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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의협은 지금…풍요 속의 빈곤

풍요 속의 빈곤! 사전적 의미로는 국민경제가 갖고 있는 이용 가능한 자원과 생산설비를 충분히 가동시키지 못함으로써 발생한 빈곤이다. 상식적 수준에서 생각해 보면 친구는 많은 데 진정한 친구가 없거나, 이성 친구는 많은데 결혼할 상대가 없는 경우도 풍요 속의 빈곤이다.

요즘 대한의사협회를 보면서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문구를 떠올리게 된다.

범의료계 비상대책위원회는 공동위원장이 4명이나 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관심을 모았던 10월 전국의사궐기대회도 지역구 국회의원을 만나는 것으로 비대위에서 축소, 결정했다. 그동안 한 일은 ‘한의학에 작별을 고하다’라는 책자 2000부를 회원들에게 배포하는 정도이다. 위원장 숫자만 많을 뿐 4명이 적극 나설 위치도 아니고, 이유도 없기 때문인 듯하다. 결국 16개 시도의사회장들이 공동위원장 체제의 개선을 주장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렀다.

왜 공동위원장 체제가 됐는지 뒤돌아보면 답은 나온다. 공동위원장 체제는 39대 회장 선거를 앞둔 후보자들 간 상호 견제 등 복잡한 표 계산이 숨어 있었다. 이제는 선거가 끝났고 공동위원장 체제의 비효율성이 증명됐다. 누가 위원장이 되던 단독위원장을 뽑을 시기가 됐다. 오히려 시기를 한참이나 놓친 듯하다.

기존의 상근 1명과 반상근 2명에 반상근 임원 4명을 추가한 의협 39대 집행부도 풍요 속의 빈곤이다.

추무진 회장은 지난 8월초 보험·의무·법무·대변인 등 반상근 임원 4인을 추가로 임명했다. 조직 역량을 강화해서 회무 추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반상근을 4명이나 보강한 이후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반상근이 됐으면 주중 오전이나 오후에 5일간 근무하는 게 정상이다. 가끔 임원실에 가보면 총무이사를 빼고는 반상근 임원을 만날 수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런 식의 반상근이면 수를 반으로 줄이더라도 상근이 더 낫다.

지난 4월26일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상근임원 4명을 임명할 수 있도록 결의한바 있다. 하지만 상근임원을 구하기 어려운 현실적 문제로 반상근을 임명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풍요 속의 빈곤을 해소하려면 상근임원을 구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상근임원을 구하는 것도 회장의 역량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