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부라고 하기 엔 거창할지 모르겠어요. 선거 운동할 때 밝혔듯이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제구실을 하도록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지난 22일 대한개원의협의회 집행부 구성을 발표한 노만희 회장은 앞으로 회무 수행의 기본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꼈던 점과 각과 개원의사회 동료·회장과 함께 고민했던 문제, 즉 대개협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해결해 가는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각오이다.
노만희 회장은 “임기 3년동안 모든 걸 다 바꾸고 만들어서 누군가에게 인계해 주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논리를 세우고, 방법도 제시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대개협이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대개협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도록 초석을 다지기 위해 △각과개원의협의회 회장단협의회라는 기구는 없애고, △각과 개원의사협의회와의 소통을 강화한다.
노만희 회장은 “대개협 회칙에 각과개원의협의회 회장단협의회가 산하조직으로 되어 있다. 앞으로 회칙 개정을 통해 회장단협의회는 없애게 된다. 각과 회장단은 자문기구 형식으로 남게 된다. 대개협의 틀 안에서 모이게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90년대부터 중반부터 소아과를 시작으로 각과 개원의사협의회가 만들어 졌다. 각과 회장들이 모이는 회장단협의회도 만들어 졌다. 하지만 명목상 대개협에 속했을 뿐 산하단체라는 개념도 없었고, 대개협에서도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했다. 앞으로는 개선하고, 개원의사회가 진보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게 노만희 회장의 기본적 생각이다.
노만희 회장은 “각과 개원의사협의회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대개협 집행부에 각과 회장들이 부회장으로 참여하고, 부회장이 아니어도 회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회의는 개방되고, 소통은 강화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 의원협회 뜻이 좋으면 ‘공조’…의학회 병협 등과 만날 것
소통의 원칙은 다른 단체와의 관계설정에 까지 확대된다.
노만희 회장은 최근 회세를 불리고 있는 의원협회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뜻이 좋으면 공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만희 회장은 “의원협회와의 관계 설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그들 나름대로 목표의식을 갖고 있다.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뜻이 좋아서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할 것이다. 앞으로 의학회 병협 의원협회 등과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개협의 빈약한 예산에 대한 고민도 이야기했다.
노만희 회장은 “대개협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중앙회인 대한의사협회 지원금이 최근 3년만에 반토막이 났다. 의협 지원금 범위 내에서 사업을 한다면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이다. 대개협이 예산 자급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각과 개원의사회에서 부담하자는 분담금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노만희 회장은 “분담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아직 다 파악하진 못했지만 그동안에도 각고의 노력을 해 온 듯하다. 학술대회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꾸었다면 학술대회를 열심히 하는 등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집행부 구성과 관련해서는 소통을 강조했다.
노만희 회장은 “집행부를 구성하는 데 정해진 규정은 없었다. 전임 집행부가 40여명으로 집행부를 구성했고, 인원수는 관례를 참고했다. 각과 의사회와의 소통이 중요하기 때문에 추천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만희 회장은 “특히 각과 추천을 받을 때 집행부로서 상임이사회 회의에 참석하면 바로 각과에서 대개협의 회의 내용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인물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 말은 대개협 상임이사회 회의 내용을 사무국에서 각과 의사회에 통보하지만, 디테일한 내용을 각과에서 추천받아 대개협 상임이사로 파견 나온 인사들이 자신이 속한 각과 의사회에서 재(再)논의하는 과정을 통해, 즉 충분한 소통과정을 거쳐서 외부에는 통합된 목소리를 내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만희 회장은 김재정 전 의협 회장에게 대개협 고문으로 모시겠다고 했을 때 흔쾌히 수락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추가로 고문을 영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개협 상임이사회는 인물위주로 운영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상임이사는 기관 구성이 아니고 인물 위주의 구성이라는 이야기이다. 따라서 각과 의사회에서 추천받은 인사가 빠지게 될 경우 등 인선 공백 기간이 줄어든다.
노만희 회장은 “최근 내분에 휩싸인 산부인과의사회는 양측에 양해를 구했다. 이번 집행부 구성에는 그래서 빠지게 됐다. 내분이 마무리되면 당연히 대개협 집행부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개협은 28일 첫 상임이사회를 하는 등 본격적인 회무에 돌입하게 된다.
노만희 회장은 “간호인력개편 노인정액제 등 많은 현안이 있다. 관련 현안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방법을 고민 중이다. 단편만 알고 떠들어 버리면 오해와 반감이 생기는 것을 여러번 보았다.”고 말했다.
노만희 회장은 대개협을 이끌어 가는 수장으로서 진중함을 보였고, 소통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