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규제가 제일 문제이긴 합니다. 3D프린팅으로 제작된 의료기기가 보험수가를 인정받고 시장에 진입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우선, 식품의약안전처에서 제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심사받아야 합니다. 그다음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NECA(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신의료기술평가를 신청해야 합니다. 이때 전문평가 위원회를 거치고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200일 이상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신의료기술로 판정되면 보건복지부에서 신의료기술로 고시하고, 심평원에서는 급여/비급여 행위 결정에 또다시 100일의 검토 기간이 필요합니다.
만약 안전성이 확보된 미래 유망 혁신의료기술에 대한 임상적 근거 축적이 필요하면 혁신의료기술평가를 신청합니다. 이때도 식약처의 의료기기 허가, 심평원의 요양급여/비급여 여부 확인, NECA의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소위원회,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등에서 평가와 심의를 거칩니다. 만약 보건복지부에서 혁신의료기술로 고시하게 되면 임상윤리연구위원회(IRB)에서 승인한 방식의 임상 연구를 또다시 해야 합니다.
또 임상 통계학적 비교 논문, 무작위 연구 등 논문들이 많아져야 인증 절차가 수월할 텐데, 논문이 많지 않은 데다 하나를 쓰는 데 오래 걸려 많이 쓰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도 환자에게 정상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때까지는 너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물론, 검증되지 않은 의료기술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것을 막고, 건강보험 재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업으로서는 수익을 창출하는 데까지의 기간이 너무 길고, 많은 규제 기관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조금 더 영리하게 규제를 만들어 놓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외에 의료진분들마다 스타일이 너무 달라 하나하나 아이템을 구현하는 데 어려웠습니다. 또 시간이 금인 분들인 만큼 핸드폰으로 보며 잠깐 수정하실 수 있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이 시장의 미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곤 하는데,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어렵고 오래 걸리기도 하지만, 저희가 더 잘해서 시장을 확장해놔야 이 산업이 커지고 미래가 열리지 않을까 하는 사명감으로 더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