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와의 교류를 시작한 이유는 우리나라 성형이 많이 알려진 탓도 있지만, 국내시장 에만 국한된 의료를 하는 것은 어느새 옛일이 돼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젠 해외, 특히 선진 기술이 필요한 동남아권으로 눈길을 돌려 아시아 시장을 개척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의료기술의 선진화를 바탕으로 국내 의료진과 외국 의료진과의 교류가 근래 들어 더욱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최근 3년간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권역 성형외과 의사들과의 교류를 지속하고 있는 한양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김정태 교수[사진]는 “국내의료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국 의과대학과의 교류를 디딤돌 삼아 해외 시장 개척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대학 및 병원과의 교류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의료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산파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포화상태에 다다르고 있는 국내 의료시장에 새로운 방향점을 제시해 준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미세재건성형수술의 대가인 김 교수와 싱가포르와의 인연은 지난 2007년 싱가포르 국립병원 성형외과에서 개최한 1st Perforator and Supermicrosurgery에 초청 연자로 참석, 사흘간에 걸쳐 라이브 서저리 등을 진행한데서 처음 시작됐다.
싱가포르는 의료관광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미용과, 재건수술에서의 성형외과 기술이 낮고 성형외과 전문의 수는 총 40여명에 불과하는 등 의사 배출수가 적어 외국 의료진과의 교류에 특히 관심이 많다.
김 교수는 이런 싱가포르와 성형외과 부분 교류를 지속하며 국내 선진기술의 설파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처음에는 싱가포르를 방문해 이틀에서 사흘 동안 단기 강의를 진행하는 일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싱가포르 전공의의 수련을 한양대 의과대학에서 담당할 정도로 교류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소수 정예의 싱가포르 전공의들에게는 수련기간 마지막 1년을 국가의 지원을 받아 세계 유명 병원으로 연수교육을 떠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는데 김 교수의 활발한 교류 활동으로 올해는 2명의 전공의 중 1명(Dr. Kumar)이 유럽과 미국인 아닌 한양대 행을 택하게 하는 기분 좋은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밖에도 김 교수의 외국대학 교류활동을 인연으로 중국의과 의과대학 출신의 유사유도 한양대병원 성형외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얼마전에는 이태리 의사 Dr. Giuseppe도 수련과정을 끝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김 교수는 “이와 같은 교류활동은 국내의료진의 우수한 기술력이 알려지지 않은 외국대학에 이를 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국내 전공의 교육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외국에서 파견된 수련의와의 직접적인 합동 교육으로 대화와 논의가 많아져 국내 전공의들이 언어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게 됐고, 수업에 임하는 자세에 있어서도 자극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또한 외국 수련의들의 국내 대학 초청교육에만 치중하지 않고 수련의들의 외국 의과대학 체험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즉, 김 교수가 싱가포르와 중국 등 외국대학에서 초청 강의를 할 경우 국내 전공의를 대동해 이를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김 교수는 이런 과정을 통해 전공의들에게 국내에서의 의료 활동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진료 영역 구축에도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한 “전공의가 끝나기 전, 1년 동안의 해외연수교육이 필수인 싱가포르 등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교수라는 직함을 얻고 나서야 그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좀 늦은감이 있다”며 “국내 전공의 교육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외국대학과의 교류를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해외병원과의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내 의료에서의 외국의사에 대한 개방도 필수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국내 전문의들이 외국에 나가 수술 등의 수련을 하게 될 경우 해당병원장이 보건당국에 요청하면 한시적으로 면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주는 것과 달리 국내 병원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쉽사리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덧붙여 김 교수는 “지난 1970년대와 80년대 국내 의료진이 일본과 미국에서 선진 의료기술을 공부하고 돌아와 국내에 뿌리를 내리게 했듯 이와 같은 교류의 확대는 국내 우수한 의료기술이 외국에 설파되는데 주효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