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LT-2 억제제가 아스피린, 페니실린, 스타틴 등의 개발 당시만큼 놀라운 약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초 SGLT-2 억제제는 당뇨 환자 치료제로 쓰였지만 심혈관계 이득도 확인되면서 점점 이에 관한 연구결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된 대한심부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HK이노엔이 후원한 런천심포지엄을 통해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이주희 교수가 SGLT-2 억제제의 심부전 치료 효과에 대한 최신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서는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HFpEF, HFrEF 환자에서 나타난 임상적 이득과 진료지침상의 권고가 소개됐다.
이주희 교수는 올해 업데이트된 심부전 팩트시트를 소개하며, “심부전 유병률과 당연히 입원율도 증가하고 있으며, 심부전 환자의 입원율이 줄지 않고 있다. 사망률도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심부전 환자의 5년 생존율은 80%, 10년 생존율은 66%로 보고되며, 동반질환이 매우 흔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실제 당뇨 환자가 66%, 고혈압 78%, 만성콩팥병 16%로, 다수의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다.
이 교수는 “심부전 환자에서는 심부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요소를 함께 조절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제를 선택해야 한다”며, 당뇨나 CKD와 같은 동반질환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과 약제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GLT2 억제제는 심혈관 연구에서 효과가 확인되면서 단순 당뇨약이 아닌 심부전 약제로 주목받게 됐다. 이주희 교수는 미국 가이드라인 기준으로 Stage A, B 환자까지 심부전 범주로 포함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EMPA-REG OUTCOME 연구에서는 엠파글리플로진을 사용해 MACE를 14% 낮추고, 심혈관 사망, 전체 사망, 심부전 입원율까지 낮췄으며, CANVAS 연구와 DECLARE-TIMI 58 연구에서도 심부전 입원율과 신장 관련 결과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이후 진행된 DAPA-HF 연구에서는 HFrEF 환자를 대상으로 다파글리플로진과 위약을 비교한 결과, 심혈관 사망과 심부전 악화 복합 엔드포인트를 26% 낮췄다. 당뇨 유무와 관계없이 일관된 이득이 나타나, 심부전 환자에서도 조기부터 사용이 중요함이 시사된다.
HFpEF와 HFmrEF 환자 대상 연구도 이어졌다. EMPEROR-Preserved 연구에서 엠파글리플로진은 HFpEF 환자의 심혈관 사망 및 심부전 입원율을 21% 낮췄으며, 당뇨 여부와 LVEF 정도에 관계없이 효과가 있었다.
또한, DELIVER 연구에서는 심혈관계 사망을 18% 낮추고, 심혈관계 입원율 역시 낮췄다. 약제 사용 13일 만에 임상적 이득이 나타났으며, 별도의 분석에서는 HFpEF 환자에서 2~3년 정도의 생존 혜택이 확인됐다.
또 이주희 교수는 미국, 국내, 유럽 진료지침 현황을 소개했다. 미국 가이드라인에서는 HFrEF에서 SGLT2 억제제를 2022년 진료 지침에서 클래스 2a로, HFpEF도 2a로 권고하고 있으며,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경도 감소, 보존 심부전에서 엠파글리플로진과 다파글리플로진을 클래스 1으로 권고한다. 2023년 업데이트된 유럽 지침에서도 HFpEF, mildly reduced EF 모두 클래스 1으로 사용하도록 권고한다.
한편 이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철수 후 처음 허가받은 약은 다파엔이다. 다파엔은 상대적으로 약가가 저렴하고 알약 크기가 작아 환자 복용 편의성을 개선시켜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