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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데스크 칼럼] 의협 회장선거 낮은 투표율 원인과 대책은?

지난 20일은 대한의사협회 39대 회장 선거 개표일 이었다. 오후 7시에 시작된 개표는 오후 11시를 조금 넘어 끝났다. 개표자도 참관자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운다. 4개의 우편투표함이 개봉될 때 마다 미소를 머금는다. 4시간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축제의 장이 열린 듯하다. 개표 결과가 발표되고, 회장 당선자는 당선증을 받았다. 축제는 끝났다. 이제는 비용을 지불할 시간이다.

의협 39대 회장 선거 마감 결과 유권자 44,414명 중 13,780명이 투표하여 31.0%의 투표율을 보였다. 38대 보궐 선거 당시 투표율을 제외하면 직선제로 치룬 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그동안 직선제로 치룬 역대 투표율을 보면 32대 60.8%, 33대 43.8%, 34대 53.9%, 35대 50.3%, 36대 42.3%였다.

낮은 투표율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 의료계 인사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이들의 진단은 대체적으로 ▲실망감 ▲피로감 ▲무력감에 무게를 싫었다.

의사협회장의 얼굴에 계란을 명중시켜 유명세를 탔던 회장 당선자. 회장 당선자의 회원자격 박탈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발생시킨 의협 윤리위원회. 의료계 총파업을 앞두고 파업에 반대한 의장. 회원투표제를 강행 추진한 회장. 임총을 열어 회장을 탄핵한 대의원회.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크고 작은 내분이 있었다. 내분에 대한 실망감이 낮은 투표율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잦은 선거에 따른 피로감도 투표율 저조에 한 몫 했다. 2명의 회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이번 39대 회장 선거에 출마했던 한 후보는 “회원들 중에서는 얼마 전에 투표했는데 또 투표하느냐면서 당황스러워 했다.”고 전했다. 그러고 보니 보궐선거를 위한 회원 투표가 있었다. 여기에 총파업을 묻는 투표, 의정합의를 받을 것인가를 묻는 투표 등 많은 투표가 회원들의 피로감을 크게 했을 것이다.

누가 회장이 되든 정부가 밀어 붙이는 정책을 막아 낼 수 있겠냐는 무력감도 투표율 저조로 나타났다. 정부, 특히 행정부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법을 구체화하고 집행함으로써 현실적으로 국가목적을 실현시킬 권한을 가지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는 선진국문턱에 있고, 국민의 안전과 건강보다는 먹고 사는 경제성장이 더 우선이다. 원격의료, 현대의료기기 등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정책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장선거 투표율을 높이는 방안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의료계 중론은 이익론과 자성론이다.

먼저 이익론이다. 몇해 전 대박을 냈던 영화 ‘웰컴 투 동막골’의 ‘뭘 마이 미기야 돼’라는 마을 이장의 유명한 대사도 자신의 이해가 있는 곳에 관심이 있다는 이야기로 이해된다. 그런 점에서 정관 개정을 통한 ‘회원투표제’ 추진은 회원의 권리를 찾아 주기 때문에 바람직한 회무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여기에 더해 최근 시도의사회에서 부는 2명의 고정대의원 중 회장의 것을 회원들에게 돌리는 움직임도 회원들의 회무 관심도를 높일 것이다. 전남도의사회와 부산시의사회 대의원들의 용단에 박수를 보낸다. 한걸음 더 나아가 의협 39대 집행부는 개원의를 대변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이고 해결책을 찾을 필요가 있다. 지난 해 교수협의회가 의협 회비 납부를 거부한 사례가 이를 반증한다.

자성론도 힘을 얻고 있다. 그 나라 정치는 그 나라 국민의 수준을 반영한다는 말이 있듯이 회원 스스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굳이 이 말을 강조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