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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비뇨기과] 조루증의 원인과 진단 및 치료

양대열                        김세웅

강동성심병원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비뇨기과

 

조루증은 가장 흔한 남성의 성기능장애이다. 하지만 심각한 신체적 장애나 생명 현상과 직결되는 질환이 아니다 보니 타 분야에 비해 학술적 발달이 늦은 분야이다. 최근에 세로토닌 수용체에 대한 연구결과의 발전 등에 힘입어 이 질환의 병태생리에 대한 이해가 증진되었으며, 아울러 치료제 등의 개발에 대한 관심도 크게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조루증 치료제가 식약청의 허가를 받아 시판되면서 사회적 관심은 물론 환자군도 크게 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이 글을 통해 조루증의 원인과 진단 및 치료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

 

조루증의 정의 및 유병률

조루증의 정의에 대해서는 아직 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다. 따라서 표준화된 환자의 진단 및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국제성의학회는 삽입부터 사정까지의 시간, 사정지연의 불가능성, 그로 인한 자존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 등 3가지 요소를 근거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질 내 삽입 후 1분 이내에 항상 또는 거의 항상 사정이 일어나고, 질 내 삽입 시 대부분의 경우 사정을 지연시킬 수 없으며,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고민하고, 괴롭고, 좌절하여, 결국 성관계를 기피하는 것과 같은 부정적인 자존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정의는 원발성 조루증에 한정되고, 후천성 조루증의 경우에도 적용하기에는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

이외에도 세계보건기구에 의한 ICD-10의 정의에 의하면 조루증은 성교를 즐길 수 있을 만큼 사정을 충분히 연기할 수 없는 경우로, 성교 전 또는 성교 시작 직후에 발생하는 사정이나(성교 시작 후 15초 이내), 성교가 가능할 정도의 충분한 발기가 되기 전에 발생하는 사정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15초라는 시간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한 단점이 있다.

또한, DSM-IV-TR에 의하면 조루증은 약간의 성적 자극에 의해 질 내 삽입 전, 삽입 당시, 삽입 직후 또는 개인이 원하기 전에 절정감과 사정이 지속적으로 또는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 정의 역시 조루의 중요 요소는 고루 포함되어 있지만 객관화시키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ICD-10과 DSM-IV-TR의 정의에 비해 국제성의학회의 정의가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에서 근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정의로 여겨지며, 저자도 현재는 이 정의에 따라서 환자 진료에 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의 정의가 존재하기 때문에 조루증의 유병률에 대한 조사 결과도 조금씩 차이가 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모든 연령대의 남성에서 조루증의 유병률은 25~40%로 보고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대한남성과학회에서 19세 이상 성인 남성 2,03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27.5%의 남성은 스스로 조루증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31.4%에서 질 내 삽입 후 사정까지의 시간이 5분 이하였다. 5분 이내였던 사람들 중에서 23.6%는 2~5분, 5.4%는 1~2분, 2.5%는 1분 미만이었다. 최근 이 등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2,08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조루증의 유병률은 11.3%이었지만 증상점수 설문지에 의한 정의에 의하면 19.5%, 사정시간 1분을 기준으로 하면 3%도 각각 조사되었다.

 

조루증의 원인

사정은 자율신경계 및 체신경제의 협조에 의해 이루어지며 크게 누정(emission), 방출(expulsion) 및 오르가즘으로 구분한다. 누정은 정액이 후부요도로 분출되는 과정으로 교감신경계의 활동에 의해 주도되어 고환, 부고환, 정관 및 전립선 평활근의 수축에 의해 후부요도로 정액을 밀어내는 과정이다. 방출은 체신경인 음부신경이 구부해면체근육, 좌골해면체근육과 함께 골반저근육의 박동성 수축을 일으켜 정액이 요두구로 분출하게 하는 과정으로 전립선요도의 팽만이 일정 이상 될 때 사정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되돌아올 수 없는 지점을 통과하게 된다(Fig. 1).

 

조루증의 원인에 대해서는 많은 가설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 중에서 객관적인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는 것은 두 가지뿐이다. 첫째는 세로토닌(5-Hydroxytryptamine: 5-HT) 수용체 민감도 차이로 5-HT1A 수용체의 민감도가 증가되어 있거나 혹은 5-HT2C 수용체의 민감도가 감소된 경우 조루증이 발생한다는 가설이다. 최근 이를 근거로 하여 조루증 치료제가 개발되어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는 음경 특히 귀두 부위의 민감도 증가로 아직 이견이 있지만 음경 감각신경에 대응하는 대뇌피질이 증폭되어 있다는 일부 증거가 있으며 이는 이차성 조루증의 원인 중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위 두 가지 원인들 이외에도 많은 인자들이 조루증의 원인으로 제기되었지만 아직 검증이 부족한 상태이다(Table 2).

 

 

진단

병력청취 및 이학적 검사는 일반적인 사항 이외에도 갑상선 및 전립선염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신중한 관찰이 필요하며, 아울러 성파트너와의 원만한 관계 여부 및 파트너의 성기능장애 여부에 대해서도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조사할 필요가 있다. 조루증 진단에 사용되는 설문이 여러 종류가 개발되어 사용 중이지만 그중에서 특히 PEDT (Premature Ejaculation Diagnostic Tool) - PEP (Premature Ejaculation Profile)가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PEDT 설문지 평가 결과 8점 이하는 조루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9~10점은 잠재적 조루, 11점 이상은 조루 환자로 분류하여 진단에 이용할 수 있다. 이차성 조루의 경우 음경진동각검사 등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이용에 한계가 있다.

