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분석] 미국 등에서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의사보조인(PA·Physical Assistant)’제도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수도권 몇몇 대학에서 이 제도를 검토하고 있어 주목된다. 아직은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개념인 PA제도가 무엇이며, 국내 도입시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2회에 걸쳐 긴급 분석해 본다.
의사의 일상적인 업무와 과정을 대신해 도와주는 의사보조인(PA·Physician Assistant) 제도는 의료선진국에서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의사직역을 침해하는 또 다른 요소가 되지 않을까 우려해 내놓고 거론하기를 꺼리고 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어떻게 제도를 정립시킬 것이냐에 있는 것 같다.
아직 국내에서는 PA제도 자체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적고 관련 교육기관도 개설되어 있지 않고 있으나, 이런 상황에서도 일부 병원에서는 필요에 따라 보조 요원을 채용하고 있다.
최근 수도권 몇몇 병원은 PA제도에 대한 관심을 갖고, 진료과나 수술실에서 PA를 선발하고 있다.
흉부외과 PA를 모집한 분당서울대병원은 간호사 또는 임상병리사 면허증 소지자로 흉부질환 관련 수술실에서 1년 이상 근무한 사람을 PA로 선발했다.
그러나 이 PA는 치료 등의 업무가 아닌 단순히 의사를 옆에서 도와주는 역할에 국한되어 있으며, 업무 종료 또는 필요한 경우에 다른 간호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달 초 신경외과와 성형외과 PA를 모집한 건국대병원도 PA를 간호사와 비슷한 역할로 분류해 간호사 자격증 소지자 중 PA를 모집했다.
내년 3월 개원을 앞둔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도 PA를 모집하고 있으나 앞서 병원들과 역할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동서신의학병원장 유명철 원장은 “새로 건립되는 병원의 PA는 교수가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환자를 돕는 역할”이라며 “종합병원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숙련된 간호사들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병원 관계자는 “PA는 전문간호사와 비슷한 개념으로 환자에게 진단과 치료 등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내 PA제도는 도입되고 있으나 전문간호사와 같은 역할에 머물러, 의료 선진국에서 전문직업으로 인정받으며 환자의 치료 일선에 있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열악한 근무여건에 시달리는 전공의들은 외국과 같은 PA제도가 국내에 도입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전공의에게 드레싱 같은 단순·반복적이고 환자의 생명에 영향이 적은 업무를 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PA가 활동한다면 의사의 진료의 질이 높아져 결국 환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외과 전공의도 “PA제도가 도입되면 의사들이 환자에게 더욱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과 여유가 마련될 것”이라며 PA 도입을 진진하게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학교육 관련 한 교수 역시 “PA가 국내에 도입되는 것이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PA제도가 국내에 도입되고 정착되는 과정에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며, 일부에서는 이 제도를 반대하고 나설지도 모른다.
그러나 환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의사의 과중한 업무를 덜어주기 위해서 이제는 PA제도 도입을 적극적으로 논의해 보자는 의견도 적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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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보조인(PA)’제도①] 왜 거론?
조현미 기자(hyeonmi.cho@medifonews.com)
2005-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