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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순환기내과] 개원가에서 증가하는 판막질환: 대동맥협착증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 성 지

 

 

 

개원가에서 증가하는 판막질환:

 

대동맥협착증

 

 

 

서론

 

심장판막증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판막이 망가져서 이러한 조절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질병군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크게 협착증과 폐쇄 부전증의 두 가지로 나뉜다. 판막 협착은 판막이 좁아져서 이를 통한 혈액의 흐름이 원활히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하며, 판막 폐쇄 부전은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서 피의 흐름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혈액의 역류가 일어나는 상태이다. 이들은 각각 독립되어 발생할 수도 있으나, 실제로는 협착증과 폐쇄 부전증이 한꺼번에 존재하는 경우도 있다. 판막질환은 과거 선천성 심장질환과 함께 가장 흔한 심장질환의 하나였으나 최근에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심장재단의 통계에 의하면, 1996년에는 후천성 심장질환의 수술 가운데 48%가 판막질환으로 수위를 차지하였으나, 1999년에는 38.6%로 감소하였고 2009년 전체 심장혈관 수술 중 5.1%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중요한 심장질환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으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허혈성 심질환의 합병증이나 심근질환으로 인한 판막질환, 특히 고령화에 따른 퇴행성 판막질환은 빠른 증가 추세에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경향을 볼 때, 대동맥 판막질환은 선천성 판막이상이나 류마티스열의 합병증 등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지만, 최근 증가하는 퇴행성 판막질환의 대표격으로 향후 꾸준한 증가가 예상된다.

 

 

본론

 

1. 병태생리

대동맥판막은 좌심실과 대동맥 사이에 위치하며, 대동맥의 혈액이 좌심실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대동맥판막은 정상 구조에서 두께가 1mm가 채 되지 않는 3개의 얇은 소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완전히 열렸을 때, 3~4cm^2의 판구 면적(orifice area)을 보이며 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 ‘ㅅ’자 모양을 하고 있다(Fig. 1).

 

 

과거에는 류마티스열의 합병증이나, 선천성 이판성 대동맥판(bicuspid aortic valve) 등에 의한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판막의 석회화에 따른 퇴행성 판막협착증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류마티스열에 의한 후유증의 경우에는 판막의 변화가 마치 양초가 불에 녹은 듯한 모습을 보이나, 퇴행성 변화에 의한 경우, 판엽은 두꺼워지나 판륜(valvular commissure)은 접합(fusion)되지 않는 것이 특징적이다(Fig. 1). 류마티스열의 합병증의 경우에는 남녀 비율이 비슷하나, 다른 원인에 의한 경우에는 남자에서 1.5~2배 정도 더 잘 발생한다.

퇴행성 판막협착증의 위험인자는 동맥경화의 경우와 유사하며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의 증가나, 당뇨, 고혈압, 흡연 등이 알려진 위험인자이며, 대사증후군이나 혈관 염증성 지표 등과도 연관되어 있다는 보고도 있다. 실제로 이러한 관찰을 바탕으로 시행된 후향적 연구의 결과 스타틴 계통의 약물이 대동맥판막 협착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나, 전향적 연구에서는 연구마다 결과가 상이하여 아직 확실히 확립된 것은 아니다. 또한 전향적 관찰 연구 결과, 안지오텐신 변환효소 저해제가 대동맥판막 협착의 진행을 억제한다는 것이 밝혀졌으나 후향적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2. 증상 및 징후

퇴행성 변화에 의한 경우는 70세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다른 경우에는 70세 이전부터 증상이 잘 나타난다. 운동 시 호흡곤란이 가장 흔한 최초의 증상이며, 그 원인으로는 심박출량이 주요 장기의 요구량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거나 또는 좌심실 완기 기능장애로 이완기 말 압력이 오르면서 폐울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주요 증상은 흔히 60대에 나타나는데, 주요 증상은 협심증, 실신, 심부전 등이며, 중증의 환자에서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협착증이 해결되지 못할 경우 예후가 매우 불량하여 협심증 증상이 있으면 5, 실신은 3, 심부전은 2년 정도의 생존이 가능하다(Fig. 2).

 

 

협심증의 기전은 동반된 관상동맥질환이 있거나, 비후된 좌심실 근육으로 인하여 관상동맥이 눌림으로써, 비후된 심근의 증가된 산소요구량에 맞춰서 혈액 공급을 충분히 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 고정된 심박출량으로 인하여, 운동 시 동맥압이 유지되지 못하여 뇌혈류에 장애가 일어나면 실신이 발생한다. 결국 심박출량이 유지되지 못하고 폐울혈이 심해지는 심부전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중증의 협착증인 경우, 이러한 증상 외에도 심방세동과 같은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고, 돌연사의 위험성도 연간 5%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신체검사상 경동맥파의 소지맥(pulsus parvus et ta- rdus) 소견을 보이고, 청진상 수축기 심잡음이 우축 흉골연에서 들리면서 경동맥으로 방사한다.

