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로 심뇌혈관질환자들이 평소 갖고 있던 위험성이 더 커지며 공공보건의료체계 내 심뇌혈관질환센터 관리의 중요성이 증가했다. 그와 더불어 고혈압, 당뇨병, 비만, 아토피, 천식 등 만성질환과 관련된 업무가 기존 보건복지부에서 질병관리청으로 이관되면서 질병관리청의 어깨가 한층 더 무거워졌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청은 만성질환 영역에서의 업무를 어떻게 하면 잘 펼쳐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새롭게 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발전 의지의 목소리와 함께 앞으로의 운영 방향과 개선점이 제시됐다.
30일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CMI) 서성환홀에서 심뇌혈관질환관리 중앙지원단이 주관하는 제14차 만성질환관리(NCD) 포럼이 ‘코로나19 시대의 심뇌혈관질환 예방 및 관리전략’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질병관리청 만성질환예방과 하진 과장은 만성질환 예방 및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에 따른 앞으로의 개선점과 계획 등을 설명했다.
먼저, 하진 과장은 고혈압과 당뇨병에 대해 “정부가 나름 고혈압에 관심 가지고 사전예방적 차원에서보다 더 인식을 달리하기 시작하면서 과거 대비 스스로가 관리해나가는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당뇨병의 경우 고혈압과 비교해 유병률은 낮지만, 조절과 관리에 있어서는 예전과 큰 변동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각종 심장질환과 뇌혈관 질환들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히는 흡연과 음주, 그리고 최근 증가한 비만에 대해 “정책적으로 어떤 영역에 더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가를 고민할 때 건강행태와 질환의 중장기적인 경향을 살피면서 투입을 강화하는 방안을 새로 마련해야겠다”며 “또 운동이나 신체활동의 경우 지역사회 인프라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검토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당뇨병·고혈압 환자 등록관리사업과 만성질환 조기발견의 중요성을 알리는 각종 홍보, 아토피·천식 예방관리사업 확대 및 안심학교 운영, 만성콩팥병 환자 장기추적 연구를 통한 정책 개발 활용 등 심뇌혈관질환과 만성질환 분야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고혈압이나 당뇨병 이외에도 여러 심뇌혈관질환이 있지만 유병률 등을 나타내는 국가통계생산체계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점 ▲비만이나 대사성 위험요인에 대한 관리가 부족하다는 점 ▲심뇌혈관질환 인식 제고 및 건강행태를 바꿀 수 있도록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는 점 등은 지적사항으로 꼽혔다.
하 과장은 “만성질환 관리를 위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만성질환에 대한 국가정보포털이나 여러 정보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보, 도움을 줄 수 있는 보건기관 근무자, 의료진 등 전문가들을 지원할 정부의 역할을 잘 구분해서 필요한 정보가 필요한 곳에 잘 전달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정책투입이 필요한 주요질환들에 대한 예방관리사업 선정 및 사업계획 수립을 통해 정부가 어디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겠다”며 “아토피와 천식은 교육정보센터를 7개소에서 9개소로 설치 확대할 예정이고, 예방관리·조기발견·적정치료를 위한 지침을 개발할 예정이다. 또 신뢰성 있는 대국민 건강·질병 정보 제공 체계를 개선해 단순히 일반적인 정보를 제시하기보단 맞춤식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정책을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수행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고 여러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감염병 중심으로 개편될 수밖에 없다는 제약이 있다”면서 “만성질환과 관련해 어떤 기능을 해야 할지는 조금 더 여러 논의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아직 확정적인 역할 기능이나 분류는 결정짓지 못했지만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