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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미국에선 타협하지 말아야 할 부분이 1인실

미세하게 부러진 코뼈도 네비게이션으로 ‘찰칵’…논문 작성 중


“환자들이 아주 좋아한다. 사실 메르스가 퍼진 것도 좁은 병원 환경 때문이다. 리모델링을 해서 환자들이 넓은 공간에서 편안하게 외래 대기한다. 환자들도 정서적으로 안정이 된다.”

지난 6월 26일 가천대 길병원 이비인후과 강일규 교수(사진)를 만나 병원 리모델링 이후 긍정적 변화상을 들었다.

가천대 길병원은 지난 1월 본관의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하면서 이비인후과의 외래진료실도 새롭게 단장하고, 스코피스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도입했다.

강일규 교수는 “외래환자를 1명씩 독립된 공간에서 보니까 쾌적해하고 불쾌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모델링 후 외래 대기공간이 넓어지고 음악도 틀어놓고 하니까 환자들이 좁은 공간에서 싸우거나 소리 지르던 것도 줄었다.

강일규 교수는 “미국에서는 환자를 보면 외래의 경우도 의사 1명이 3개 진료실을 쓴다. 그래서 환자가 다른 환자를 마주칠 기회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타협하지 말아야할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 일반병실은 전체가 1인실인 것이다. 이는 여러 감염성 질환, 불쾌한 환경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새로 도입한 스코피스 네비게이션 시스템에 대해서는 △안전하고 △치료효과가 높으면서 △비용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코 안 부비동은 미로같이 생겼다. 사골동은 벌집 모양이다. 부비동 주위에 눈, 뇌, 깊숙한 곳에는 뇌경동맥, 시신경과 관련이 있다. 수술을 할 때 굉장히 조심해야한다. 네비게이션을 축농증 수술, 비강내 수술, 뇌쪽 신경외과 수술에 적용하고 있다.



강일규 교수는 “이제까지는 네비게이션 없이 의사의 술기에만 의존했다. 축농증 수술을 하고 △눈이 갑자기 붓는다던지 △뇌척수액이 샌다던지 △그런 경우는 드물지만 큰 혈관이 터진다던지 합병증 등이 있었다.”며 “하지만 네비게이션시스템 도입 이후 수술의 안전성이 대단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강일규 교수는 “술기로 할 때는 위험부위에서는 의사도 사람이다 보니 위축이 된다. 하지만 네비게이션은 안전성을 담보해 주기 때문에 남아있는 병변을 끝까지 찾아가서 제거해줄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수술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강일규 교수는 “축농증이라는 게 쉽게 치료할 수 없다. 여러 가지 부비동 중에 사골동은 벌집모양으로 되어 있어 특히 어렵다. 하지만 네비게이션으로는 여러개 작은 방 하나까지도 끝까지 추적해서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 수술시간도 줄어 비용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축농증 수술을 하다가 문제가 생겼을 때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했는지 여부에 따라 책임이 달라진다. 네비게이션 없이 수술을 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벌금이 엄청 많다. 사골동의 미로 같은 어려운 부위를 실력만 믿고 들어가서 했으니까 책임이 더 가중된다. 하지만 네비게이션을 쓰다가 잘못되면 최대한 노력했음에도 합병증이 생긴 거니까 책임은 경감 된다. 결국엔 쓰라는 거다.

강일규 교수는 네비게이션 시스템을 활용하면서 임상적으로 미세하게 부러진 코뼈까지 확인할 수 있는 점을 발견, 이를 주제로 논문을 작성 중이다.

강일규 교수는 “악안면 외상, 뼈골절 논문을 쓰고 있다. 코뼈가 부러졌는데 CT로는 미세하게 부러지면 확인하기가 힘들다. 네비게이션으로 찍으면 부러진 부위만 딱 나온다. 임상적으로 몇 케이스를 해봤는데 네비게이션에는 미세하게 부러진 코뼈가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말미에 강일규 교수는 환자들이 조금씩만 더 의사를 신뢰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일규 교수는 “우리나라 의사들은 좋은 분들이 많다. 어느 직종이나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이 있겠지만 의사들은 믿을 수 있는 직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업이 사람의 정신을 만든다고 하는데 소방관도 직업정신이 투철하듯이 의사는 언제나 환자를 좋아지게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예약시간이 늦어질 수도 있다. 성숙된 인식을 가지고 믿어 주면 의사는 환자에게 더 열심히 진료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