 비싸고 위험한 수술로 내모는 것을 막아 궁극적으로 전체 의료비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여주는 효과적인 치료라는 설명이다.
학회는 정부를 향해 ▲국제 기준(ISMST)에 맞춘 적응증 즉각 확대, ▲의학적 근거 없는 연간 총량 제한 철폐, ▲민간 보험사의 가이드라인 악용 차단, ▲의료 전문가가 참여하는 공정한 협의체 재구성을 강력히 요구하며, 국민의 건강권과 의학적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공동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