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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암 생존자 100만 시대, 영양문제 관심 필요”

김은선 고대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대한소화기암학회 영양위원회(부산대의대 송근암 위원장)의 최근 연구조사에 따르면 고려대안암병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부산대병원 등 전국 8개 병원에서 대장암, 췌장암, 담도암, 간암 등 소화기암 치료를 받은 환자 94명 중 45명은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문제가 양호한 환자는 단 6명에 불과했다.

지난달 개최된 국제소화기암학회에서는 체중이 많이 빠질수록, 암이 많이 진행될수록, 알부민 수치가 낮을수록, 혈색소 수치가 낮을수록 암환자 영양상태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암 생존자 100만 시대에 접어들 정도로 암 완치율이 크게 높아졌지만 암환자들이 살면서 겪는 고통은 여전히 너무나 커요. 특히 대장암, 췌장암, 담도암, 간암 등 소화기암 환자들의 영양 문제는 더 심각하고 치료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요”

이번 연구조사에 참여해 암환자의 영양 상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소화기내과 김은선 교수(사진, 소화기암학회 영양위원회 간사)는 이제 우리나라도 암환자 영양 문제 해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췌장암 환자의 경우 특히 영양문제가 더 심각한데, 이는 소화에 필요한 효소를 만드는 췌장에 문제가 생겨 적당히 음식물을 섭취해도 인체 내로 영양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김은선 교수는 “소화기암 환자들은 잘 먹지 못해 영양결핍상태가 굉장히 많은데 이 경우 십이지장으로 정관을 삽입해 영양을 공급하면 곧바로 영양상태가 좋아져 추가로 항암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반대로 적절한 영양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으로 필요한 수술이나 항암치료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이처럼 암 환자 치료에 있어 영양관리가 매우 중요한데도 불구하고 그 동안 국내에서의 암 치료는 항암치료, 수술, 방사선 치료 등에만 집중됐다.

식욕저하와 구토, 변비, 통증으로 인해 에너지 소모가 매우 많은 암환자 치료 특성상 영양관리가 매우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는 간과된 것이다.

국내에서 암환자 영양관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은 국내 의료 환경이 그만큼 받쳐주지 못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은선 교수는 “환자 영양평가를 제대로 하려면 이를 전담할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환자 수에 비해 의료진이 너무나 부족해 이 문제에 집중하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암 생존자 100만시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관심 바깥에 있는 암환자 영양관리.

암환자 영양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한 대한소화기암학회(이사장 송시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이에 대한 객관적 지표를 마련하기 위해 학회 내 영양특위를 설치하고 한국형 영양치료 가이드라인 제작에 나섰다.

정맥영양, 경장영양 등을 오랫동안 연구한 송근암 부산의대 교수가 위원장을 맡았다.

대한소화기암학회는 소화기암환자 영양 문제 해결을 위해 이미 수년전 임상영양학회와 공동으로 ‘영양이야기’ 책을 출간한 바 있다.

최근 열린 대한소화기암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 영양섹션에서 송근암 교수는 지금까지의 국내 암환자 영양추이와 앞으로 나아갈 발향에 대해 발표했고, 김은선 교수 역시 지금까지의 데이터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발표했다.

김은선 교수는 “전국의 주요병원과 공동으로 관련된 데이터를 취합 중이며,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형 영양치료 가이드라인을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지금까지 각 의사마다 암환자 영양관리에 대한 기준이 있기는 했지만 해외자료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음식이나 습관이 다른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맞지 않은 측면이 있었다”라면서 곧 나올 한국형 암환자 영양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