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학교병원이 제주도민의 유전적 특성 규명을 완료했고, 연구결과를 활용해 정밀의료시스템을 구축한다고 23일 밝혔다.
제주대학교병원과 인바이츠생태계는 제주지놈프로젝트의 1차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모두 5309명의 고품질 유전체 및 임상 데이터를 최종 확보했다고 밝혔다. 제주도민의 유전적 특성을 규명해 한국형 정밀의료의 기틀을 다지는 대규모 민관협력 연구가 3년여 만에 결실을 맺은 것이다.
제주 지놈 프로젝트는 2022년 12월부터 제주 토착민의 유전적 고유성을 반영한 '제주형 표준 게놈 지도' 구축을 목표로 추진된 전향적 코호트 연구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데이터 수집을 넘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질병 예측 알고리즘 개발을 위한 핵심 인프라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2025년 5월까지 모집된 5484명 중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과한 5309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확정하는 등 다양한 질환의 유전적 차이를 명확히 비교·분석할 수 있는 최적의 연구 모델을 갖췄다.
특히 병원 기반 코호트에는 제주의 주요 만성질환군이 대거 포함되었다. 가장 비중이 높은 신경계 질환의 경우, 597명의 뇌졸중 환자를 비롯해 치매(187명), 수면 장애(79명), 파킨슨증(44명) 환자 등 모두 919명이 등록되었다. 이 외에도 암(591명), 류마티스 질환(547명), 안과 질환(140명), 비뇨기질환(107명) 등이 주요 질환군으로 구축되어 심도 있는 연구가 가능하다.
연구팀은 전체 분석 대상의 65.4%인 3470건에 대해 전장 유전체 분석을 완료해 미지의 희귀 변이를 찾아낼 수 있는 고해상도 지도를 확보했다. 또한,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한국인 맞춤형 유전체 칩'을 통해 3013건의 데이터를 확보하며 기존 상용 칩의 인종적 편향성 문제도 극복했다.
아울러 제주 해녀 집단에 대한 연구를 통해 극한 환경 적응과 노화, 심혈관 회복탄력성에 관한 유전적 단서도 확보했다.
연구팀은 확보된 고품질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전정보, 생활습관정보, 의료정보를 통합분석하여 AI 질병예측 시스템인 IRS(Integrated Risk Scores) 개발을 완료했다. 제주도민과 한국인의 유전적 특성에 최적화된 질병 예측 모델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암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만성질환의 발병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개인별 맞춤형 예방 가이드를 제공하는 정밀의료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실현할 계획이다.
최재철 제주 지놈 프로젝트 연구책임자(제주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3년여간 도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낸 값진 성과"라며 "단순한 데이터 수집을 넘어 실제 임상에 적용해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밀의료 혜택으로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제주대학교병원과 인바이츠생태계 연구진이 제주 지놈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된 대규모 유전체 분석 데이터를 앞으로 다방면으로 분석하며, 이번에 구축한 '제주형 표준 참조 패널'을 바탕으로 장기 추적 관찰을 이어가며, 한국형 정밀의료 실현을 앞당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