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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내분비과] 외래진료 시 알아두어야 할 내분비질환에 의한 이차성 고혈압

 

가톨릭의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 혁 상

 

 

 

외래진료 시 알아두어야 할

 

내분비질환에 의한 이차성 고혈압

 

 

 

내분비질환에 의한 이차성 고혈압은 본태성 고혈압과는 달리 적응증이 될 경우 수술적 치료에 의해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대개 이차성 고혈압을 의심해야 하는 임상적인 상황으로는 ① 30세 이전에 발병한 경우 ② 심한 고혈압(>200/120 mmHg), 3가지 이상의 약제를 사용해도 혈압 조절이 되지 않는 경우(resistant hypertension) ④ 표적장기손상을 동반한 악성 고혈압(malignant hypertension) 등이 있다. 내분비 고혈압으로 대표적인 질환이면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질환은 알도스테론증, 갈색세포종이며 그 밖에도 쿠싱증후군, 말단비대증, 갑상선기능항진/저하증, 부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의 내분비질환이 있을 경우 고혈압이 동반될 수 있다. 본 고에서는 외래진료 시 놓치지 말아야 할 내분비질환에 의한 이차성 고혈압 중 주로 알도스테론증과 갈색세포종의 감별진단과 선별검사를 위주로 소개하겠다.

 

1. 알도스테론증(Aldosteronism)

부신피질의 염류 코르티코이드(mineralocorticoid)인 알도스테론(aldosterone)의 과다분비로 인한 질환으로써 알도스테론은 혈압을 증가시키고, 신장에서 칼륨 배설을 촉진시키므로 저칼륨혈증을 동반한 고혈압의 경우 가장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알도스테론증이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약 1%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차성 고혈압 중 가장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 저칼륨혈증이 심할 경우 근육의 쇠약감과 피로를 느낄 수 있으며 심전도상에서 ‘prominent U wave’를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저칼륨혈증이 질환 초기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정상 칼륨 농도를 보인다고 하여 알도스테론증을 배제할 수는 없다. 단측의 부신선종(adrenal adenoma) 혹은 양측성 부신피질 증식증(bilateral idiopathic hyperplasia)이 주된 원인 병변이 된다.

 

대개 혈중 레닌활성도는 1ng/ml/hr 미만으로 억제되고, 혈중 알도스테론 농도(ng/) 15ng/㎗ 이상으로 증가되므로 선별검사는 알도스테론/레닌활성도 비(ratio)를 구하여 25~30 이상이면 알도스테론증을 의심할 수 있다. 만약 알도스테론이 증가하였어도 혈중 레닌활성도가 함께 증가하였다면 탈수 등에 의한 체액량 감소와 저혈압 등에 의한 이차성 알도스테론증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편 알도스테론/레닌활성도 비를 구할 때에는 최소한 환자가 1시간 이상 기립(혹은 upright position을 유지해야 함) 상태를 유지한 후 채혈해야 한다. 오전 중에 검사하는 것이 좋으므로 검사 당일 눕지 말고 1시간 이상 기립(반드시 서 있을 필요는 없다)을 유지한 채로 검사실에서 채혈하도록 하면 외래에서도 충분히 검사할 수 있다.

 

다만 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제를 반드시 알아두어야 하는데 spironolactone 6, 이뇨제는 2, ARB 혹은 ACE 억제제는 4주 정도 중단하여야 한다. 이뇨제와 spironolactone은 레닌활성도를 증가시키며 ACE 억제제나 ARB는 레닌활성도를 증가시키고 알도스테론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ACE 억제제 혹은 ARB를 계속 복용한 상태로 측정한 알도스테론/레닌활성도 비가 25 이상이라면 오히려 알도스테론증을 강력히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고칼륨혈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약제인 ARB, ACE 억제제를 사용하면서도 오히려 저칼륨혈증을 보인다면 역시 알도스테론증을 의심할 수 있겠다.

