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조기 진단·전문의 치료·체계적 환자교육·산정특례 개선 필요

2025-09-19 05:40:42

류마티스학회, ‘류마티스 질환 환자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행사 개최
2025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인식조사 결과·환자 삶의 질 발표



대한류마티스학회(이사장 차훈석, 성균관의대)는 9월 16일(화) 프레스센터에서 ‘류마티스 질환 환자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행사를 개최하고, 전국 병원에서 설문조사 형식으로 진행된 ‘2025년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인식 조사 결과’와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삶의 질’에 대한 분석 내용을 발표한데 이어 환자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패널 토의를 진행했다.

서울의대 강은하 교수는 3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74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과거 증상 발현 후 진단까지 평균 22개월이 걸리던 것과 달리, 현재는 75%의 환자가 1년 이내에 진단을 받고 있어 지난 10년간의 대중 홍보와 환자 교육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여전히 첫 의료기관을 류마티스내과로 선택한 환자는 22%에 불과했으며, 환자의 68%는 여러 의료기관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류마티스내과에서 확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이 처음부터 전문 진료를 받지 못한 이유로는 △증상을 류마티스로 인식하지 못했다(66%) △류마티스내과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16%)가 주요하게 꼽혔다.

강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일반인보다 중증 관절 장애 위험이 약 8배 높고, 주로 40~50대 직업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발병해 사회·경제적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진단이 늦어질수록 치료 결과가 류마티스관절염은 관절을 넘어 전신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전문적 치료가 장애 예방의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하대 의과대학 임미진 교수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삶의 질’을 주제로 발표하며 환자 교육과 사회적 지원의 필요성을 부각했다. 임 교수는 “외래 진료 시간은 평균 8분에 불과해 환자 교육이 사실상 어렵다”며 “진료실 외부에서 표준화된 자료를 활용한 체계적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실제 조사에서도 환자의 88%가 교육 필요성에 공감했으며, 관심 분야는 △합병증·예후 △약물 효과·부작용 △운동 요법 △식이 요법 순으로 나타났다. 그는 “교육은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직업 유지와 사회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라며 사회적 배려와 인식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환자의 약 3분의 1은 질환으로 인해 직장을 옮기거나 휴직·실직을 경험했으며, 진단을 받은 환자 중 20.3%는 관절 수술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술 부위는 손가락과 손목이 가장 많았고, 이어 무릎과 어깨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상 발현부터 진단까지의 기간이 길수록 수술 확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했고, 진단이 10년 이상 지연된 환자의 47%가 수술을 경험해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임 교수는 “조기 진단과 전문적 치료를 통해 수술 위험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는 환자 대표와 학회 임원진이 함께 참여해 진단 지연, 사회적 어려움, 환자 교육, 제도적 과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졌다.
 
홍승재 보험이사(대한류마티스학회)는 “설문조사에서 80%가량의 환자에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산정특례 등록과 재등록이 류마티스 전문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조사되었듯이 산정특례 등록·재등록은 반드시 류마티스내과 전문의 확진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환자 자문단 역시 △코드명에 ‘전문의 확진’ 명시 △재등록은 전문의 정기 진료 환자에 한정 △개시·연장 권한을 전문의에게만 부여할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차훈석 이사장은 “정부의 필수의료 지원 패키지에서 류마티스 질환은 제외돼 있다”라며 “사회적 부담이 큰 질환임에도 전담 부서와 정책 파트너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류마티스 질환을 필수의료 범주에 포함시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회의 가장 큰 정책적 요구”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류마티스 질환 환자들로 구성된 자문단도 참석해 현실적 어려움을 직접 전달했다. 한 환자는 “관절염으로 고통받고 수술받고 나서 2년 후에야 전문의에게서 처음 정확한 진단을 받았다”며 진단 지연의 문제를 지적했다. 또 다른 환자는 “진단 이후 직장에서 보직 변경과 차별을 겪었다”고 호소하며 사회적 인식 개선을 요구했다.

심승철 회장은 “류마티스관절염은 단순 관절 질환이 아니라 면역 이상으로 발생하는 전신 질환”이라며 “환자와 사회가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전문적 치료와 교육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환자들의 경험을 직접 청취하고 전문가와 소통하는 장을 마련했으며, 이를 통해 조기 진단, 전문의 치료, 환자 교육 강화, 제도적 지원 확대가 시급한 과제임을 확인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앞으로도 환자와 함께 목소리를 내며 정부와 사회에 정책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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