 

3. 진단

심전도 및 단순 흉부 사진에서 좌심실 비대 소견을 보이는 경우가 흔하나, 비특이적인 경우가 많다. 정확한 진단은 심초음파 검사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특히 도플러 검사를 이용하여 좌심실과 대동맥 간의 수축기 평균 압력차를 구하거나, 판구 면적을 구함으로써, 판막의 협착 정도를 진단할 수 있다(Fig. 3). 최근 컴퓨터 단층 촬영이나 자기공명 촬영을 통해서 판막협착증의 진단 외에, 판막 및 주위 구조물의 석회화 정도나 상행 대동맥의 확장 유무 및 그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4. 치료

1) 내과적 치료

가장 중요한 내과적 치료는 질병의 진행과 증상 발현에 관한 환자 교육이다. 중증의 환자에서는 격렬한 활동은 피하도록 하여야 하지만, 경증의 환자에서는 크게 제한할 필요가 없다. 아직 특별한 약물 치료는 확립된 바가 없으나, 앞서 언급한 위험인자의 조절이 필요하며, 경증의 경우에는 스타틴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중증의 환자는 수술이 최적의 치료법이나, 다른 동반 질환 등 여건상 수술을 할 수 없는 환자에서는 증상 조절을 위해 약물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는데, 좌심실의 수축기능이 저하되어 있을 경우는 전환효소 억제제 등을 조심해서 사용해 볼 수도 있다.

심초음파 검사를 통한 추적 검사는 경증의 경우에는 3~5년에 한 번씩, 중등도의 경우에는 1~2년에 한 번씩, 중증의 경우에는 매년 그리고 증상이나 징후가 변화하는 경우에 고려해 볼 수 있다. 중증 환자의 약 10%에서 심방 부정맥이 잘 생기는데, 특히 심방세동이 생기면 심방의 수축에 의한 좌심실 충만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함으로 인하여 심박출량의 감소와 저혈압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즉각적인 동율동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2) 외과적 치료

청소년 환자의 경우에는 대부분 이판성 대동맥판협착증이 원인인데, 증상이 있는 중증의 협착증에서는 판막치환술보다는 풍선확장술이나, 수술적 교련절제술(open commissrotomy)이 권장된다. 처치 후 10~20년 정도 지나면 판막의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어서 다시 치료가 필요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치료 전 환자에게 반드시 이런 정보를 알려주어야 한다.

성인은 증상이 있는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판막치환술이 권유되며, 무증상의 중증 환자에서는 좌심실 기능이 저하되었거나, 관동맥우회로술과 같은 다른 심장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판막치환술이 필요하다. , 운동부하검사에서 증상이 나타나거나 운동 시 혈압이 저하하는 경우, 판막 협착의 정도가 급속히 진행하는 경우에도 판막치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Fig. 4).

 

 

 

최근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 공동 연구로 진행된 무증상의 매우 심한 대동맥협착증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무증상의 매우 심한 대동맥협착증 환자에서 조기 수술이 관찰 치료보다 환자의 예후를 호전시킴이 밝혀졌다(Fig. 5).

 

 

대동맥판협착증 환자 중 판구 면적 감소에 비해 평균 압력차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좌심실 기능 저하 및 심박출량이 적은 경우(low gradient and low cardiac output)이므로, 단순히 좌심실 기능 저하만 있고 대동맥판막의 협착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와 반드시 감별이 필요하다.

이때는 도부타민을 정주하여 좌심실의 수축력과 심박출량을 증가시킨 후 심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대동맥판막의 협착 정도를 다시 평가하여야 한다. 만일 협착증이 심할 경우에는 판구 면적은 변화 없이 평균 압력차가 증가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심박출량이 증가함에 따라 판구 면적도 증가할 것이다(Fig. 6).

 

 

이외에도 도부타민을 이용한 부하 심초음파 검사는 좌심실의 기능이 저하된 경우 좌심실의 예비 수축력을 평가할 수 있어 수술 후 예후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3) Transcatheter aortic valve implantation (TAVI)

최근 인공판막을 대퇴동맥을 통해 내과적으로 삽입하거나 최소한의 심장 절개만으로 심첨부를 통해 삽입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시범적으로 행해지고 있다(Fig. 7).

 

 

PARTNER cohort B 연구 결과, 수술이 불가능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서 TAVI의 유효성과 비용 효과를 표준 치료와 비교하였더니 유효성 연구에서 기존 표준 치료에 비해 1년 시점 사망률을 45% 감소시켰으며(P0.001) 사망과 재입원의 복합 빈도는 TAVI 그룹이 6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 수술이 불가능한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서 TAVI가 표준 치료에 비해 뇌졸중이나 주요 혈관 사건의 위험도는 높았으나, 사망률이나 사망, 재입원의 복합 빈도는 유의하게 낮았으므로 향후 대동맥판협착증의 수술적 치료가 어려운 환자에게도 새로운 치료법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Fig. 8).

 

 

 

출처: 디아트리트 VOL. 11 NO. 4 (p4363-4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