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약 1500년 전에 ‘소변 맛이 달다’는 데서 붙여진 병명이다.
이후 의학지식의 발전으로 우리몸의 ‘인슐린’이라는 혈당치(포도당치)를 조절하는 호르몬이 부족해 혈중 포도당치가 올라가게 되고 이로 인해 소변으로 당분(포도당)이 넘쳐 나오게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다.
따라서 당뇨병이라고 진단하려면 피검사로 혈중 포도당치가 얼마 이상이라는 것이 확인돼야 하고 혈당조절이 잘 되고 있는지도 혈당치를 측정해봐야 알 수 있다.
당뇨병은 고혈압과 더불어 완치가 불가능한 병으로 혈당치를 정상인에 가깝게 유지하도록 조절하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방법.
혈당을 조절하려면 우선 식사요법, 운동요법을 실천해야 하고 이 두 가지 방법으로 혈당이 목표한 혈당치까지 떨어지지 않을 때에 혈당을 떨어뜨리는 약물을 쓰게 된다.
무엇보다도 정기적으로 혈당검사를 해보아 혈당치가 잘 조절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치료방법을 실제로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 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로 환자들을 대하다 보면 당뇨병을 몇 년씩 가지고 있으면서도 잘못된 상식만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원자력의학원 이가희 과장(내분비내과)과 함께 잘못된 당뇨병 치료법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가희 과장에 의하면 수 년 전 당뇨병이라고 진단 받은 환자에게 그동안 어떻게 치료했느냐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식사요법만 하고 있다”고 대답한다고 한다.
“그럼 식사요법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하면 거의 모든 사람이 “보리밥에 현미, 찹쌀하고 검정콩하고 섞어서 먹고 있다”고 자신 만만하게 대답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같은 양의 흰쌀밥과 보리밥을 먹을 때 섭취되는 열량은 똑같다.
때문에 보리밥을 더 먹는다고 해서 혈당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
올바른 식사요법은 밥의 양을 줄여 먹는 것이다. 밥의 양을 줄여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잘못하기 쉬운 것이 밥만 줄이고 다른 음식을 더 먹는 점이다.
보통 체격을 가진 당뇨 환자들은 대개 1800칼로리 이하의 식사를 처방 받게 되는데 이 경우 밥의 양은 평소 먹던 양보다 훨씬 적게 된다.
때문에 적응이 되기까지 공복감을 느끼게 되는데 이럴 때 감자나 고구마, 인절미 미숫가루 등을 마련해 두고 먹는다는 사람들이 많다.
또 과일은 몸에 좋으므로 배고플 때 마음껏 먹는다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이런 음식들은 주요 성분이 탄수화물이므로 우리 몸 안에서는 밥을 먹은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내어 혈당을 많이 올리게 된다.
때문에 되도록 간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고 꼭 필요하다면 우유나 두유 한 잔, 소량의 과일 또는 채소류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것.
결국 식사요법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입을 통해 들어가는 모든 음식의 양을 줄여먹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떤 음식도 먹어서 혈당을 떨어뜨리는 일이 없으므로 당뇨병에 좋은 음식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때문에 식사요법을 하기 위해 환자만을 위한 음식을 따로 만들 필요가 없이 다른 가족들이 먹는 음식을 같이 먹되 무엇이든지 적게 먹으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이라고 진단 받은 후 얼마간은 식사조절도 하고 약도 먹고 병원에 열심히 다니면서 검사도 하고 하다가 시간이 지나(특히 증상이 없어지면)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만 사서 먹으면서 지내게 된다.
그러나 혈당치는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몇 년 전에 처방 받은 약으로 계속 혈당이 잘 조절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혈당검사를 해보아 혈당이 잘 조절되는지를 확인하고 혈당치에 따라 약의 용량도 조절해야 한다.
이가희 과장은 당뇨병을 가지고도 정상인과 똑같은 건강과 수명을 누리는 방법에 대해 음식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자신이 환자가 아니라고 느낄 때 병원에 열심히 드나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과장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세상을 무슨 재미로 사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최근 소식을 시킨 동물들이 마음껏 먹도록 한 경우보다 질병 없이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음식을 즐기는 것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보다 더 큰 재미가 있는가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도움말: 원자력의학원 내분비내과 이가희 과장>
이영수 기자(juny@medif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