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생기념병원 봉생인공지능연구소(Bongseng AI Lab)가 지난 6월 18~2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CBMS 2025’(IEEE Computer-Based Medical Systems)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뇌수술 보조 기술에 대한 특별한 연구 성과를 발표하였다고 1일 전했다.
CBMS는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 산하의 핵심적인 서브(sub)학회로 의료 AI, 생체신호 분석, 임상정보 시스템 등 첨단 의료기술을 논의하는 세계적인 학술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왔다.
이번 연구는 뇌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제거하는 미세혈관감압술(Microvascular Decompression, MVD) 수술 장면에서, 해부학적 구조물 간의 ‘절대 거리(absolute depth)’를 AI로 정량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실제 임상 수술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딥러닝 모델을 통해 정밀한 거리 정보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높은 주목을 받았다. 높은 임상 적용성과 기술적 참신성을 동시에 보여준 것이다.
최근 뇌수술 AI 연구의 핵심 트렌드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봉생기념병원 신경외과 이상훈 의무이사가 오랫동안 집도해온 MVD 수술 사례를 두루 활용했다.
수술용 현미경은 입체적인 수술 시야를 제공하지만, 이를 기록한 영상은 대개 2D 영상으로 구성되므로, 실제 구조물 간의 ‘깊이’ 정보는 담기지 않는다. 즉, 수술 현장에서는 입체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이를 기록한 영상 데이터는 그러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최신 딥러닝 모델을 활용해 이러한 2D 프레임에서 상대 깊이를 예측하고, 수술 현미경의 초점 거리 조절 정보를 이용해 이를 절대 깊이로 환산함으로써 정밀한 거리 데이터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나온 데이터의 검증은 환자의 수술 전 MRI를 기반으로 한 ‘3차원 재구성(3D reconstruction) 기술을 활용하였다. 그랬더니 평균 오차는 2mm 이내(일부 케이스에서는 1.5mm 이하)의 높은 정밀도를 달성했다.
봉생인공지능연구소 이환희 팀장은 “뇌신경과 혈관 사이의 절대 거리를 AI가 수치화하는 기술은 향후 수술 내비게이션 시스템, 신경 손상 방지 보조 시스템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뇌종양, 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뇌수술에 적용 가능한 잠재력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의과대학 SIMI(Surgical Innovation & Machine Interfacing) Laboratory와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특히 SIMI Lab과 iQ Surgical이 주도하는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SMART Surgeon Collaborative의 일환인데, 전 세계 6개국 15개 협력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조만간 세계적인 IEEE 논문검색서비스 ‘IEEE Xplore’에도 공식 등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