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환자 패혈증 조기진단·항생제 최소화 가능성 입증

2025-11-12 10:00:17

국내 최초 화상환자 패혈증 진단 시 활용, 항생제 사용 최소화 전략에도 기여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연구진이 화상환자의 패혈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김도헌 교수, 박선태 교수, 허준 병원장, 윤재철 교수, 조용석 교수, 화상연구소 등 공동연구팀은 ‘화상 관련 패혈증에서 프리셉신의 진단 정확도와 항생제 조기 감량에 미치는 영향(Diagnostic Accuracy of Presepsin and Its Impact on Early Antibiotic De-Escalation in Burn-Related Sepsis)’ 연구를 통해 프리셉신이 화상환자 패혈증 조기진단에 유용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12일 밝혔다. 

프리셉신은 감염에 대한 우리 몸의 초기 면역 반응을 보여주는 단백질 조각이다. 세균 등 병원체가 몸에 들어왔을 때 면역세포가 활성화되면서 분비되는데, 혈액 내 프리셉신 수치가 높아졌다는 것은 패혈증과 같은 감염에 대한 면역 체계가 작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패혈증의 표준 진단법으로 사용되는 ‘혈액배양검사’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평균 3~4일이 소요되고 병원균의 종류에 따라 최대 5일 이상 걸릴 수 있어 조기에 패혈증을 진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패혈증 의심환자에게 항생제를 선 투여했을 경우 균이 검출되지 않는 ‘음성 패혈증’이 많아 정확한 판단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2021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중환자실에 입원한 중증 화상환자 221명을 대상으로, 피검사로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7가지를 동시에 측정하고 진단정확도를 비교·분석했다.

측정된 바이오마커는 ▲혈액 내 단백질 조각 ‘프리셉신’ ▲갑상선호르몬 전구물질 ‘프로칼시토닌(PCT)’ ▲급성 반응 단백질 ‘CRP’ ▲영양 상태·중증도를 반영하는 ‘알부민’ ▲혈액 응고 시간 지표 ‘프로트롬빈 시간(PT)’ ▲혈액 내 적혈구 비율 수치 ‘Hct’ ▲혈전 분해 산물 ‘디다이머(D-dimer)’ 등 총 7가지였다. 


그 결과, 프리셉신의 진단정확도(AUC)가 0.810(0~1, 높을수록 정확)으로 가장 높았다. 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혈액배양검사 대신 피검사만으로도 패혈증의 조기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혈액배양검사에서 세균이 검출되지 않은 음성패혈증 환자군에서도 진단정확도 0.846을 기록해 프리셉신이 다른 물질들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이는 두 번째, 세 번째로 높게 나온 프로칼시토닌(0.752), CRP(0.692)에 비해 유의미하게 우수한 결과다.

김도헌 교수는 “프리셉신은 화상환자의 혈액 내에서 감염 발생 1시간 이내부터 수치가 상승하기 시작해 3시간 내 최고치에 도달하고, 반감기가 4~5시간으로 짧아 패혈증 조기 진단에 유리하다”며 “특히 예방적 항생제 투여로 혈액배양검사가 위음성(가짜음성)으로 나오는 경우에도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 화상환자 패혈증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항생제 최소화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프리셉신 수치가 기준치(472pg/mL) 이하여서 패혈증 위험이 낮은 것으로 확인되면 항생제를 조기에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줄이고 항생제내성균 발생을 억제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허준 병원장은 “이번 연구는 화상환자에서 패혈증을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 프리셉신을 활용한 진단 프로토콜을 실제 임상현장에 적용해 환자 맞춤형 치료와 항생제 관리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Antibiotics[피인용지수(IF) 4.6]’ 8월호에 게재됐다.


김준영 기자 kjy1230@medif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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