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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내과] 만성질환과 노인증후군의 병발

김 창 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만성질환노인증후군의 병발

 

 

서론

 

현재 국내 65세 이상의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 중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의료비에서도 노인환자에 소요되는 의료비의 비중은 30%를 상회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향이 매우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신속하고 제대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것은 비단 의료만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서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이다. 더욱이 실제 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의 경우라면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환경의 변화에 대하여 먼저 준비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과거 십여 년 전과 비교하여 노인환자 자신이 느끼는 마음가짐이나 삶에 대한 태도 및 관점이 많이 달라졌으며, 또한 노인환자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목표도 많이 변하였다. 따라서 저자는 만성질환을 많이 가지고 있는 노인환자에 대하여 기존의 의학적 시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노인의학적 시각으로써 노인증후군에 대하여 먼저 간단히 설명하고, 실제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환자에서의 만성질환의 병발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노인증후군의 개요

 

항상 노인환자를 대할 때면 느끼겠지만, 노인환자의 주요 특징 중에 하나가 만성질환이 많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만성질환이 동반되어 서로 영향을 주면서 합병증 및 후유증이 생길 수가 있으며, 기존의 만성질환에 새로운 질환이 가미되면서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또한 노화에 의하여 노인 특유의 질환이 발현되어 추가되면 노인이라는 하나의 개체에 질병다발성(multiple pathology)이 생겨날 수 있고, 결국 이로 인해 노인환자 특유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1)

외국에서는 노인의학의 개념 및 특징에 대한 중요한 요소를 얘기하는 데 있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2)

Medical conditions in older patients are commonly chronic, multiple and multifactorial.”

바로 이 내용에서 이번에 논의하고자 하는 노인증후군의 정의가 포함되어 있다. 노인증후군이란 개체의 항상성(homeostasis)이 상대적으로 저하가 된 노인에서 여러 장기 및 기관의 장애(disability)가 점차로 누적되면서 발생되는 것으로써 다인자성 건강상태(multifactorial health conditions)를 의미한다. 기존에 알고 있는 증후군과 노인증후군과의 차이점은 기존의 증후군은 하나의 원인이나 기여인자에 의하여 여러 개의 다양한 증상이 발현되지만, 노인증후군의 경우 두 가지 이상의 다양한 원인이나 기여인자에 의하여 발생하며 이로 인한 증상은 유일한 하나의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 노인증후군의 특징은 여러 인자가 서로 결부되면서 연관되지만 하나의 증상표현으로 나타난다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증후군의 대표적인 예로 섬망을 들 수 있는데, 섬망이란 인지기능의 저하가 갑자기 발생되고 하루 중 증상의 변동이 있으면서 가역적인 변화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섬망은 인지기능의 저하라는 하나의 임상적 증상표현으로 나타나지만, 섬망의 원인 및 관련된 기여인자는 매우 다양하다. 다양한 원인 및 기여인자로써 고령, 수면장애, 감각기능의 저하 및 치매 등의 기저질환의 악화 그리고 다약물 복용, 탈수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원인 및 기여인자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단일한 증상표현인 인지기능의 저하를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노인증후군의 다른 예로써 노쇠, 낙상, 수면장애, 어지러움, 실신, 욕창, 요실금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러한 노인증후군은 노인환자에서 기존 질환과는 특화되고 차별화되어 있으므로 기존방식의 진단으로는 접근하기가 어렵고 치료에 한계가 있다.3)

 

노인증후군은 노인환자에서 실제로 발생률 및 병률이 높으며 또한, 한 명의 노인환자에서 여러 개의 노인증후군이 동시에 중복되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노인증후군이 제대로 치료 및 관리가 되지 못하면 곧바로 장애(disability)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삶의 질이 저하가 될 수 있다. 결국 노인환자의 예후에 악영향을 끼치고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4)

 

 

노인증후군과 만성질환과의 병발

 

