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시대,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에 남은 숙제는?

2025-12-17 06:00:54

권혁상 교수, 보건산업진흥원 리프트서 비만치료제 고려사항 제언

GLP-1에 대한 국내외를 뜨겁게 달구는 것은 단순히 월등한 체중감량 효과뿐만이 아니다. 체중감량은 물론 혈당조절, 간이나 신장, 심혈관 보호 등 전신적인 효과가 입증되며 본격적인 GLP-1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처럼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연일 높아지며 다수의 제약사들도 GLP-1 후발주자 개발에 뛰어들었다. 다만 전문가는 향후 개발될 제품일수록 근감소증 및 정신건강 등 현재 GLP-1 계열 치료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을 예방·관리할 수 있는 임상의학적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15일 공개한 제약∙바이오 산업 미래 혁신전략 리포트를 통해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혁상 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GLP-1은 위 배출 시간을 지연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과정을 통해 체중감량을 유도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의 위장관계 부작용이 종종 동반될 수 있다. 특히 권혁상 교수는 “탈수, 급성신장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는데 이는 치료 순응도를 저하시켜 장기복용에 큰 장애가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GLP-1의 부작용으로 언급되는 또 다른 이슈는 우울감이나 극단적선택 충동 등 정신건강 영향이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체중감소와 관련된 사회적·심리적 변화, 또는 약물의 신경계 영향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FDA, EMA 등의 검토결과 정신과적, 자살위험과 유의미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연구들은 오히려 자살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과도 제시되고 있다”며 “GLP-1이 뇌의 식욕 중추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면서 중독 행동 등 뇌 건강과 정신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과 함께 이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목할만한 부작용은 ‘근감소증’이다. GLP-1 치료로 급격하게 체중이 감소될 경우 근감소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는 신체기능 저하, 대사감소, 낙상위험 증가 등 여러 임상적 문제를 야기한다. 특히 노년층의 허약증을 증가시킬 수 있어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현 상황에서 더욱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권 교수는 “근감소증 예방을 위해 유산소운동과 근력강화 운동을 병행해 체중감소 과정에서 근육 소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충분한 단백질 섭취와 미량영양소 보충도 필수적이다”고 했다. 

최근에는 GLP-1을 투약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BIA, DEXA 등 신체조성 분석과 근력평가를 주기적으로 시행해 근감소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입해야 한다는 지침까지 제시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GLP-1 등 인크레틴 기반 약물 치료에 있어 ‘근육량 유지’를 고려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권 교수는 대표적인 사례로 비마그루맙, 트레보그루맙/가레스토맙 등 액티빈 수용체 표적 치료제들을 제시하며 “비마그루맙+세마글루타이드 병용연구가 최근 미국당뇨병학회에서도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CRF2 수용체인 HM17321도 체중감량과 동시에 근육량 증가를 유도하는 기전을 지닌 후보물질로, 임상1상이 예정돼있다. 

권 교수는 GLP-1의 부작용을 예방·관리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임상시험을 통해 체중감량 지속성과 안전성을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체중감소뿐만 아니라 기능적 결과, 삶의 질 측정, 장기체중 유지 데이터를 포함해야 한다. 유전적, 대사적, 심리사회적 특성을 고려해 개별화된 치료 전략을 개발해야 하며, 환자군별 위험도 평가 및 관리 방안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래의 비만치료 방향은 장기적 안전성이 검증된 다학제적 접근에 의한 관리 그리고 개별화된 환자 중심의 맞춤형 치료가 필수적으로 될 것이며 이에 맞춘 비만치료제 개발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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