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7일-2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25 유럽종양학회 학술대회(EMSO 2025)에서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의 임상적 가치를 평가한 DESTINY-Breast05 및 DESTINY-Breast11 임상 3상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엔허투는 고위험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DESTINY-Breast05 연구를 통해 기존 표준치료인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DM1) 대비 재발 위험 감소 및 생존기간 개선 혜택을 입증하며 치료 패러다임 전환의 가능성을 보여줬고, 나아가 DESTINY-Breast11 연구를 기반으로 수술 전 보조요법에 있어 병리학적 완전관해율을 기존 표준치료 대비 향상시키며 잠재적 완치 가능성을 제시했다.
ESMO 2025에서 발표된 DESTINY-Breast 05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엔허투는 수술 전 보조요법 이후에도 침습적 잔존 병변이 남은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수술 가능 여부, 호르몬 수용체 상태, 림프절 전이 여부, HER2 표적치료 여부 등 환자의 임상적 특성에 관계없이 모든 하위군에서 일관적으로 기존 표준치료인 T-DM1 대비 우수한 치료 혜택을 보였다.
주요 1차 평가변수인 침습적무질병생존율(IDFS)에 있어 엔허투는 T-DM1 대비 암의 국소 또는 원격 재발 및 사망 위험을 53% 감소시켰으며(HR: 0.47, 95% CI: 0.34-0.66, p<0.0001), 3년 침습적무질병생존율(IDFS)은 엔허투 투약군 92.4%, T-DM1 투약군 83.7%로 나타났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무질병생존율(DFS)에서도 모든 형태의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53% 감소시키며, 임상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HR: 0.47, 95% CI: 0.34-0.66, p<0.0001).
한편, 전체생존율(OS)은 이번 중간 분석 시점에서 성숙도 2.9%로 아직 미성숙 상태였으며(HR: 0.61, 95% CI: 0.34-1.10), 향후 분석에서 평가될 예정이다. 현재 3년 전체생존율(OS)은 엔허투 투약군 97.4%, T-DM1 투약군 95.7%로 보고됐다.
이 외에 무재발기간(DRFI)의 경우 엔허투가 T-DM1 대비 암이 다른 장기로 원격 재발하거나 사망할 위험을 51%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으며(HR:0.49, 95% CI, 0.34-0.71), 뇌전이무진행기간(BFMI)에 있어서도 엔허투가 뇌전이 발생 위험을 36%가량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HR:0.64, 95% CI, 0.35-1.17). 안전성 프로파일은 엔허투 투약군과 T-DM1 투약군 모두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엔허투 DESTINY-Breast11 연구 결과,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엔허투+THP 병용요법을 사용했을 때 기존 표준치료 대비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이 유의하게 높아지며, 고위험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의 완치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연구의 대상인 된 고위험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군은 그동안 기존 표준치료인 ddAC +THP 병용요법으로는 절반 이상의 환자가 병리학적 완전관해에 도달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해 왔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주요 1차 평가변수인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은 엔허투+THP 병용요법군에서 67.3%, ddAC+THP 병용요법군에서 56.3%로 확인됐으며(95% CI: 4.0-18.3, P=0.003), 이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하위 그룹과 호르몬 수용체 음성 하위 그룹에서 각각 엔허투+THP 병용요법군 61.4%, 83.1%, ddAC+THP 병용요법군 52.3%, 67.1%으로 나타나며, 호르몬 수용체 발현 여부와 무관하게 엔허투+THP 병용요법군의 일관된 치료 혜택이 확인됐다.
2차 평가변수인 무사건생존율(EFS)의 경우 성숙도 4.5%로 아직 미성숙 상태였으나, 엔허투+THP 병용요법이 ddAC+THP 병용요법 대비 재발 또는 질병 악화 위험을 감소시키는 경향을 보였다(HR: 0.56, 95% CI: 0.26-1.17). 3등급 이상의 이상반응은 엔허투+THP 병용요법군에서 37.5%, ddAC+THP 병용요법군에서 55.8%로 나타나며 엔허투+THP 병용요법군의 안전성 프로파일이 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되었고, 엔허투+THP 병용요법군과 ddAC+THP 병용요법군 모두 이상반응으로 인해 수술이 불가능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성배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12년간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독성이 낮으면서도 효과적인 수술 전 보조요법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지속 돼왔다”며 “또한 선행항암요법 이후 수술을 받았음에도 잔존 병변이 남은 고위험군 환자, 특히 병리학적 림프절 양성 환자나 최초 수술이 불가능했던 환자의 경우, 수술 후 보조요법 단계에서도 기존 치료의 효과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이번 DESTINY-Breast11 연구에서 엔허투는 기존 치료요법 대비 3등급 이상 이상반응 발생률을 18% 낮추면서도 기존 연구 중 가장 높은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 67.3%)을 기록해 예후 개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는 상대적으로 완전관해율(pCR)이 낮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환자가 70%로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됐음에도 전체 환자에서 대조군 대비 11% 높은 완전관해율(pCR)을 보인 것이 인상적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성배 교수는 “기존 표준치료와 직접 비교한 DESTINY-Breast 05 연구에서는 엔허투가 재발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에서 대조군 대비 독성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3년 침습적무질병생존율(IDFS)에 있어 위험을 절반 이상으로 낮췄다”고 설명하며, “대부분 선행항암요법 임상연구에서는 림프절 병기(N3) 국소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배제하여 실제 임상 상태를 반영하지 못했는데, 이번 연구는 이런 환자를 포함하여 연구 디자인이 됐고, 이러한 조건에서 기존의 치료보다 월등하게 우월한 효과를 보인 것은 괄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성배 교수는 "전이성 유방암 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엔허투가 조기 유방암에서도 일관된 유효성과 관리 가능한 안전성을 보여 HER2 양성 유방암 치료 전반에서 새로운 전략적 옵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