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공보의 복무기간 단축이 의료계의 뜨거운 관심사인 가운데, 대공협
박재일 회장은 ‘특혜’가 아닌 ‘정합성’을 회복하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대한의사협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 함께
군의관∙군의관 확충
및 제도개선 정책토론회를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
이 날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 박재일 회장은 법무관을 사례로 들며 “법무관은
복무 경력이 법관 임용이나 민간 로펌에서 일부 인정되는 구조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판사 임용에는 일정 기간 이상의 법조 경력이 요구되며, 군 법무관으로 복무한 기간이 이에 포함된다는 설명이다. 또 일부 민간 로펌에서도 해당 경력을 호봉에 일부 반영하는 등 제도적 유인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공보의의 경우 현재 경력인정 구조가 없다.
박 회장은 이 같은 구조적 차이를 최근 특수병과 전반에서 나타나는 인력 수급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공익 법무관에서도 충원 감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는데 “필요인원이 192명대에서 100명대로 줄었음에도 충원율이 감소하고 있고, 36개월 복무가 부담으로 작용했는지에 대해서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했다.
공중방역 수의사의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하다. 박 회장에 따르면 기존
정원이 150명 수준이었지만 2026년에는 단 2명만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3년간 확보돼야 할 인력 규모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수의
장교 역시 정원 대비 실제 선발 인원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수의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2%가 긴 복무기간을 이유로 지원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박 회장은 “형평성의 개념이 단순 특수병과 사관후보생이라는
이름 안에서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제도적 특성과 차이점을 고르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강한 위기 진단도 내놓았다. 박 회장은 “이미 제도는 중환자 상태에 이르렀다”고 표현하며, 정책적 대응이 지연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또 “위험을 이유로 치료를 미루는 것은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단계적 복무기간 단축을 제시했다. 36개월에서 30개월, 24개월로 점진적으로 줄이고 한시적으로 연 2회 선발 체계를 운영하면 과도기적 수급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중장기적으로도 제도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와 함께 현행 제도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공중보건의사
배치 인원이 2월 말에야 확정되면서 지역에서는 보건의료 계획을 수립하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지역은 4월부터 운영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실제 인력 규모를 직전에야 알 수 있다”며 “그 피해는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구조적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국방부와 병무청 중심으로 운영되는
체계에서 보건복지부의 역할이 제한적인 만큼, 관계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논의 구조와 조기 결정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의료 전달체계에 대한 재설계 방향도 제시했다. 박
회장은 읍 중심 의료 접근성 강화를 강조했다. “면·리 단위까지
의료기관 설치를 강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의료인프라가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서·산간 지역과 같이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에는
공중보건의사의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 밖에도 공중보건의사의 역할을 진료 중심에서 통합돌봄 등 공공보건사업 중심으로 재정립할 필요성과 함께, 도서지역 근무 환경을 고려한 원격 협진 체계 구축 필요성도 언급됐다. 박
회장은 “원격으로 전문의와 상의할 수 있는 시스템은 공중보건의사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환자 안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박 회장은 “과도한 요구가 아니라 기본적인 주거 등 생활 여건에
대해서는 지자체 차원의 일관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 순서로 대한의사협회 이한결 정책이사는 2025년 8월 기준 현역으로 입대한 의대생은 2838명으로 2020년 150명 수준에서 19배가량
폭증하며 군·지역 의료 인력 고갈이 현실화된 상태라고 지적했다.
다만 반전의 여지는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한결 정책이사에 따르면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할 경우, 공중보건의사 지원 희망률은
기존 8.1%에서 94.7%로, 군의관 지원 희망률은 7.3%에서
92.2%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복무기간 현실화가 인력 확충을 위한 가장
확실하고 즉각적인 처방임을 시사한다.
특히 이한결 이사는 “2020년 헌법재판소가 36개월 복무를 합헌으로 판단했을 당시 의대생 현역 입대는 150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2838명으로 폭증했다”며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만큼 군의관 군복무기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해시 허목 보건소장은 “공보의를 아무런 교육 없이 현장에 배치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복무기간 단축과 함께 최소 2~3개월 사전 교육을 의무화하여 공보의 본연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 유지환 회장은 “공보의들이 폭언·폭행·고소에 노출되는 상황에서도 어떠한 법적 보호 장치도 없다”며 “복무기간 단축도 필요하지만 처우 개선 없이는 복무기간 단축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방부 우호석 보건정책과장은 “복무기간을 1년 단축하면 동일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 1.5배를 더 선발해야 한다”며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단기적으로는 복무장려금 확대·응급진료
실적급 도입·민간 계약직 의사 증원을, 장기적으로는 장기
군의관 전문 양성 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임은정 건강정책과장은 “복무기간 단축은 현역병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지역의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공보의의 지역 근무 경험이 경력과 발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처우·보상과 함께 직무 교육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 박기주 의료과장은 교정 공보의 부족을 호소하며 “공보의가 미배치될
경우 교정시설 부속 의원이 폐쇄되는 등 수용자 의료 공백이 현실화된다”며 "복무기간 단축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송재원 농촌사회서비스과장은 “농식품부도 왕진버스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는 보완적 수단에 그친다”며 “공보의의
지역 근무 경험이 인센티브가 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 공보의가 지역과 의료인을 연결하는 통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은 “군의관과 공보의는 우리나라 군 의료와
지역 공공의료를 지탱해 온 중요한 축”이라며 “복무기간 문제를
비롯해 근무환경, 처우, 보상체계 등 제도 전반을 합리적으로
개선하지 않는다면 젊은의사들이 해당 제도를 선택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은 “의정갈등 과정에서 공보의 문제가 심각해질
것을 예견했으나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복무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는 입법과 함께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의 역할을 강화해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