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토)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인터뷰

의협 안혜선 이사, 사회참여 그리고 소통이 내 적성

재난의료지원 사회공헌 등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의협 지향

“대한의사협회가 국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이미지를 많이 쌓으려고 합니다.”

대한의사협회 안혜선(사진) 사회참여이사(국립중앙의료원 병리과 과장)를 만나 네팔에 응급의약품키트를 전달한 경험과 앞으로 재난의료지원위원회와 사회공헌협의회의 운영 방향에 대한 생각을 들었다.



의협은 지난 4월25일 발생한 네팔대지진의 지원을 위해 재난의료지원위원회를 구성, △선발대 파견 △1차 응급의약품키트 전달 △2차 응급의약품키트 전달 등 5월1일부터 15일까지 3차에 걸쳐 네팔 피해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안혜선 사회참여이사는 의협 재난의료지원위원회 간사로서 8일부터 11일까지 1차 응급의약품키트 500개를 전달하고 귀국했다.

안 이사는 “네팔에서 5년전부터 의료봉사를 한 정태기 이비인후과원장과 10년간 의료봉사를 해 온 권현옥 산부인과 원장 일행이 선발대로 파견돼 숙소 준비물 등을 파악했다. 우리 2진은 1차 응급키트 500세트를 전달했다. 이어 박양동 재난의료지원위원장 등 3진이 지난 11일 출국, 응큽키트 500세트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안 이사는 “의료진은 각국에서 오니까 네팔 정부에서 너무 많이 왔다고 더 올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오지 말라는데 들어가는 건 예의가 아니다. 하지만 급하기도 하고 여러 사정이 있어 1차와 2차에 걸쳐 직접 전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 이사는 “네팔 공항에서 약을 빼앗기기도 하고, 공무원들에게 맡기면 수속이 복잡하고, 의사에게 잘못주면 개인적으로 팔아먹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틸링가 안과병원의 로이트 원장과 함께 가면서 폐허가 된 학교, 보건소에 약을 줬다.”고 말했다.

안 이사가 전한 네팔대지진 현장은 그 당시엔 처참했다. 어느 지역은 지진이 나고 일주일만에 식량이 들어와 소요사태가 나서 군인들이 총을 들고 치안을 유지했다. 머리 찢어진 사람, 팔다리를 골절 당한 사람, 척추를 손상당해 사지 마비가 온 사람 등이 텐트로 만든 임시 병동에 입원해있는 열악한 상황이었다. 기존에 병원이 있고 네팔의사들도 많이 파견되어 있어 일손이 부족한건 아니었고 약품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는 네팔인들도 많이 생겼다. 네팔은 사람이 죽으면 화장을 해서 강물에 뿌리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으니까 화장할 나무가 모자라 땅속에 묻었다. 네팔인들은 시신을 땅에 묻으면서 쓰레기를 묻는 듯 한 죄책감을 느낀다고 한다.

최종 목적지인 깨르까티케를 항하는 도중 한마을을 들려 응급키트도 전해주었는데 환자가 있어 직접 치료도해주고 처방도 해주고 비스킷을 전달했다. 도착한 깨르카티케의 집들은 거의 다 무너진 상태이고 정말 가슴 아픈 모습들이 많았다. 미국군대에서는 식량을 준비해주고, 의협은 응급의료키트 250개 정도를 제공했다.

◆재난의료지원위원회 인력풀 재가동…사회공헌협의회통해 국민과 소통 강화

네팔대지진은 의협이 재난의료지원위원회를 구성하는 계기가 됐다.

안 이사는 “아이티 지진, 필리핀 홍수, 세월호 사건 때마다 의협은 의료봉사를 갔다. 이번 네팔 지원을 논의하던 중 확실한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 수속도 의협에서 빨리빨리 해주고, 해외 봉사하는 의사들을 발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으로 재난의료지원위원회는 의료봉사 의사 인력뱅크를 만들고, 중앙회 산하 시도의사회와 함께 상시 가동하게 된다.

안 이사는 국민에게 다가가는 의협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이탈 주민, 남북의료 협력, 기생충 박멸, 예방접종 등 할 일이 많다. 북한 이탈 주민이 많은 남동공단이 의료취약 지역인데 이런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하게 된다. 차제에 시민단체와의 소통도 생각 중이다.

안 이사는 “내가 사회참여이사가 된 것도 무슨 인연인 듯하다. 나의 적성에 잘 맞는 것 같다. 국민과 함께하는 의협,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의협으로 위상을 잘 확립해 나가도록 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