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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일병이 기도폐쇄로 사망? 억지 주장!”

응급의학전문의, 국방부 발표에 대해 “책임회피” 지적

선임병들의 반복적인 집단구타로 후임병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온 나라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한 응급의학과 의사가 윤 일병의 사망원인을 ‘기도폐쇄’라고 발표한 국방부를 강력히 비판해 주목된다.

송형곤 전 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응급의학전문의)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일병의 사망원인을 ‘구토한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쇄’라고 밝힌 국방부의 발표는 응급의학과 의사 입장에서 봤을 때 의학적으로 말도 안되는 억지 주장”이라고 비난했다.

의학적으로 봤을 때 내부 장기의 파열이 있을 정도로 심하게 구타당하면 당연히 구토를 하게 되지만 중요한 건 구토를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왜 구토를 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 더군다나 의식이 멀쩡한 사람은 구토로 인해 기도폐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송 전 부회장은 “모든 사망은 심장이 정지돼야 일어나는 것인데 기도폐쇄가 일어나면 당연히 심정지가 발생한다. 문제는 왜 기도폐쇄가 왔냐는 것이며 사망선고 시 심하게 구타를 당한 사람의 직접사인을 심한 구타라고 기재하는 의사는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구타에 의해 장기의 파열, 내부 출혈, 혈압 저하 등이 일어나 구토를 하고 토사물이 기도를 막아 사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뇌출혈이나 뇌부종도 일종의 내부 장기 손상으로 볼 수 있다.

송형곤 전 부회장은 “직접사인이 기도폐쇄라고 하면 국민들은 마치 구타와는 별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윤 일병의 사망원인을 기도폐쇄라고 발표한 국방부에 대해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 일병의 사망시점이 병원으로 이송되어 중환자실로 입원한 이후라는 국방부의 발표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송 전 부회장은 “이 역시 그대로 해석하면 맞는 말이다. 보통 기도폐쇄로 심정지가 일어나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면 맥박과 호흡이 돌아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이는 생물학적인 소생일 뿐이고 (호흡이 돌아오더라도)이미 뇌는 그 기능을 모두 소실했을 가능성이 크다. 뇌사를 사망으로 보는 견해가 여기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즉, 국방부가 윤 일병의 사망시점을 중환자실 입원 이후라고 밝혔다 하더라도 정확한 인과관계에 따르면 직접 사인이 가해자인 선임병들에 의한 구타 때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송형곤 전 부회장은 “이미 구타 후 심정지가 일어났다면 이는 정상적인 사람으로 소생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늘 심폐소생술을 하는 응급의학과 의사 누구에게라도 물어보면 마찬가지의 견해를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 일병은 일차적으로 심정지가 일어난 그 순간 이미 사망한 것”이라며 “여기에 단순히 기도폐쇄만 있는 상황이 아니라 다발성 외상까지 동반된 경우라면 소생가능성 아예 없다고 봐야 한다”고 의학적 견해를 밝혔다.

송 전 부회장은 국방부가 윤 일병 사망사건과 관련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형곤 전 부회장은 “의학적 지식이 부족한 국민들은 (구타로 인해)바로 사망하지는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결국 국민을 기망하는 것”이라며 “의학적 견지에서 봤을 때 정부의 발표는 결국 ‘최대한의 책임회피’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