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인 의료계 불황 속에서 불황탈출을 위한 의료서비스전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병원경영 전략으로 ‘펀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펀 마케팅(Fun Marketing)은 ‘재미’와 ‘웃음’을 강조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기존의 딱딱한 병원이미지를 탈피하고 다가가는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차별화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마케팅 관계자들은 “펀 마케팅을 의료분야에 적용할 경우 크게 홍보·판촉을 통한 단기적인 병원 이미지 재고 및 작업환경과 직원·고객관리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펀 마케팅은 개원시 병원 홍보를 위한 판촉수단으로 주로 인식되고 있다. 눈에 띄는 병원 간판이나 친근함을 유도하는 홍보문구를 통해 환자들에게 어필함으로써 효과적으로 병원을 알리고 단기간에 매출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원의들이 비교적 손쉽게 찾는 방법이다.
하지만 판촉홍보로서 펀 마케팅은 일시적인 주목에 그칠 뿐 의료불황의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소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않다.
병원 마케팅업체 메티탈 이의윤 마케팅 차장은 “펀 마케팅은 마케팅적 측면 뿐만 아니라 경영 관리적 측면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며 “단순히 병원의 마케팅적 주목성을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펀 마케팅은 지속성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객 관리, 직원 관리측면에서 진행을 하는 것이 환자와 직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조직 운영 전략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펀 마케팅은 신규매출보다는 기존 고객 관리에 적합한 기법이므로 의료진과 환자와의 유대관계 형성과 강화를 통해 매출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하며 “많은 병원들이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장기적인 브랜드 관리차원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매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약하다”며 “안정적으로 고객관리를 실시할 수 있을 정도의 병원급 규모가 돼야 적용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병원 마케팅 업체들은 “실제 중소·의원급 병원의 경우 한정된 마케팅 재정으로 가시적인 매출효과를 기대, 곧바로 피드백을 요구하기 때문에 펀마케팅 시도에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주현 병원홍보 컨설턴트는 “경영차원에서 펀마케팅을 권하면 대부분의 의사들이 무형의 서비스라고 쉽게 받아들여 굳이 전문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으려 하지않는다”며 “지속성이 필요한 펀 마케팅의 특성상 진행시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자체적인 평가를 통해 펀 경영을 실시할 경우 판단이 주관적으로 치우치고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기가 쉽다”고 지적하며 “추상적인 서비스 마인드로만 여기기보다는 적극적인 투자로 실질적인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효과적인 고객·직원 관리를 위한 인성교육과 지속적인 관리·점검을 받을 것”을 권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펀 마케팅은 열악한 의료환경과 일방적인 진료와 같은 고질적인 의료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의료 서비스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변화와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개선을 위한 확실한 투자와 꾸준한 노력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jhchoi@medifonews.com)
2006-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