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필수의료 문제, 의대 정원 확대로 해결 못 해”

2023-06-30 05:40:00

의정연·국민의힘, 일본 의료경제학회 회장 하시모토 히데키 교수 초청 간담회…
일본의 취약지-지역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정책적 경험 공유

의대 정원 확대로는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단순 지표만으로 의사 수 적정 배치에 대해 논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우봉식 원장)은 국민의힘 보건복지위원회(간사 강기윤 의원)와 공동으로 29일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의사 부족·편재 해소를 위한 일본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보건의료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이정근 상근부회장,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 이종성 의원, 서정숙 의원, 최영희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적인 의료계 석학이자 일본 의료경제학회 회장인 하시모토 히데키(橋本英樹) 교수의 초청 강연을 들었다.


간담회에 앞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최근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 문제가 주요 이슈가 되고 있으며, 일본은 이러한 문제를 십여 년 앞서 경험한 만큼 오늘 강의가 굉장히 유익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우리와 유사하게 지역·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편재 문제를 경험한 일본의 주요 정책과 경험을 듣고, 우리나라 정책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하시모토 히데키(橋本英樹) 교수는 강연을 통해 “일본이 지역 근무 의사 확보를 위해 자치의과대학 설립, 지역입학정원제를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연구에서 지역의 인구 당 의사 수는 변함없음이 확인됐다며, 이를 통해 의사 수 확대가 지역의료와 진료과 배치 불균형 문제 해결의 답이 아니며, 지표 결과만으로 의사 수 적정 배치에 대해 일률적으로 논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필수의료 분야 인력 부족 문제 해결 방안으로 의사 수 확대가 적절한 해결책이 아님을 지적하며 “전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의료 질 관리가 우선”이라며, 일정 기간 지역 근무 의무에 대해서도 노동의 자유 침해를 이유로 일부 의사들이 제기한 소송을 언급하며 “지역 근무에 대한 의무 부여가 아니라 의사의 커리어 지원으로 시각을 전환할 필요가 있고, 의과대학 졸업 전부터 지속적인 지원 방안과 더불어 증가하는 여성 의사에 대한 근무 방안 마련도 중요한 과제”라 언급했다.


끝으로 하시모토 히데키(橋本英樹) 교수는 “한국과 일본이 공통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현실에서, 일본에서는 여러 정책들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성공하지 못했고, 지금도 시행과 실패를 반복 중이다. 하나의 정책으로 완벽한 해결은 불가능하고, 다양한 정책의 유기적 조합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여러 정책들의 유기적 조화를 통해 성공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정숙 의원(국민의힘)은 의사 수급 문제, 의사 분포 문제는 지역 균형발전의 문제와 다 같이 엮여 있으며, 의사의 정주 조건 충족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의료현장의 문제에 대한 복합적인 요인을 다룰 수 있도록 간담회를 통해 여러 부문으로 나누고,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의사 수 문제와 의사 배분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발언했다.


강기윤 의원(국민의힘)은 질의를 통해 일본 지역입학정원제가 지역에 공헌할 수 있는 의사 양성이 목적이라는 점은 확인했으나 지역입학정원제 졸업생이 지역 근무 의무를 다하지 않고, 학자금을 반환하는 행태, 지역입학정원제가 의대 진학의 우회로가 되는 것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 등 고려해야 할 점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은 지역의료 문제는 전문 기술 습득, 자녀 교육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지역 정원 입학 전형제도 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일본의 사례에서 확인된 만큼 젊은의사들이 자신의 경력과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의료정책연구원 우봉식 원장은 “일본의 경험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 지역·필수의료 분야의 문제는 의대 정원 확대로 해결되지 못한다는 점을 한번 더 확인했다. 특히 한국 의사들의 필수의료 기피 현상을 의대 정원 확대로 연결하려는 정책 방향은 향후 의료비 증가, 건강보험 재정 파탄 등 국민들에게 더 큰 부담과 고통을 안겨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의료현장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기울여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 초정된 하시모토 히데키(橋本英樹) 교수는 일본 의료경제학회 회장(2022~2023)으로, 내과 전문의이자, 현재 도쿄대학 의학계 연구과 보건행동사회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의료정책, 의료경제학, 사회역학이다. 주요 약력으로는 1988년 도쿄대학 의과대학 졸업 및 내과 전문의를 거쳐, 1999년 하버드대학교 대학원 공중위생학 박사 학위 취득, 2004년부터 도쿄대학에서 교육과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손락훈 기자 kuni120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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