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일 유방재건술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가 이루어져 유방절제술을 받은 여성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 개선에 새로운 기전이 마련됐다. 현재 각 병의원 성형외과에 환자들의 관련 문의가 폭주하고 있는 상황. 그 동안 1천만원에서 2천만원에서 달하는 고가의 병원비로 수술을 망설이던 환자들의 부담이 크게 준 덕분이다. 하지만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대해서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부분 절제를 한 환자들에 대해서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료현장의 전언이다. 이러한 가운데 반세기 동안 여성전문병원으로 명성을 떨쳐온 제일병원이 외과와 성형외과 협진으로 환자 맞춤형 유방재건술을 시행해 각광을 받고 있다. 메디포뉴스는 27일 제일병원 양은정 성형외과 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난 4월 1일 유방재건술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이후 어떤 변화가 있나?
건강보험 적용 이후 환자의 부담이 크게 줄어 관련 문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급여화가 이뤄진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홍보가 덜 됐기 때문인지 새로운 환자들의 문의보다는 원래부터 재건술을 받을 의사가 있던 환자들의 문의가 많은 상황이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문의가 많다.
유방암으로 유방절제를 한 여성들의 상실감이 큰데도 불구하고 그 동안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유방재건에 대한 이번 건강보험 적용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환자부담이 확실히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환자들이 비용에서 큰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상담 받는 기회가 된 것 같다.
건보 적용 이후 수술 건수가 두 배 가까이 늘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있었다. 의료진 입장에서 유방재건술을 받기 위해 어떤 조건을 갖춘 병원을 선택하는 병원이 바람직한가?
수술 전 과정이 중요하다. 사실 유방재건의 테크닉은 병원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의료기술은 높이 발전했다. 서울과 지방의 차이가 없을 정도이다. 술기 수준은 큰 차이가 없지만 유방재건이 단순히 다른 피부조직을 떼다 붙이는 것이 아니라 미용적인 측면이 있어 주치의와 긴밀하게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거리가 먼 병원까지 가서 수술을 받는 것보다 가까운 병원에서 의사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접근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유방재건에 있어 환자 안전 의료시스템이 매우 중요 할텐데 제일병원이 갖는 장점은 무엇인가?
외과 의료진들의 경험이 풍부하고 외과와 성형외과의 협진이 긴밀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반세기 역사의 여성전문병원인만큼 다른 여성질환과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도 있다.
유방재건술의 난이도가 높다는 이유로 보건복지부는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의 마취과 의사 상주를 권하고 있다.
수술 과정에 6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당연히 마취가 의사가 상주하면 좋다. 하지만 의원급의료기관에서 유방재건술을 시행해도 나름의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크게 위험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유방재건술은 두 가지로 방법으로 나뉜다. 유방에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법과 환자의 등이나 뱃살의 살을 자가이식하는 방법이다. 환자가 병원에 내원하게 되면 부분 재건 등 수술범위는 우선 외과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고 성형외과에 협진을 요청하는데 이 두 가지 사례를 고려해 환자에게 미리 설명한다.
유방재건 건강보험 급여화로 인해 수술이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우선 외과 의료진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성형외과는 외과에서 재건이 결정된 환자가 오면 설명을 하는 것이다. 의료진의 적절한지 판단 여부에 따라 수술이 남발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대해서만 보험이 적용되고 부분절제를 받은 환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아 환자들의 부담이 크다고 들었다.
사실 건강보험 재정 문제도 있어 모든 환자에 대해 급여화가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느낌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부분절제를 받은 환자들의 상실감이 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의 상실감보다 클 수도 있다. 현재 4월 유방재건 건강보험 등재를 기다리던 부분절제 환자들의 실망감이 큰 상태다.
유방재건 외에도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건강보험 급여화가 필요한 성형시술 영역은 또 없나?
종양 이후 구강암, 피부암 재건술 등 왠만한 영역들은 이미 보험 급여화가 이뤄진 상태다. 유방재건 급여화가 마지막으로 이뤄진 것으로 생각돼 지금까지 특별히 더 급여화가 필요한 영역은 없다고 생각한다.
제일병원이 2년 전부터 시술하고 있는 유방재건을 위한 3D시뮬레이션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방의 모양은 누워있거나 앉으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크기란 없다. 하지만 3D시뮬레이션은 불룸을 바로 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자가이식술의 경우 뱃살을 땔 때 얼마정도 필요한 지도 알 수 있다.
유방재건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시 세부적용 기준이 환자상태에 따라 달라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그런데 최근 심사평가원 진료평가위원회가 위원 수를 대폭 늘리고 위원 명단까지 공개하는 등 대대적 개편에 나섰다.
사실 임상현장에서 건보공단이나 심평원의 입장이 다른 경우가 많고 기준이 모호하거나 임상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해 혼란이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개선으로 차차 보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유방재건은 보험화가 이뤄졌지만 유두 유륜 재건은 급여화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유방재건술만 되고 다른 것은 되지 않아 배보다 배꼽이 먼저인 상황이 됐다. 유두 유륜 재건은 비급여 항목이라 병원에서 마음대로 책정할 수 있다. 향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번 유방재건 건강보험 등재로 보다 많은 환자가 치료를 받음으로써 환자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