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교육의 근본적인 질 향상을 위한 다각적인 모색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e학습(e-learning), OSCE(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객관적 임상수행능력 평가시험), CBT(Computer Based Test;컴퓨터화검사) 등이 3대 중점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국내 의학교육 발전을 위한 관심과 노력은 2009년부터 도입 예정인 의사국시 실기시험과 올해 9~10월 첫 시행을 앞두고 있는 기본의학교육평가 등 유관 기관들이 추진하고 있는 무게있는 사업들이 발맞춰 유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실제 한국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국시원)은 2009년 치러지는 의사국가시험에 도입할 예정인 실기시험에서 OSCE 형태를 채택해 의사국가시험위원회를 중심으로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해 놓고 복지부의 관련법 개정을 통한 입법고시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현재 각 의과대학별로 국지적으로 치러지고 있는 의대생 평가를 통합해 국내 평가체계의 모범방향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본의학교육평가도 당초 계획했던 필기검사 방식(PBT)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다음 단계인 컴퓨터화검사(CBT)부터 도입, 올 9~10월 첫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기본의학교육평가의 궁극적인 평가방식인 컴퓨터적응검사(CAT)의 도입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의사국시와 기본의학교육평가가 향후 상호 보완과 수용을 통해 보다 나은 평가 개발을 위해 서로의 조력자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본의학교육평가의 경우 실제로 의사국시를 염두에 두고 추진되고 있다.
기본의학교육평가위원회 이무상 교수(연세의대)는 “이번 평가체계는 측정평가학적 방법을 고려한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의사국시도 이 같은 방식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기본의학교육평가위원회 김경성 자문위원(서울교대)도 “현재 무조건 60점 이상 합격되는 의사국시는 시험으로서의 생명력이 없는 만큼 이번 평가체계 개발을 통해 의사국가시험이 발전할 수 있도록 자극을 준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5일부터 3일간 연세대학교 새병원에서 개최된 제19차 의학교육합동학술대회에서도 ‘의학교육에서 e-learning의 활용’을 중심으로 이들 주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함께 국내 현황에 대한 진단이 이뤄졌다.
즉, 효과적인 교육 및 평가체계 개발을 통한 의학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민·관·학계가 나서서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
이 같은 관심은 e-learning이 *과중한 연구와 진료에 따른 교육업무의 부담을 줄이고 3차 중심에서 1,2차 의료환경을 접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라는 점과 *정보에 근거한 근거중심의학에 적합한 정보접근성 및 컨텐츠 활용의 편의성 *현실응용을 통해 학습하는 성인교육에 적합하다는 점 등에서 의학교육의 특성에 꼭 부합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OSCE의 경우 이론적인 의학지식을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학교육 수행평가의 필수요소로 부각되고 있으며 CBT 역시 문제은행의 구축, 성적 분석 등의 측면에서 효율적인 평가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이들 화두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연구 및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서울의대 김석화·신좌섭 교수팀은 이번 학술대회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e-learning의 활용에 대해 ‘인식부족에 따른 초보수준’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활성화를 도모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교수팀이 지난 2월 41개 의과대학을 대상으로 e-learning 활용 및 운영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e-learning을 활용하는 대학은 18개였으며 전혀 활용하지 않는 대학도 14개까지 미쳤다.
활용대학의 경우도 ‘홈페이지·게시판의 이용강좌’가 86.2%나 차지했지만 대부분 강의록 파일을 단순히 업로드하는 수준이었으며 e-learning을 혼합형이나 사이버수업형으로 이용하는 곳은 소수에 불과했다.
특히 18개 대학중 11개 대학이 조직, ‘예산 시설지원 부족’과 ‘인식 부족’을 이유로 향후 활용계획을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북의대 의학교육실 이원기 교수는 CBT 개발과 적용 경험을 바탕으로 CBT가 지필고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학생들의 지식수준을 훨씬 심도있게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방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북의대 의학교육실 이원기 교수는 문제의 출제, 시험 시행 및 분석 등 온라인을 이용해 교신하는 시스템을 구축, 1개 학년을 대상으로 CBT를 시행한 후 장·단점 및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지필시험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으며 지식수준을 보다 명확하고 심도있게 분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험 외에도 강의 및 실습, 자율학습 등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e-learning을 위한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의학교육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중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이를 위해 각 분야에서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추진계획들이 e-learning·OSCE·CBT 등 세가지 요소에서 서로 얽혀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의학교육의 질 제고’라는 공동 목표 달성을 위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둘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류장훈 기자(ppvge@medifonews.com)
200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