1995년 발표된 국내자료에 의하면 만 60세 이상의 노인 2천여 명을 대상으로 하였을 때, 3개월 이상 지속된 만성질환이 85.9%이었으며, 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56.8%나 되었다. 만성질환의 종류로는 근골격계와 연관 있는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소화기계, 심혈관계 등의 순이었다. 다른 연구자료를 보아도 국내 노인에서 만성질환의 유병률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만성질환은 단순히 질환 자체로써의 의미도 가지고 있지만, 노인환자에게는 일상생활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이로 인하여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이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외국자료이긴 하지만 65세 이상의 노인환자에서 일상생활 기능의 저하와 가장 연관성이 있는 경우는 연령, 성별, 교육을 받은 정도보다 만성질환의 유무였다. 또한 연구기간 동안 새로이 진단되는 만성질환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일상생활의 기능이 더욱 저하되었다. 특히 치매, 파킨슨병 등과 같은 정신신경계 질환이 있는 경우와 체중이 저하되는 질환이 있는 경우에 상대적으로 기능이 저하되는 정도가 더 심하였다.5)

 

한편, 노인증후군의 경우 연구가 많지는 않지만, 노인증후군이 기능 저하 및 장애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한 자료에 의하면 연령이 많을수록, 여성인 경우, 결혼을 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노인증후군의 빈도가 많아지며 또한, 연령이 많을수록 노인증후군의 동반되는 개수가 많아지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80세 이상에서 노인증후군의 유병률을 조사하였을 때, 인지기능의 저하는 55%, 낙상 44%, 실금 39%, 체질량(BMI)의 감소는 52%, 어지러움 36%, 시력저하 48%, 청력 저하는 38%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었다.6) 그리고 노인증후군을 이미 가지고 있는 노인환자인 경우에는 인지기능, 체질량 및 시력의 저하가 동반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다(Table 1).

 

 

 

특히 기존에 노인증후군을 가진 노인환자의 경우, 증후군 개수가 많을수록 기능장애가 더욱 빈번히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환자의 성별, 교육수준 등 기본 인적사항 및 동반된 만성질환의 유무와 상관없이 나타난 것으로써 노인증후군이 기능장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정도가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노인증후군이 노인환자에서 삶의 질 저하에 직접적으로 연관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노인증후군의 관리 및 예방이 노인환자에게서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만성질환과 노인증후군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연구한 자료를 보면 만성질환이 하나라도 있으면, 이 중 25% 이상에서 노인증후군을 적어도 하나 이상 동반되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특히 심부전이 다른 만성질환에 비하여 유병률은 낮지만, 심부전을 가진 노인환자에서는 상대적으로 노인증후군의 빈도가 높았으며, 특히 2가지 이상의 노인증후군이 동반된 경우가 많았다(Fig. 1).7)

 

 

 

따라서 기존의 만성질환에 국한된 노인환자의 치료 및 관리로는 실제 노인환자를 돌보는 데 많이 부족하므로 앞으로는 노인증후군을 고려한 노인환자의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노인증후군에서 공통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위험인자 및 기전을 연구함으로써 실제 임상에서 유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만성질환과 병발된 노인증후군의 치료 및 관리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보통 이에 대한 내과적 치료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이 복합적으로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각각의 치료에 대한 상호작용 등을 고려하면 무척이나 복잡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경우에는 포괄적 노인 평가(comprehensive geriatric assessment: CGA)를 통하여 노인환자를 전반적으로 고려한 치료 및 관리가 효과적이며 특히, 노인증후군을 생각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환자 및 보호자의 만족도도 올라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비록 노인증후군의 원인 및 기여인자가 많이 있고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이의 치료 및 관리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노인증후군의 경우 기존의 접근방식처럼 꼭 원인 및 이에 기여하는 인자들을 찾아내어 이를 교정하거나 보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된 포괄적 노인평가(CGA)를 한다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다양한 원인 및 기여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나는 단일한 증상이 노인증후군이기 때문에 이러한 인자들의 교정 및 수정이 실제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노인증후군의 원인을 알기 위한 진단적 접근은 비용효과적이지 않고 도리어 환자에게 부담이 되며 질환 자체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 규명이나 질환의 규명이 없더라도 발현되는 증상에 대한 우선적인 치료적 접근이 보다 현실적인 방안일 수 있다. , 발현된 노인증후군이 특정 원인에 의한 이차적인 증상의 표현일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필히 일차 원인을 확인하고 이를 제거해야만 한다. 노인증후군에서는 상대적으로 질환 발생에 보다 많이 기여하는 인자들이 있다. 고령(old age), 기본적인 인지기능의 저하(baseline cognitive impairment), 기본적인 신체기능의 저하(baseline functional impairment), 활동기능의 저하(impaired mobility) 등이 그러하며, 이들은 특징적으로 매우 중요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인자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평가 및 관리방안이 실제 노인증후군의 치료에 있어서 중요하다. 그리고 인지기능, 감정, 의사소통, 운동 및 평형 기능, 영양, 사회 및 환경자원 등 의학적, 사회적 인자에 대하여도 살펴본다. 노인증후군은 많은 인자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의학적인 것뿐 아니라, 사회적 인자, 가족 관계 등 여러 다양한 측면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노인환자가 입원하여 어쩔 수 없이 침상안정이 필요하더라도 될 수 있으면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배려하고 격려하도록 해야 노인증후군을 치료하고 조기에 예방할 수 있다. 실제 발생하고 악화된 노인증후군의 경우에도 특정 약물이나 치료가 중요하지만 신체적 기능에 대하여 적절한 평가와 관리를 동시에 진행하여야만 새로운 노인증후군의 발생이나 기존 노인증후군의 악화를 조기에 차단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소개하지 못했지만 노인증후군의 핵심인 노쇠(frailty)의 경우 신체적 활동 및 기능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되기 때문에, 치료적 접근에 있어서도 근력의 유지 및 적절한 영양공급과 이의 보완이 필요하다. 따라서 노인환자의 경우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더불어 근력을 유지하거나 강화할 수 있는 운동요법이 필요하며 특히, 하지의 근력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한다.8)

