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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소아과] 소아암 치료의 발전과 최신지견

 

 

 

 

 

 

 

 

 

 

 

 

 

강 형 진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소아과

 

 

 

소아암 치료의 발전과 최신지견

 

 

 

소아암

 

 소아암은 소아 사망원인의 1위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매년 소아 10만 명당 10~15명의 빈도로 발생하고 국내에서는 약 1,500명 정도가 발생한다. 하지만 생존율이 70% 이상으로 향상되고 완치 후 생존기간이 60~70년이 되기에 장기 생존자가 증가하며 현재와 같이 출산율이 감소하는 우리나라와 여러 선진국에서 생산인력 증가라는 경제적 측면에서도 점점 더 중요한 질환이 되고 있다.

성인은 위암, 대장암, 간암, 폐암, 자궁암, 유방암 등이 호발하는데 대부분 성인암이 외부 환경과 접촉이 많은 상피세포에서 많이 발생하며 동양에서는 위암이 많이 발생하고 서양에서는 폐암이 많이 발생하며, 서구화되면서 유방암이 늘어난 것과 같이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또한 돌연변이가 세포에 축적되며 서서히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비해 소아암은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민족이나 비슷한 빈도로 발생하고 있으며 발암에 유전자적인 영향이 많은 것으로 되어 있다.

비유를 들자면 아무리 좋은 공장과 생산라인에서도 일정 비율 불량품이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류라는 거대한 공장에서 인간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일정 비율에서는 암 발생 확률이 높은 유전자적 이상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이 생기게 되고 이런 경우 소아암이 발병되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 소아암은 확률의 질환으로 암 위험도가 부모에게 유전되는 것이 아니라 개체가 수정이 되고 발생이 되면서 암 위험도가 높은 유전자적 이상이 생겨서 태어난 후 어린 나이에 암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에 소아암의 종류도 성인과는 다르며 백혈병, 뇌종양, 림프종, 신경모세포종, 망막모세포종, 윌름종양, 간모세포종, 골종양, 연부육종 등이 많이 발생한다. 이들 소아암은 장기를 만드는 줄기세포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데 백혈병은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에서, 신경모세포종은 부신을 만드는 줄기세포에서, 망막모세포종은 망막을 만드는 줄기세포에서, 윌름종양은 신장을 만드는 줄기세포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아암은 성인암보다 빨리 자라기에 진단 시 원격전이가 많으며 기존의 성인에서 행해지고 있는 1년 간격의 정기 점검으로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 하지만 빨리 자라는 세포에 손상을 많이 주는 항암제에 대한 반응이 좋기에 완치율이 높으며 약 70% 이상의 환자에서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

요사이 성인암은 만성질환으로 분류되며 여러 표적치료제들의 개발과 더불어 부작용을 줄이고 생존기간을 늘이는 치료법들이 개발되어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암을 조절하며 생존기간을 늘이는 것을 치료의 목표로 하고 있는 것에 비해 소아암은 어린 나이에 발생하기에 환자를 노년기까지 평생 동안 건강하게 살게 하는 것이 중요하여 생명 연장보다는 완치를 목적으로 치료를 하게 된다. , 몸에서 암을 완전히 제거하여 정상적이며 건강하게 평생을 살게 하는 것이 소아암 치료의 목적이다.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소아암 중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발생하며 국내에서 매년 약 250여 명의 신환이 발생하고 치료기간이 가장 긴 소아암의 대표적 질환이다.

백혈병은 혈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에서 암이 생겨 골수에 정상적인 조혈모세포가 억제되어 일어나는 질환으로 빈혈, 감염, 출혈과 여러 장기의 침범 증상이 나타난다. 백혈병(leukemia)은 흰색의 혈액을 뜻하는데 이는 환자의 백혈병 세포가 말초혈액에 현저하게 높은 경우 빈혈과 더불어 혈액이 하얀색으로 보이는 것에서 병명이 유래되었다. 1827 Velpeau가 흰죽과 같은 혈액을 가진 환자를 기술하였고, 1845 Virchow가 처음으로 백혈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조혈을 하는 세포가 증식하는 것으로 기술한 후 백혈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다.