 

한편 검사 중 사용해도 좋은 약제는 non-dihydropyridine 칼슘채널 차단제(베라파밀 등)와 알파차단제 및 hydralazine 등이 있다. 만약 선별검사에서 알도스테론증이 의심된다면 확진검사는 생리식염액 정주에 의한 알도스테론 억제검사를 시행하는데, 방법은 생리식염액을 시간당 500㎖씩 총 2L 4시간 정주하면서 투여 전후 혈장 알도스테론을 측정한다. 정상 반응은 투여 후 알도스테론이 8ng/(염분제한식이) 미만 혹은 5ng/(정상식염섭취) 미만으로 억제되는 것이며 알도스테론증은 대개 생리식염액 정주 후에도 10ng/㎗ 이상으로 억제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알도스테론증이 확진되면 알도스테론을 분비하는 부신선종(adrenal adenoma)과 양측성 부신피질증식증(bilateral idiopathic hyperplasia)의 감별진단을 통해 병소 결정을 한다. 일차적으로 복부 CT를 촬영하여 편측 종양이 있으면 부신 선종을, 양측에 모두 종양이 있을 경우는 양측성 부신피질증식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부신 정맥 도자법을 통해 양측 정맥혈을 채취한 후 알도스테론/코티솔 비를 구하여 반대편에 비해 2~3배 이상 높은 경우 편측 부신선종으로 진단한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체위 변동에 따른 알도스테론 변화와 18-hydroxycorticosterone (18-OHB) 농도를 통한 감별진단도 사용하게 되는데 부신선종은 기립 시 알도스테론은 감소, 18-OHB는 증가(>100ng/)하는 반면 양측성 부신 결절성 증식증은 기립 시 알도스테론은 증가, 18-OHB는 감소한다.

 

치료로는 부신선종의 경우 수술적 제거가 원칙이며 내과적 치료로는 식염 제한, 알도스테론 길항제(spironolactone)를 사용할 수 있다. 양측성 부신피질증식증의 경우 양측 부신절제술을 시행하여도 고혈압은 호전되지 않으므로 대개 내과적 치료로 spironolactone, triamterene, amiloride 등을 사용하며 내과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심한 저칼륨혈증이 있으면 수술적 치료도 고려한다.

 

 

2. 갈색세포종 (pheochromocytoma)

교감신경계(부신수질) 및 부교감신경계(carotid body, glomus vagale)에서 유래하며 카테콜라민을 생성하는 혈관이 풍부한 종양으로써 전체 고혈압 환자의 0.1%에서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갈색세포종에는 소위 ‘Rule of 10s’이라는 원칙이 적용되는데 10%가 양측성으로 발생하며, 10%가 부신외종양으로 존재하고, 10%에서 악성 갈색세포종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한편 갈색세포종은 증상을 동반하는 카테콜라민 생성 종양으로써 부신수질 및 부신 외 후복강, 복강 및 흉강에서 발생하는 반면 paraganglioma(부신경절종)는 주로 두경부에서 발생하며 부교감신경계에서도 유래할 수 있고 카테콜라민의 분비가 적거나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특징적인 3대 임상 증상은 심계항진(episodes of palpitation), 두통(headache) 및 발한(profuse sweating)이며 이들 증상이 고혈압과 동반될 경우 갈색세포종의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고혈압은 가장 흔한 증상이며 발작에 의한 간헐적인 혈압 상승이 전형적이나 지속적인 고혈압을 보이는 경우도 약 30% 정도 된다. 갈색세포종의 특징적인 발작적 증상(paroxysms) catecholamine crisis에 의해 초래되며 호르몬이 분비되는 동안 환자는 불안과 함께 창백해지고 빈맥을 경험하게 된다. 지속시간은 대개 1시간 이내인데 수술, 자세 변화, 운동, 임신, 배뇨(특히 방광 내 갈색세포종의 경우) 및 각종 약제(삼환계 항우울제, 마약류, 메토클로프라미드)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

 

한편 갈색세포종과 유사 증상을 보일 수 있는 질환들에 대한 감별진단이 필요한데 대표적인 증상이 안면홍조(facial flushing)이다. 안면홍조의 발생기전은 자율신경에 의한 것과 혈관 이완에 의한 것으로 크게 나눌 수 있는데 자율신경계 이상에 의할 경우 대개 발한(sweating)을 동반하므로 ‘wet flush’로, 혈관 이완에 의한 경우는 발한이 동반되지 않아 ‘dry flush’라고 각각 불리우기도 한다. 발열, 폐경, 알코올, 음식 및 감정적인 원인에 의한 안면홍조가 많으므로 환자로 하여금 약 2주 동안 안면홍조가 발생할 때마다 음식, 감정 상태 및 약제 복용 여부 등을 기록하게 하는 소위 ‘flush diary(안면홍조 일기)’를 작성해보도록 한다. 혈액검사는 기본적으로 CBC와 생화학검사(특히 간기능검사) 및 소변검사를 시행하며 여기에 이상이 없을 경우 카시노이드증후군, 갈색세포종 및 전신성 비만세포증 등에 대한 선별검사를 각각 시행한다. 이외에도 드문 원인 질환으로는 신세포암, 췌장 VIP 종양 및 갑상선수질암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갈색세포종의 진단은 생화학적 검사를 통한 카테콜라민 혹은 그 대사산물의 생성 증가와 방사선학적 검사를 통한 종양의 위치 확인이다.

