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도 대동맥판막 협착·역류 복합 환자, 중증 환자만큼 위험

2025-10-14 11:49:08

삼성서울병원·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 한국다기관판막질환코호트 분석 결과
중등도 환자 보다 심장사망·심부전 입원 위험 1.5배 증가

 

대동맥판막이 두꺼워져 제대로 열리지 않는 대동맥판막협착과 판막이 헐거워 피가 거꾸로 흐르는 대동맥판막역류 둘 모두를 갖고 있는 경우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김지훈·손지희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다기관 공동 연구팀을 꾸려 중등도 대동맥판막협착과 중등도 대동맥판막역류이 동시에 존재할 경우 중증 환자만큼 위험하다고 14일 밝혔다.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자리잡은 대동맥판막이 노화 등으로 헐거워져 잘 닫히지 않으면 혈액이 역류하고, 두꺼워져서 잘 열리지 않으면 피를 내보내기 어려워진다. 그만큼 심장에 필요 이상의 부담이 가해져서 점차 심장 기능이 저하돼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가 맞닥뜨린 문제 중 하나가 바로 고령에서 흔한 판막질환이다. 전체 인구 중 65살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하는데, 지난해 우리나라는 이미 이 기준을 넘어섰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성인 심장판막질환 유병률은 2010년 9.89%에서 2023년 17.03%로 크게 늘었다. 단순 판막질환보다 복합 판막 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최근 다른 연구에 따르면 중증 협착으로 대동맥판막치환술을 받은 환자 10명 중 1명(13%) 꼴로 중등도 역류가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3개 병원에서 모은 ‘한국다기관판막질환코호트(총 4,395명)’를 분석했다.  

환자 나이의 중앙값은 76세로, 연구팀은 중등도 대동맥판막협착과 대동맥판막역류가 동반된 복합증상환자(224명), 중증 협착만 있는 환자(1,996명), 중등도 협착만 있는 환자(2,175명)로 나누어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협착역류복합환자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과 심장사망의 위험이 중등도 협착 단독 환자보다 1.49배 높고, 중증 협착 환자와 비슷했다고 밝혔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남성인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대동맥판막의 협착이나 역류가 중증이 아닌 그보다 낮은 중등도 수준인 경우 적극적인 치료 대신 경과 관찰하는 경우도 있는데 복합 증상을 가진 경우 중증 환자에 준하여 치료할 필요가 규명된 셈이다. 

박성지 교수(삼성서울병원 심장뇌혈관병원 이미징센터장)는 “한국을 대표하는 3개 병원이 힘을 모아 수행한 세계적 수준의 다기관 코호트 연구”라며 “중등도 대동맥판막복합질환 환자의 예후를 명확히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향후 판막질환 환자의 조기 치료전략과 가이드라인 마련에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심장학회 심장영상학 저널(European Heart Journal Cardiovascular Imaging, IF=6.6)’에 게재됐다.


조수현 기자 jsh60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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