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약 임상시험 소아 대상시 6개월 특허기간 연장

2014-07-18 06:00:00

서울대병원, 국제공동연구 참여…에멘드 소아 3상 임상시험 논문 발표


서울대병원은 성인 암 환자에게만 쓸 수 있던 항 구토제 에멘드(Emend, 성분: 아프레피탄트(aprepitant))가 소아 암 환자에게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에멘드는 미국에서 머크가 최근 소아 대상으로 후기 임상에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한국MSD가 성인용으로 판매 중이다. 미국이나 유럽에선 제약회사가 신약 개발 시 소아 임상시험을 하면 관련 의약품 특허 기간을 6개월 연장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의대 소아청소년과학교실 강형진 교수 연구팀은 국제공동연구팀이 진행한 소아 암 환자에게 ‘에멘드’의 효과를 알아보는 세계 최초 무작위배정 비교 3상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302명의 소아 암 환자(생후 6개월~17세)를 대상으로, 비교군(152명)에는 에멘드와 기존 항구토제인 온단세트론(ondansetron)을, 대조군(150명)에는 온단세트론 만을 복용 시킨 후, 항암치료를 받게 했다.

그 결과, 구토 예방 비율이 비교군에서는 51%로 대조군 26% 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6월 30일 세계 암 보존치료 학회(MASCC Multinational Association of Supportive Care in Cancer)에서 발표됐다.

항암 치료 시에 환자들이 겪는 큰 고통 중의 하나가 구역 구토다. 이번 연구로, 소아들도 ‘에멘드’를 접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서울대병원은 밝혔다.

강형진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임상시험 산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리더가 되었지만 국내에는 신약 개발과 관련해서 사회경제적 약자인 소아를 보호하는 제도가 전무하다” 며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의 글로벌 수준의 개선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제약 회사들이 신약을 개발할 때 소아에게 임상시험을 하지 않아, 좋은 약이 개발되어도 소아에게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사회적 약자인 소아에게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비윤리적이라는 인식과, 환자 수가 적은 소아용 의약품은 시장성이 낮다는 것이 원인이었다.

최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약 회사가 소아에게 임상시험을 하면 제약 회사에게 해당 신약에 대한 특허 기간을 연장해 주고 있다. 늘어난 특허 기간만큼, 다른 회사에서는 복제약을 만들 수 없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제도의 산물이다. 시장성이 낮은 소아 환자들도 효과적인 약을 경험할 수 있는 공공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제약회사에게는 특허 기간을 연장해 주며 경제성을 보장해 주는 지원제도가 있었기에 이번 연구도 가능했다.

미국에서 소아 대상 시 특허 6개월 연장은 결국 수익을 늘리려는 다국적 제약기업의 꾸준한 노력적 결과로 풀이된다.




김선호 기자 ksh@medifonews.com
< 저작권자 © Medifonews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본 기사내용의 모든 저작권은 메디포뉴스에 있습니다.

메디포뉴스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 416 운기빌딩4층 (우편번호 :06224)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서울아 00131, 발행연월일:2004.12.1, 등록연월일: 2005.11.11, 발행•편집인: 진 호, 청소년보호책임자: 김권식 Tel 대표번호.(02) 929-9966, Fax 02)929-4151, E-mail medifonews@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