갈색세포종과 부신경절종 모두 norepinephrine, epinephrine, dopamine과 같은 카테콜라민을 생성, 분비하므로 혈중, 소변 내 카테콜라민 농도와 대사산물인 metanephrine이 증가하게 되지만 종양의 호르몬분비 변화에 따라 카테콜라민의 농도도 차이가 날 수 있다. 그러나 종양의 대부분이 대사산물인 metanephrine을 지속적으로 분비하며 정상 상한치의 2~3배 이상 증가된 경우 갈색세포종 가능성이 높다.

 

소변 내 VMA, metanephrine(total or fractionated) 및 카테콜라민을 측정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며 많이 사용되는 선별검사 항목인데 이 중 fractionated metanephrine과 카테콜라민이 가장 민감도가 높다. 혈장 카테콜라민, metanephrine, chromogranin A도 측정할 수 있는데 이 중 혈장 metanephrine이 민감도가 가장 높고 스트레스에 의한 위양성 증가가 적다. 만약 위 검사 항목들이 2~3배 이하로 소폭 증가했다면 위양성 가능성이 높으므로 다른 검사 방법을 이용해서 재검하는 것이 좋다. 위양성이 나타날 수 있는 경우로는 약제 (levodopa, labetalol, sympathetomimetic amine), 각종 스트레스 상황(채혈 과정도 포함됨), 심부전, 쇼크, 고혈압, clonidine 금단, 삼환계 항우울제 등이 있다.

 

방사선학적 진단법으로는 CT with contrast MRI가 민감도는 비슷하지만 T2-weighted MRI with Gadolinium enhancement의 경우 부신 외 갈색세포종과 부신경절종을 진단하는 데 CT보다 낫다고 한다. 대개 CT MRI로 발견되는 부신우연종의 5%에서 생화학적 검사를 통해 갈색세포종으로 진단된다고 하며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진단학적 영상으로는131I- 혹은 123I-metaiodobenzylguanidine scanning (MIBG)이 많이 사용되는데 111In-somatostatin analogues 혹은 18F-dopa PET은 부신경절종에 선택적으로 섭취되므로 유전성증후군의 진단에 특히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다.

 

갈색세포종의 최종 치료 목표는 종양의 완전 절제이며 수술의 안정을 위해서는 수술 전 내과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대개 α-차단제인 phenoxybenzamine 5~10mg, 1 3회 복용 시작 후 수일 간격으로 서서히 증량하며 기립저혈압을 방지하기 위해 수분, 염분 섭취는 충분히 하도록 한다. 충분한 α-차단 효과를 위해서는 10~14일 소요되는데 최종 유지 용량은 20~30mg(1 3회 복용)가 필요하다.

 

β-차단제를 단독 사용할 경우 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α-차단제 투여 후에 사용하도록 하며 대개 propranolol 10 3~4times/day로 처방하며 빈맥 등의 증상 시 증량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칼슘길항제, ACE 억제제을 추가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카테콜라민 정상화가 반드시 확인되어야 한다. 한편 갈색세포종 혹은 부신경절종 환자의 25~33%에서는 유전성인 갈색세포종 관련 증후군(Pheochromocytoma-associated syndromes)이 발생하는데 특발성에 비해 평균 진단 시 연령이 15세 정도 젊게 나타난다. 따라서 가족력 이외에도 발병 연령이 젊고 다발성으로 존재하고 부신 외 종양과 악성 종양의 양상을 보일 경우 유전증후군을 의심하여 유전학적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겠다.

 

출처: 디아트리트 VOL. 11 NO. 4 (p4377-4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