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하지 않았던 70~80년대 한국에서 여자 나이 서른이면 이미 결혼해 아이 둘 셋은 충분히 낳고도 남을 나이였다. 그 시절 여성들은 20대 중반부터 노처녀 소리를 들어야 했고, 그야말로 ‘행복한 결혼’이 인생의 목표였던 것.
그만큼 여성의 역할은 가정 안으로 축소되어 있었으며 나이에 대한 관점 또한 남성과는 많이 달랐다.
이런 인식은 90년대부터 서서히 변화됐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커지면서 결혼도 자연스레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이 90년대 중후반 들어 ‘평범한 29세의 미혼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 영화, 소설 등이 쏟아지기도 했다.
극 중 대부분의 주인공은 좋은 시절 다 끝난 것 같은 절망감과 함께 결혼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하고, 들어가는 나이만큼이나 주름, 뱃살, 아집이 늘어나며 ‘노처녀’ 소리에 과한 히스테리를 부린다. 그런 그들이 일과 사랑에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이 시대 많은 여성들의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었다.
이런 이야기가 단지 드라마나 소설에만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다. 현재 한국사회는 30대 여성의 일과 사랑, 결혼에 대해 그 가치관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요즘 세상에 서른 살은 노처녀라 말하기도 어렵다. ‘계란 한 판’이라 불리며 “언제 시집 가냐”는 질문을 달고 살던, 이 ‘서른 살’의 여성들은 이제 더 이상 老처녀가 아니다.
골드미스, 결혼 꼭 해야 하나요?
결혼과 출산, 육아에 대한 부담감은 이 시대 많은 여성들을 결혼 자체의 필요성에 물음표를 던지게 하고 있다. 지난 달 통계청에 따르면, 30~34세 여성의 미혼율은 지난 80년 2,7%에서 2005년 19%까지 늘었고, 35~39세의 비율로 1.0%에서 7.6%까지 올라갔다.
여성들의 경제적 지위 향상 등 물리적 원인도 크지만, ‘결혼은 필수가 아니다’는 사고방식이 요즘 ‘골드미스’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여성 인구비율은 20대가 1998년 64.4%에서 2008년 52.9%, 30대도 67.1%에서 51.5%로 줄어들었다.
아이돌과 차별화된 언니들의 파워, 만만치 않네?
아이돌 스타가 아무리 인기라고 해도 30~40대 여자연예인은 현재 대한민국 연예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아이돌 스타와는 차별화된 이미지로 많은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송혜교(29세)와 김태희(31세)는 여전히 많은 남성들의 로망이며, 이효리(32세)와 김혜수(41세)는 이 시대 섹시아이콘으로 여전히 건재하다.
뿐만 아니라 한예슬(30세), 이나영(32세), 김태희 등은 화장품, 의류, 가전제품 등의 CF 요청으로 확고한 위치에 서 있고, 최근 인기 있는 드라마에서는 유진(30세 ‘제빵왕 김탁구’), 박시연(32세 ‘커피하우스’), 박진희(33세 ‘자이언트’) 등 20대 못지않은 30대의 여배우들의 열연이 뜨겁다.
‘나’에게 투자한다!
이런 사회적 현상 속에서 자신감과 커리어를 갖춘 30대 여성들이 외모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피부미용이나 패션, 화장, 성형수술 등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투자하고 있는 시간과 비용이 점점 늘어가는 것.
특히 30대 미혼여성들은 최근 일고 있는 '동안(童顔) 열풍'의 주역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동안에 대한 관심은 TV 속 연예인들을 넘어 일반인들까지 확대되고 있는데, 특히 드메신드롬이 불어 연하남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 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그랜드성형외과 유상욱 원장은 “실제로 어려 보이고자 성형외과를 찾는 여성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단지 투명하고 깨끗한 피부만으로 동안의 이미지를 갖기는 어렵기 때문에 노안 이미지의 주범인 광대뼈나 사각턱 등을 교정하고자 성형외과를 찾는다”라고 말한다.
또한 성형에 대한 패턴도 변화하고 있는데, 유상욱 원장은 “최근 ‘아름답다, 예쁘다’를 가름하는 기준이 예전과는 달라졌고, 개성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면서 눈, 코 등을 무턱대고 성형하는 것 보다는 본인의 개성을 살리면서 전체적인 분위기나 이미지를 교정해 주는 성형으로 그 패턴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른 살 여성, 그들이 갖춘 것은 능력과 미모뿐만이 아니다. 나이가 준 지혜, 일에 대한 자신감, 자신에 대한 당당함, 타인에 대한 포용력일 것이다. 그 모습이 가장 빛나는 나이, 그녀들의 서른 살에 박수를 보낸다.
도움말: 유상욱_ 그랜드성형외과 원장 / 성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