1948 Farber가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에게 엽산을 투여하면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보고 엽산 억제제인 aminopt- erin을 투여하여 처음으로 치료에 의해서 임상 양상이 호전된 것을 보고하였다. 하지만 1950년대까지만 해도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거의 생존할 수 없는 질환이었고 환자의 죽음이 가족에 미치는 영향과 대증적 치료 등이 다시 연구의 주요 주제들이었다.

1950년대 prednisolone, methotrexate, thiopurine 등 약제가 개발되며 1955년에 미국 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의 지원으로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다기관 임상연구가 시작되었고 이후 의학의 전 분야에서 임상연구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소아암 중 가장 발생빈도가 높으며 인류가 성공적으로 치료 성적을 향상시킨 몇 개 안 되는 질환의 하나로, 1950년대에는 0%였던 생존율이 현재 80% 이상으로 획기적으로 발전된 질환이다. 하지만 현재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가 대부분 1950~1970년대 개발된 것을 볼 때 비약적인 발전을 한 이유는 마법의 탄환과도 같은 신약이 개발된 것이 아니라 여러 약제를 적절하게 조합하고 조절하는 경험을 다기관 임상연구를 통해 많은 수의 환자를 동시에 치료하며 결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하여 예후인자를 규명하고 성적이 좋은 치료의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다기관 임상연구를 시행하면서 얻은 성과 중의 하나는 위험군에 따라서 치료의 강도를 다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은 여러 예후인자에 따라 표준위험군(10세 이하, 진단 시 말초혈 백혈구 5만 이하), 고위험군(10세 이상, 진단 시 말초혈 백혈구 5만 이상), 최고위험군(조혈모세포 이식을 필요로 하는 위험인자를 가진 군)으로 나뉘게 되는데, 표준위험군은 항암제 치료만으로 90%의 생존율을 보이며, 고위험군은 표준위험군보다 강력한 항암제 치료로 75%의 생존율을 얻을 수 있고, 최고위험군은 조혈모세포 이식으로 치료 성적이 향상될 수 있다.

최고위험군은 항암제 치료만으로는 5년 무사건 생존율이 45% 미만으로 기대되는 경우로 정의되는데 1) Philadelphia 염색체 양성, 2) 염색체 수 45 미만, 3) 관해요법의 실패, 4) 진단 시 과백혈구증다증, 5) t(4;11) 등이 해당되며 이 경우 모두 궁극적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의 적응이 된다. 현재 조직적합형이 일치하는 혈연간의 조혈모세포 이식은 비교적 합병증이 적어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으나 형제간에 조직적합형이 일치할 확률은 25~30%에 불과하고 우리나라 출산율이 떨어지며 특히 소아에서는 혈연간 공여자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타인 공여자 이식을 위한 조혈모세포은행과 제대혈은행이 활성화되며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최고위험군에서 비혈연간 조혈모세포 이식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예후인자에 따른 치료와 조혈모세포 이식의 도입과 더불어 수혈, 항생제 치료 등 여러 보존치료의 발전이 성적 향상에 큰 기여를 하였고, 요산 분해제인 recombinant urate oxidase(ra- sburicase)가 개발되며 백혈병 치료 초기의 가장 중대한 합병증인 종양용해증후군의 치료 및 예방을 향상시켰다.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의 완치율이 현저하게 높아지면서 국내에 남아 있는 문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고위험군의 치료 성적이 아직 표준위험군과 같이 높지 않으며 특히 외국에서 개발된 치료를 국내 환자에게 그대로 시행할 경우 치료 부작용이 높다.

둘째, 최고위험군의 환자는 아직 치료 성적이 나쁘며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하지만 정립된 좋은 치료법이 없다.

셋째,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의 치료 실패는 대부분 재발이며 이 경우 장기 생존율이 20%에 불과하지만 현재까지 정립된 치료가 없다.

