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정부가 최근 정부가 비급여 진료만 하고 급여 진료를 하지 않는 의료기관에 대한 관리 강화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의료 현실을 외면한 채 의료기관에 책임을 전가하는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오늘날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를 선택하게 된 것은 저수가 구조와 왜곡된 건강보험 제도가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이며 직업적 자율성에 기반한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수십 년 동안 필수의료에는 적정한 보상을 하지 않았고, 의료기관에게는 공공성을 이유로 국민으로서의 기본권마저 처참히 무시해 왔다”라며 “그 결과 많은 의료기관이 생존을 위해 비급여 진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내몰렸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제도의 실패는 인정하지 않은 채 의료기관만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다”라며 “원인을 제공한 정부가 결과를 의료기관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처사이며, 특히 국민으로서의 기본권마저 철저히 짓밟는 횡포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은 “정부가 저수가와 왜곡된 건강보험 제도를 수십 년간 방치해 놓고 이제 와 의료기관만 규제하는 것은 문제의 원인과 결과를 뒤바꾼 책임 회피에 불과하다”라며 “의료기관을 희생양으로 삼는 정책으로는 필수의료를 살릴 수 없으며, 이제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포함한 건강보험 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을 논의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이번 사안의 또 다른 원인으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지목했다.
의사회는 “대한민국은 민간의료기관이 전체 의료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모든 의료기관을 건강보험에 강제로 편입시키는 당연지정제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국가가 의료 기관의 계약의 자유를 제한하면서도 적정한 보상은 하지 않고 있으며, 경영은 민간에게 맡긴 채 공공의 의무만 요구하는 모순된 구조를 지속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연지정제는 1989년 전국민 건강보험 도입 과정에서 불가피한 제도로 시작됐지만, 4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아무런 근본적 재검토 없이 유지되고 있다”라며 “이제는 헌법적 정당성 자체를 다시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가 헌법상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며 “국가는 공공성을 이유로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으나 그 제한은 최소한에 그쳐야 하며 정당한 보상이 뒤따라야 한다”며 “현재의 당연지정제는 의료기관의 희생만을 전제로 유지되고 있으며 그 결과 필수의료 붕괴와 의료전달체계 왜곡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의료기관에 대한 과도한 규제와 통제를 지속한다면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더욱 침해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정부에 △ 의사의 국민으로서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의료기관을 희생양으로 삼는 보여주기식 규제를 즉각 중단 △ 저수가 정책과 건강보험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인정하고 근본적인 개혁에 나설 것 △ 의료기관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의료정책으로 전환 △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의 위헌 여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고 제도 전반을 재검토를 요구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정부가 의료기관에 대한 통제와 규제를 더욱 강화할 경우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포함한 모든 법적 대응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의료를 살리는 길은 의료기관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제도를 바로잡는 것이며, 정부는 의료기관을 통제의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함께 책임지는 동반자로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