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정신분석학회, 국제정신분석협회(IPA) 구성학회로 승격

2025-08-07 17:27:21

내년 4월 말, 제5회 IPA Asia-Pacific Conference 개최

지난 2025년 7월 31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제54차 국제정신분석협회(International Psychoanalytical Association, 이하 IPA) 학술대회에서 한국의 대한정신분석학회(Korean Psychoanalytic Center, 이하 KPC)를 정식 구성학회로의 승격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1910년 창설한 국제정신분석협회 IPA가 인정하는 독립 학회로의 지위를 얻은 것으로, 한국 정신분석의 45년간 이어진 꾸준한 노력과 성과를 세계적으로 공인받은 의미 있는 이정표다. 인도(1922년), 일본(1973년)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3번째로 인정받은 놀라운 쾌거다.

대한정신분석학회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국제정신분석협회에 소속된 정신분석단체이자,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IPA 인정 정신분석가 자격을 부여할 수 있는 공식 수련기관이다. 2025년 8월 기준 정회원이 34명이고, 그 중 교육분석가는 10명이며, 수련 받고 있는 정신분석가 후보생은 60명으로, 규모적으로 꽤 큰 학회에 속한다. 

1980년 서울의대 조두영 박사를 주축으로 창립된 ‘서울정신분석연구회’가 모토가 됐는데, 초기에는 국제 학술대회에 참석하는 것조차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다. 당시 조두영 서울대 정신과 교수는 손님 자격으로 간신히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외국 전문가들과 교류를 시도했고, 이후 한국정신분석학회로 발전해 젊은 정신과 의사들을 해외 수련으로 보내고자 많은 독려와 지원을 했다.

2009년부터는 정신과 의사로 구성된 한국정신분석학회에서 IPA 정신분석가 자격을 획득한 정도언, 홍택유, 유재학, 이무석, 김미경 다섯 명과 12명의 수련생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IPA와 연계된 정신분석 수련과정이 시작됐다. 

또 2020년 정신과 의사 외 심리사 등 다른 정신건강 전문가들도 수련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단체로 확장하면서, 한국정신분석학회에서 ‘대한정신분석학회’로 분리됐고 IPA 자문단의 지도감독을 받는 연구그룹(Study Group)에서, 임시학회(Provisional Society) 단계를 거쳐 2025년 7월 31일 IPA 정식 구성학회(Component Society)로 최종 승격됐다. 

대한정신분석학회는 지역적으로 IPA의 네개 지역 조직 (유럽, 남미, 북미, 아시아-태평양) 중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속해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속한 국가는 모두 6개국인데, 한국, 일본, 호주, 인도, 대만, 중국이다. 이중 한국, 일본, 호주, 인도가 구성 학회의 지위에 있고, 대만은 임시학회, 중국은 연구그룹의 지위에 있다. 

한편 2025년 7월 30일부터 8월 1일까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Psychoanalysis:An Anchor in Chaotic Times’를 주제로 54번째 IPA Congress가 개최됐다. 

대한정신분석학회는 일본, 인도 다음으로 아시아 국가 중 3번째로 IPA의 구성학회로 인정을 받게된 가운데 아시아 국가의 회원 중에서 이례적으로 정선주 회장(정선주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이 IPA 학술대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됐다. 정 회장은 이번 학회 4명의 기조연설자 중 한 명으로 선정돼 8월 1일 오전 세션에서 ‘기술과 인간 마음 Technology and the Human mind’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또한 2026년 4월 29일부터 5월 1일에는 메리어트호텔에서 제5회 IPA Asia-Pacific Conference(국제정신분석협회 아시아-태평양 지역 학술대회, 아-태 프로그램 위원장 이인수(이인수 정신건강의학과의원))가 개최 예정이다. IPA 주관 학술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제는 Narcissism Reimagined – From Loss to Love (나르시시즘, 다시 보기:상실에서 사랑으로)이며,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현 시대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전행사(4월 27일~28일) 기간 중, 영화 <밀양>의 이창동 감독이 직접 참여해 수치심, 죄책감, 나르시시즘적 방어 등 인간 내면의 복합적 감정을 정신분석적으로 해석하고, 한국 영화 속 치유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어지는 여성아동 세미나와, 역사문화 특강 등에서는 정신적 외상과 회복의 과정을 한국과 세계의 시선으로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AI 시대의 정신분석에 대한 세션도 마련되어, 인공지능이 바꾸는 무의식과 인간관계의 풍경을 성찰할 예정이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IPA 회장 헤리버트 블라스 박사(Dr. Heribert Blass)의 기조 강연과, ‘역사, 문화, 영혼을 통한 한국 여행’을 주제로 한 개막 리셉션도 예정돼 있어, 한국 정신문화의 깊이를 만나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노영희 기자 nyh2152@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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