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세월호 구조 작업 중 잠수사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 또 다시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특히 사고해역의 물살은 세고 시계도 20cm에 불과한 최악의 상황에서 연일 긴급 구조작업으로 잠수를 반복해야 하는 잠수요원들이 잠수병에 걸릴 위험을 높이고 있다. 이런 위험상황에 잠수사를 위협하는 잠수병은 무엇인지 어떤 예방법이 있는지 을지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성원영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기압차로 생기는 잠수관련 질환
잠수관련 질환은 물의 깊이에 따라 나타나는 기압차 때문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해수면에서 약 10m씩 깊어질수록 1기압의 압력이 증가한다. 이 효과에 의해 잠수요원들이 깊은 바다로 하강하거나 해수면으로 상승하는 경우에 기압차에 의한 다양한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먼저 하강의 경우, 인체에 작용하는 압력이 증가하게 되어 인체 내에 기체를 함유하는 폐, 귀, 부비동에 기계적인 압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깊이가 깊어질수록 잠수요원이 호흡하는 혼합 기체들의 압력이 증가하게 되어 체내에 더 많은 질소, 산소가 축적되어 수중에서 술에 취한 것 같은 몽롱한 상태의 질소 마취나, 산소 중독과 같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잠수병.. 관절통에서 기뇌증 까지 각종 질환 유발
반대로 해수면으로 급격하게 상승하는 경우, 인체 조직과 혈류에 과잉으로 녹아 있던 질소가 폐를 통해 빠져나가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게 되어 질소가 기포 형태로 변해 혈류를 패색시키거나, 직접 주변 조직에 압력을 주거나 국소 염증을 일으켜 여러 형태의 질환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것이 잠수병(감압병)이다. 잠수병은 주로 감압표에 따르는 감압 없이 상승할 때 발생하지만, 심한 수중작업, 낮은 수온, 여성, 비만, 음주, 반복 잠수 등에 의해서도 발생하고, 대부분의 잠수병 증상은 다이빙 직후로부터 수 시간 내에 발생하지만 수 일 후에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잠수병은 주요 사지 관절의 통증, 가려움증, 대리석 형태의 피부 질환, 임파선의 통증과 같은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더욱 심한 형태로 어지러움, 난청과 같은 전정기계 이상, 흉통, 호흡곤란과 같은 심폐기능 이상, 하지마비, 감각이상, 배뇨곤란 등의 신경계 이상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또 급격한 상승에 의한 기체의 팽창으로 폐 과팽창, 폐 파열과 같은 폐 손상이 유발될 수 있고, 이로 인해 동맥 공기 색전증이 생길 수 있다. 특히 공기가 뇌동맥으로 유입되는 경우 의식소실, 감각이상, 실어증, 경련, 편측마비 등 다양한 형태의 신경학적 이상을 유발할 수 있고, 대부분의 환자들이 상승 중 혹은 수면에 도달 후 수 분 내에 증상을 보이며, 일시적인 호전이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의 경우 재가압 치료를 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뇌손상이나 사망을 유발할 수 있다.
충분한 휴식으로 예방.. 잠수 전·후 수분 섭취 도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충분한 휴식을 통해 잠수병을 예방해야 한다. 보통 60m 수심에서 30분간 작업한 후 수면으로 복귀할 때 적절한 감압시간은 70여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짧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에 이런 규칙을 준수하는 데는 사실상 어려움이 따른다.
잠수병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작은 증상이라도 심각한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즉각적으로 치료되어야 한다. 잠수병의 일차적 치료법은 재가압 요법이다. 재가압 요법은 대기압보다 높은 고기압 환경에서 높은 분압의 산소를 투여하여 기포의 배출을 용이하도록 하는 치료 요법이다. 환자가 증상을 호소하였을 때 고압산소치료(일명 쳄버시설) 장치가 갖추어진 곳으로 이송시켜야 하는데, 이송 중에도 신경계통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100% 산소호흡을 계속 유지해야 하며, 바로 누운 자세가 추천된다. 잠수병이 있는 잠수사가 다시 깊이 잠수하여 자가 치료를 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폐 관련 증상, 피부 발진, 또는 신경학적 증상이 있는 잠수병 환자도 고압 산소로 치료해야 한다.
성원영 교수는 “잠수병 예방을 위해 정해진 시간 이상의 잠수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 없이 반복적인 잠수를 피하고, 감압표에 의해 잠수를 해야 하며, 해수면 상승시에 1분에 9m의 속도로 가급적 천천히 상승하고, 과팽창으로 인한 상해를 예방하기 위해 숨을 참지 말고 의식적으로 정상적인 흡기와 배기를 해야 한다.” 며 “잠수병 환자들의 경우 탈수 상태인 경우가 많아, 잠수 전, 후에 다량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잠수병 위험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특히 상황에 따라 심해 잠수를 요하는 세월호 구조에 참여하는 잠수요원의 경우 구조 및 해저 작업을 위해 산소와 질소 혼합 기체 대신 질소보다 혈액 용해도가 작은 헬륨을 사용한 산소 혼합 기체를 사용하여 잠수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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