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사이트 로봇수술 아시아 최대 실적 비결은?

2015-07-21 07:50:37

문혜성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장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가 산부인과 싱글사이트 로봇수술 92례를 돌파하면서 단기간 싱글사이트 로봇수술 건수로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눈부신 성과의 중심에는 최근 거대 근종과 골반장기탈출증 수술 등 로봇을 이용한 고난이도 산부인과 수술에 잇따라 성공한 문혜성 로봇수술센터장(산부인과)이 있다.

그는 최근 로봇수술을 통해 20cm 크기의 거대 근종 제거 수술에 성공했다. 미혼인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최대한 자궁의 기능을 보존할 수 있는 로봇수술을 통해 거대 종양을 제거했다.

복강경을 이용한 거대 근종 제거술은 배 안에서 복잡하게 얽힌 혈관들 때문에 출혈이 많아 수술 시야 확보가 힘들고 수술 후 로봇수술보다 자궁의 기능 보전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문혜성 센터장은 “이럴 경우 로봇수술을 시행하면 절개와 함께 지혈할 수 있고 좁은 공간에서도 정교한 움직임을 통해 봉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산부인과 영역에서 고난이도 수술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손재주뿐만 아니라 꾸준한 자기 계발이 뒷받침됐다.

“어려서부터 서예와 미술을 좋아하고 손재주가 좋은 편이었어요. 운전도 잘해요. 그게 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로봇수술도 교육용 동영상을 보고 금방 손에 익혔죠.”

병원에 새로운 의료기기가 도입되면 의료진들은 으레 의료기기를 개발한 업자들의 자세한 기기 사용법 설명을 듣고 시연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해 차츰차츰 손에 익히고 난 후에야 환자들에게 술기를 쓸 수 있는 것.

하지만 문혜성 센터장은 의료기기업자들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의료기기의 생김새만 천천히 뜯어보고 바로 사용법을 터득하는 경우가 많다. 어려서부터 두각을 나타낸 타고난 손재주 덕분이다. 하지만 이런 문 센터장이라고 해서 자기계발 노력을 게을리 하는 것은 아니다.



전공의 시절 제대로 트레이닝을 받을 기회가 부족해 일부러 다른 병원에 가서 시뮬레이션을 보기도 했고 수시로 국내외 학회에 참석해 새로운 정보를 접하기도 했다. 학회뿐만 아니라 교육용 동영상을 자주 보며 혼자서 연습도 많이 하는 편이다.

펠로우 시절에는 수술을 하고 남은 실을 일부러 구해서 의사 가운 단추에 걸어놓고 꿰매고 푸는 연습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이러한 노력이 단기간에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싱글사이트 로봇수술 실적을 올린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이다.

사실 문 센터장은 로봇수술 도입 이전부터 복강경 수술 등 다양한 최소침습수술에 큰 관심을 갖고 적극 시행해 왔다. 이런 그가 단 한 개의 구멍을 뚫어 악성 및 양성 종양을 치료하는 싱글사이트 로봇수술에 관심을 가진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싱글사이트가 국내에 도입됐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비교적 수가가 싸고 환자들이 덜 아파하며 회복력도 빨라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직감했어요.”

그는 특히 “외과수술에서 장은 딱딱해 꿰매기가 비교적 쉬운 편인데 산부인과 수술에서 다루는 여성의 자궁은 더 두껍고 부드러워 꿰매기가 무척이나 어려워 꼭 싱글사이트를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문혜성 센터장은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국내외 의료진에게 전수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4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강연했으며 5월 초에는 산부인과 로봇수술의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리나운 리저널병원 피터 림 박사를 만나 교류했다.

6월에는 중국 쓰양현 인민병원과 양주 슈베이인민병원을 방문해 싱글사이트 포함 로봇수술에 대한 강의로 각광을 받았다.

로봇을 통해 구멍 하나를 뚫어 복잡한 시술을 마무리하는 그의 모습에 해외 의료진들은 연신 “원더풀(wonderful)”을 외치며 폭발적인 찬사를 보냈다. 아직까지 여러 개 구멍을 뚫어 수술하는데 익숙한 그들에게는 충격이었다.

이러한 문 센터장의 활약에 힘입어 단기간 싱글사이트 로봇수술 건수로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실적을 올린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는 그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국내외 의료진에게 전수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문혜성 센터장의 앞으로의 꿈은 무엇일까?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한국의 슈바이처’가 되기를 소망했다는 그는 “국내외 의료봉사에 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환자들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기회가 되는대로 의료기술이 아직 많이 부족한 나라의 의료진들에게 술기를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의사는 무엇보다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열정과 노력도 쏟을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문혜성 센터장은 “이러한 측면에서 환자들도 의사를 지금보다 좀 더 신뢰할 필요가 있다”면서 “결국 의사와 환자 간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마음을 열어야 진정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준열 기자 jun@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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