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개원의협의회 김동석 회장이 지난 8월 파업부터 의대생 국시 문제, 최근 범투위 구성까지 현 의협 집행부가 의료계 전체 의견을 아우르지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특히 김 회장은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차기 의협 회장선거에 본인이 출마할 시 공약으로 세울 내용을 언급하는 한편,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말해 향후 출마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1일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에서 2020년 제26차 대한개원의협의회 추계연수교육 온라인 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개협 김동석 회장은 의대생 국시 문제와 의정협의체 전망, 대개협 범투위 참여, 차기 회장선거 출마 여부 등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동석 회장은 “가장 시급한 의료계 현안은 의대생 국시 응시문제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해결이 되지 않아 답답하다”며 “의협은 의료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회장은 “지난 의사 파업은 개원의가 앞장서서 이끌어야 했지만 전공의와 의대생, 전임의, 의대교수 위주로 진행됐다”며 “이 과정에서 의협이 주도적인 역할을 못했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개원의 파업 참여가 적었던 것은 의협 집행부가 반대하는 세력을 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집행부와 일부 시도의사회 간 갈등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몇몇 시도의사회는 파업참여에 대한 독려도 없었다”며 “향후 의정협의체는 모든 의료계의 의견이 잘 반영돼 의대생 국시 문제, 4대악 정책 등 제대로 된 합의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대개협은 범투위 위원 2명을 배정받았지만 지난달 27일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김 회장에 따르면 대개협은 충분한 내부 논의를 거쳤고, 다수의견은 위원추천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김 회장은 “범투위가 과거 의쟁투나 비대위처럼 모든 책임을 지고 의무와 권리를 실행할 줄 알았다”며 “범투위가 총파업에 대해 책임지고 시행을 못하는 것이 불참 이유다. 2기 범투위는 확대개편 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6명의 공동위원장이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일 것이고, 편향적인 인적 구성이라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인적 구성은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지 못한다. 범투위가 의협 상임이사회 종속 단체로 될 가능성 높다”며 “범투위는 내부소통이 잘되고 모든 의료계의 다양한 의견이 존중돼야 한다. 의협 상임이사회보다 위에서 결정할 수 있는 체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의대생 국시 문제에 대한 질의에는 의대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함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의대생들이 굴복하고, 사과하고. 이런 식으로 하고 싶지 않다. 그들의 뜻을 존중하고, 자존심을 지킬 수 있도록 참여하게 하고 싶다”며 “내년에 인턴 2700명이 배출되지 않으면 국민건강권에 굉장히 위해가 되고, 또 최소 5년 이상 전공의 지원과 편중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아울러 10년간 4000명이 부족한데 내년에 2700명이 필요없다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다. 우리 스스로 새로운 논리를 개발해 정부와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회장은 “일부 재시험 전례가 없었다며 의사들 특혜라고 매도하고 있지만 과거 상황에 따라 재시험이 있었다. 정확한 사실을 국민들께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개협은 결국 의대생들이 시험을 볼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대비해 이들에 대한 금전적·시간적 지원책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현 4학년생들은 응시료를 다 돌려받지 못한다. 시간적 손해도 있다. 대개협은 의사회차원에서 병·의원 진료나 의료행정을 참관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준비하겠다”며 “단 전제는 의대생들이 원할 경우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들의 의사와 자존심을 지켜주고, 광야에서 홀로 외롭지 않도록 선배의사들이 함께하는 모습을 끝까지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 출마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상황에 따라 도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저는 대개협 회장도 나갈 생각을 못했었다. 여러 일이 진행되고 많은 분들이 출마를 권유했다. 의협회장을 목적이나 목표로 살아온 적은 없다”면서도 “제 자리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시험에 들게 하는 상황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러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의협은 개혁정도가 아니라 완전한 폭파가 필요하다. 틀을 다 바꿔야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마한다면 공약으로 생각 중이다”라며 “지금은 회장이 당선되면 승자 독식으로 나머지 분들(상임이사) 전부 일거에 다 바뀐다. 구조적 문제가 있다. (출마는) 심각히 고려하겠다는 것이 제 답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