이들 문제점을 극복하고 치료 성적 향상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많은 수의 환자가 필요하며, 단일 기관이 아닌 외국과 같은 다기관 임상연구로 빠른 시일 내에 치료의 효과를 분석하여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특히 서양의 치료법을 그대로 사용했을 때 독성이 많은 우리나라 소아 환자들에게 맞는 고유의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였다. 이에 2005년부터 국가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국내 연구진의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기관에서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에 대해 국내 최초로 다기관 임상연구를 시작하였고 현재 외국에 버금가는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

국내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 다기관 임상연구는 소아뿐 아니라 15세에서 21세 사이의 청소년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청소년 환자를 소아 또는 성인 프로토콜로 치료하였는데 미국 및 유럽의 치료 결과 분석에서 소아 프로토콜로 치료한 환자가 현저하게 좋은 성적을 보였기에 최근에는 청소년 연령의 환자는 소아 프로토콜로 치료를 하고 있고 몇몇 외국기관에서는 소아 치료법을 41세 성인에까지 적용하고 있다.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에서 높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으나 현재의 임상 예후인자만으로는 더욱 발전하기 어려울 것이기에 새로운 분자생물학적 예후인자를 발견하려는 연구가 지속되고 있고, 치료 반응에 대한 평가를 보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 미세 잔존 종양을 분자생물학적 방법으로 측정하여 치료지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 항암제 투여 용량을 몸무게나 체표면적에 따르지 않고 환자의 대사 유전자에 따라 정하려는 약물유전체에 기반을 둔 개인별 맞춤치료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 항암제는 몸무게 또는 체표면적당 용량으로 처방되고 있는데 환자에 따라 독성과 치료 반응이 상이하게 나타난다. 비유를 하자면 술이 센 사람과 술이 약한 사람 모두에게 소주 한 병씩 주면 술이 센 사람은 부족하고 술이 약한 사람은 심하게 취하게 되는데 이와 같이 항암제를 몸무게 체표면적당으로 용량을 결정하여 투여하면 항암제 대사율이 높은 사람은 약이 부족해서 재발의 위험이 높고 대사율이 낮은 사람은 독성이 심하게 생기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현재 소아 급성림프모구백혈병의 치료 약제 중 6-mercaptopurine에 대해서 처방 시에 대사 약물유전체인 thiopurine s-methyltransferase를 확인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향후 새로운 분자생물학적 예후인자와 치료 반응 평가 기법의 도입으로 치료 효과를 올리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며 환자에 따른 맞춤치료를 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아 뇌종양

 

 소아 고형암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뇌종양은 수모세포종, 배세포종, 교종, 뇌실막세포종 등 조직학적으로 다양한 종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뇌종양의 치료는 영상의학과와 병리학과의 정확한 진단을 기본으로 하며 수술, 방사선 치료와 항암제 치료뿐 아니라 재활 치료, 심리 치료, 내분비 치료 등 다학제적 노력이 필요한 질환이다.

최근 치료 성적의 향상과 더불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방사선 치료의 양을 줄이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또한 과거에는 치료가 어려웠던 1) 뇌와 척수에 퍼진 수모세포종 등 뇌종양, 2) 뇌 발달이 미성숙해서 방사선 치료가 불가능한 3세 이하 영유아, 3) 재발한 뇌종양 등 예후가 극히 불량한 종양에 대해서 자가조혈모세포 이식이 도입되었고 이전에 비해 치료 성적이 많이 향상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뇌종양에서 대한소아뇌종양학회를 중심으로 국가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여러 다기관 임상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며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

 

 소아암의 완치율이 70% 이상이 되며 치료 성적을 향상시키려는 노력과 더불어 생존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 건강한 사회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생존자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도입되고 있다. 또한 치료 중에도 병원 내 학교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소아암의 치료에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사회의 따뜻한 도움으로 많은 환자들이 완치되고 있다. 소아암은 더 이상 불치의 병이 아니며 의료진뿐 아니라 후원회, 자원봉사자 및 사회 여러 곳에서 힘을 합쳐 소아암 환자의 완치를 위해서 애쓰고 있으며, 치료받은 환자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여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출처: 디아트리트 VOL. 11 NO. 4 (p4388-43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