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산하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이하 추계위)는 2040년까지 국내 의사 인력이 최대 1만 1136명까지 부족해질 수 있다고 2025년 12월 30일 발표했으며, 이를 근거로 정부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대 정원 증원을 논의하겠다고 한다.
의료 인력 추계와 의대 증원은 의료 분포의 불균형, 필수의료 위기, 교육 역량 한계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증원 결정이라는 결론을 정해 둔 상태에서 모든 요소를 무시한 채 졸속으로 의사 인력을 추계하고 논의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위한 정책 결정이 아니라 의대 증원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위한 요식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포퓰리즘 정치를 위해 미래세대의 필수의료를 파괴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밝힌다.
정부 추계위의 발표에 따르면, 금번의 의료 수요 추계는 자기회귀 누적 이동평균(ARIMA) 모형으로 연장하고, 인구 구조 변화(코호트요소법)를 반영해 산출됐다고 한다. 이런 예측법은 투입 변수 가정에 따라 예측치가 2배까지 차이 날 정도로 불확실성이 큰데도 정밀한 검증 없이 결과를 급히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으며, 특히 의료 이용량 증가율은 무수한 변수에 의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에도 현행 수준으로 미래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이는 심한 통계적 오류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의대 증원 시도는 의과대학 교육 및 수련 병원의 한계도 간과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2026년 1월 2일 성명서를 통해 이중 학번 동시 교육 문제 해소 전까지는 의대 정원 추가 증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현 상황에서 무리하게 증원을 강행한다면, 전 정권의 무리한 증원으로 인해 이미 취약해질 대로 취약해진 의대 교육 여건을 더욱더 악화시키게 된다. 이로 인한 미래 의사의 질적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의사 인력은 한 번 늘리면 줄이기가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지극히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함에도 정치적 목적이나 단기 성과를 위해 졸속으로 결정하는 것은 미래세대의 필수의료마저 파괴하는 무서운 시한폭탄이 될 뿐이다. 정부는 추계위에서 발표한 현 추계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폐기해야 하며, 새로운 논의를 통해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의사 인력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에 대해 경상북도의사회는 의사 인력 추계의 새로운 논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 정부와 대화할 것이며, 미래세대의 필수의료 수호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다. 그러나 현 졸속 추계를 바탕으로 의대 증원을 강행할 시 벌어지는 미래세대의 의료와 생명을 파괴하는 졸속 행정의 모든 책임은 온전히 모두 정부에게 있음을 천명하는 바이다.
*외부 전문가 혹은 단체가 기고한 글입니다. 외부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