 

 

결론

 

노인증후군을 진단하거나 치료하기 위해서 앞으로 보다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국내 현실에 맞는 노인증후군의 현황 및 진단기준 그리고 치료전략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 및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임상적으로 예비조사를 통하여 근거 중심의 진단기준 및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이의 수정 및 보완을 하도록 진행해야 한다. 또한 실제 임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진단 및 치료를 향상시킬 수 있는 전략들을 개발해야 하며, 임상적용에 따른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에 있어서도 노인증후군의 치료를 위하여 기존 또는 새로운 약제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실제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운동요법이나 영양요법의 상세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상기 전략들의 통합적 운영전략이 필요하며, 노인증후군의 기본적인 병리, 생리학적인 인과관계를 규명하며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이면서 안전한 전략의 구성이 필요하다. 노인증후군의 연구는 정책적으로도 필요하므로 지속적인 관심과 국가적인 지원체계의 마련이 필수적이며 또한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는 다학제 간의 접근방식이 요구된다.9)

 

하지만 당장 필요한 것은 기존의 진단 평가방식이 아닌 포괄적 노인평가(CGA)를 시행함으로써 노인의학적인 관점에서 환자를 바라보고 이를 치료, 관리하고자 하는 자세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것이 의사 입장에서 노인환자를 치료하는 하나의 전략적인 접근방식으로써 중요하지만, 실제 본인 자신이 앞으로 나이가 들어감으로써 필연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문제이므로 향후 자신의 삶의 질이 보장된 미래를 위한 대비책으로 꼭 필요하며, 간과할 수 없는 주제로 생각된다.

 

 

REFERENCES

1. 유형준. 노인병이란 무엇인가? 노인병 2008; 12(2): 61-7.

2. Inouye SK, Studenski S, Tinetti ME, Kuchel GA. Geriatric syndromes: Clinical, research, and  policy implications of a core geriatric concept. J Am Geriatrir Soc 2007; 55:780-91.

3. Inouye SK. Delirium in older persons. N Engl J Med. 2006;354:1157.

4. Fulop T. et al. Aging, frailty and age-related diseases. Biogerontology 2010;11;547-563.

5. Wolff JL et al. Newly reported chronic conditions and onset of functional dependency. J Am Geriatr Soc 2005;53:851-855.

6. Cigolle CT et al. Geriatric conditions and disability: The health and retirement study. Ann Intern Med 2007;147:156-164.

7. Lee PG et al. The co-occurrence of chronic diseases and geriatric syndromes : The health and retirement study. J Am Geriatr Soc 2009;57:511-516.

8. 권인순. 노인병학 2nd eds (노쇠) 의학출판사 p296-302  

9. Morley JE. Developing novel therapeutic approaches to frailty. Curr Pharm Des 2009; 15(29):3384-95.

 

출처: 디아트리트 VOL. 11 NO. 2 (p4134-4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