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 연휴 내내 기름진 음식을 마음껏 즐기다 보면, 갑자기 오른쪽 윗배가 묵직하게 아파오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단순히 체한 것 같아 소화제를 찾는 경우가 많지만, 담낭염이라면 약으로 통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 실제로 명절에 응급실을 찾는 환자 중 상당수가 급성 담낭염으로 진단받는다.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음주로 담즙 분비의 리듬이 깨지기 쉬운 시기이기 때문이다.
전이나 갈비찜 등 명절 상에 빠질 수 없는 음식들의 공통점은 바로 고지방이다. 평소보다 많은 양의 기름진 음식을 과식하거나 음주까지 더해지면, 담낭은 담즙을 배출하기 위해 과도하게 수축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담석이 담도를 막아 급성담낭염이 발생하게 된다. 짧은 명절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이미 담석이 있거나, 평소 고지방 식습관이 지속돼 왔다면 단기간의 과식과 음주만으로도 담낭염이 발생할 수 있다.
갑자기 시작되는 오른쪽 윗배의 극심한 통증(명치 또는 오른쪽 갈비뼈 아래)이 대표적인 담낭염의 신호다. 통증은 등이나 오른쪽 어깨로 퍼지고,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심해진다. 통증이 수시간 이상 지속되는데 단순히 체한 것과 다르게 진통제로 잘 가라앉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병원을 꼭 가야 한다. 오른쪽 윗배 통증이 6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열과 오한이 동반되거나, 구토가 멈추지 않거나, 예전에 담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데 증상을 방치한다면 담낭 괴사, 천공, 복막염까지 진행할 수 있기에 꼭 병원을 방문해야한다.
세란병원 복부센터 고윤송 센터장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통증이 심해지고, 윗배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다면 버티지 말고 병원을 가는 것이 안전하다”며 “특히 예전에 담석 진단을 받은 적이 있거나, 급격한 체중 감량을 경험한 경우에 소화불량 및 상복부불편감이 있다면 담낭염이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담낭염과 실제 소화불량은 헷갈리기 쉬워 차이점을 알아두는 것도 좋다. 담낭염은 오른쪽 윗배에서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수시간 이상 지속되는데, 단순 소화불량은 명치 중앙이 더부룩하고 1~2시간 이내에 완화된다. 또한 담낭염은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악화되는 특징이 있고 진통제를 먹어도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
고윤송 센터장은 “오른쪽 갈비뼈 아래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으면 담낭염을 의심해보고 병원을 바로 가야 한다”며 “불규칙한 식사로 오랜 공복 상태가 이어진 후 갑자기 과식하는 것, 기름진 음식 과섭취도 담낭염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인다”고 강조하고 , “평소에 담석이 있었다면 명절 음식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증상이 없는 담석이라도 2cm 이상 크기라면 예방적으로 수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