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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방의료 표준화 및 급여확대 시급”

<인터뷰> 최도영 경희대학교한방병원장


“한약의 표준화와 한방 건강보험 급여 확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최도영 경희대학교한방병원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심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한방의료에 지출한 심사 진료비는 2조 4005억원으로 전체 심사 진료비인 62조여 원의 30분의 1 수준이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국민의 전체 의료이용률 대비 한방 의료이용률은 약 6%이며 한방 의료 이용자가 가장 많이 받은 치료법은 침(59.2%), 탕약(27.6%), 한약제제(4.9%), 물리요법(4.6%) 순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최 원장은 한의계가 고품격 한방 의료를 국민에게 제공하고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한약의 표준화와 한방 건강보험 급여 확대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한약은 공장식 제조(製造) 개념이 아니라 각자의 체질에 따라 만드는 조제(調製) 개념이기 때문에 표준화가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한약이 표준화 돼야 임상연구를 통해 충분한 근거를 확보할 수 있죠.”

현재처럼 한의사 개개인마다 조제하는 한약의 성분과 효과가 달라서는 한의학의 근거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시대가 변한만큼 한의학도 표준화를 통해 더 큰 신뢰성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를 위해 경희대한방병원이 한의학 임상연구를 선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도영 원장은 “우리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한의학 근거창출을 위한 임상인프라 구축사업 연구기관으로 지정돼 5년 동안 80억을 지원받게 됐다”면서 “한방 임상연구 전문가를 양성하고 한의학 안전성 확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식약처에서 제대로 임상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한약제재 효과의 근거확보를 위해 향후 GMP 인증까지 가능한 시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건강기능식품들도 한의계가 주도해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충분한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원장은 “고품격 한방건강식품을 전문가인 한의사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도록 한의원 내 별도의 판매숍을 만들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이런 식으로라도 돌파구를 마련해야지 더 이상 침술만 갖고 2만 5천명의 한의사가 살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한의사들이 현재 포화상태인 침술, 뜸, 부황 등 전통적 한방 의료영역에만 매달리지 말고 파이를 키워 건강기능식품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도영 원장은 “건강기능식품으로 한방영역을 확장해야 할 필요성이 큰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현재 기성 한의사들이 너무 보약에 치중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로 그가 강조한 것은 한방의 급여 확대.

최도영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에 의사가 11만명이고 한의사가 2만 5천명이면 한의사가 25%의 건강보험 재정은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위해서는 한방 급여를 적극 확대해 한방의료를 원하는 환자의 부담을 대폭 줄이고 적정한 수가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한 한방의료의 표준화 역시 한방 급여 확대를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필수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최도영 원장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 역시 “이 같은 선상에서 한의학 표준화를 통해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는 반드시 환자중심이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한방과 양방의 밥그릇 싸움으로 가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민들이 병원을 두 번이나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이 더 정확한 진단을 통한 질 높은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한의사들에게 의료기기 사용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 원장은 “현재 한의과대학에서도 현대의료기기 사용법에 대해 배우고 있지만 만약 부족하다면 보충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최근 점점 학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마당에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문제’가 대의적 차원에서 해결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끝으로 최도영 원장은 “국내 최초 한방의료기관 인증평가를 받은 경희대한방병원은 각종 한의약 관련 국가 지정 사업을 진행하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더욱 노력해 한의학 세계화에 크게 기여 하겠다”고 포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