 

조루증의 치료

조루증의 치료방법은 현재 행동치료, 약물치료, 수술적 치료가 사용되고 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가 사정시간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어 조루증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약제는 조루증에 대한 허가를 얻은 약제가 아니기 때문에 약효에 대한 보고가 일정치 않고 약제에 대한 효과 비교도 힘들다. 최근에는 세로토닌 전달억제제(serotonine transport inhibitor, STI) 제제인 프릴리지(dapoxetine)가 유럽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조루증 치료제로 허가 받아 시판 중이다.

 

1. 행동치료

조루증의 전통적인 행동 치료법은 1956년 Semans에 의해 squeeze technique이 도입된 이래 Kaplan에 의해서 stop-start technique이 소개되었다. 보고에 따라서는 치료 성적이 90% 정도로 높게 보고되기도 하었지만, 평가방법의 객관성에 한계가 있으며 재발률(60∼70%)도 높다.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병행하면 약물치료 단독보다 조루증의 치료성공률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2. 국소 도포 치료제

국소 도포 치료제는 음경 귀두부의 감각이 지나치게 예민하여(penile hypersensitivity) 조루증이 발생한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두고 필요시마다 사용하도록 처방되고 있다. 약물에 의한 전신적인 부작용이 적고, 쉽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런 제제들은 효과와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제제 중 lidocaine과 prilocaine의 혼합물질인 EMLA 크림, dyclonine과 alprostadil의 혼합크림, 국내에서 생약제를 이용하여 만든 SS크림, 스프레이 제제인 TEMPE만이 조루증에 대한 효과와 부작용에 대해 연구되어 있다. 또한 국소 도포 제제는 성기의 감각을 너무 감소시켜 성흥분도를 감소시키거나 발기부전을 야기할 수 있으며, 만일 약제가 남아 있으면 여성의 질 감각 저하를 유발 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3. 약물치료

조루증에 대한 약물치료는 초기에는 알파차단제, 비선택적인 monoamine oxidate (MAO) 억제제 등이 사용되기도 하였지만 이러한 약제들은 부작용으로 인하여 광범위하게 사용되진 못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세로토닌 수용체 아형들 중 조루증은 5-HT1A 수용체의 과민감성과 5-HT2C 수용체의 저민감성 또는 이들 두 수용체 간의 기능적 불균형에 의하여 유발된다는 가설을 근거로 선택적 세로토닌 수용체 차단제(SSRI)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Paroxetine, fluoxetine, sertraline, clomipramine 등이 그 예이다. SSRIs 제제는 일반적으로 효과적이지만, 일부의 조루증 환자에서는 효과가 없거나 초기에는 효과가 있다가 나중에 소실되는 경우도 있다.

SSRIs 제제는 피로감, 경한 오심, 무른 변, 발한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2∼3주 내에 점진적으로 소실된다. 비록 현저하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삼환계 항우울제도 유사한 부작용이 나타난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은 조루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복용했을 때, 우울증 환자의 발생 빈도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리고 장기간의 SSRIs 제제를 사용하다가 중단하게 되면 오심, 구토, 두통, 불안정한 걸음걸이, 무력감, 불안증, 흥분 그리고 불면증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SSRI discontinuation syndrome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대부분의 SSRIs 제제들은 “off-label”로 조루증 치료에 사용하고 있으므로 처방 시 유의가 필요하다.

Fluxetine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는 dapoxetine은 짮은 반감기를 가지는 SSRIs 제제로 필요 시 복용법에 알맞게 개발되었다. Dapoxetine은 최고 혈장농도 도달시간이 1.1시간, 반감기가 1.42시간 그리고 24시간 이내에 우리 몸에서 95% 이상이 배설된다. Dapoxetine의 효과와 안정성에 대한 대표적인 연구는 2,614명의 조루증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2개의 무작위 위약 대조군 3상 임상연구이다. 이 중 672명이 위약군에, 676명이 dapoxetine 30 mg군에, 610명이 dapoxetine 60 mg군에 참여하여 실험을 완료하였다.

IELT는 위약이 1.8배 증가한 것에 비하여, dapoxetine 30 mg에서 2.8배, dapoxetine 60 mg에서 3.3배 증가하였다. Dapoxetine은 위약군과 비교하여 IELT를 증가시켰으며, 사정조절능력과 성교의 만족도를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향상시켰다. 부작용으로 오심이 dapoxetine 30 mg에서 8.7%, dapoxetine 60 mg에서 20.1% 이상으로 가장 많은 빈도의 부작용으로 보고되었으며, 설사, 두통, 어지럼증 등이 나타났으나 심각한 부작용은 동반되지 않았다. 즉, 이 약은 짧은 혈장 최고농도 도달시간과 빠른 반감기, 그리고 짧은 배설시간의 약물 역동학적 특징을 가지고 있어, 조루증 치료 시 ‘필요시’ 복용법으로 사용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강박증(obsessive compulsive disorder)의 치료제로 사용되는 삼환계 우울증 약제인 Clomipramine은 우리나라에서는 조루증 약제로 허가받아 사용되고 있으며, 중추신경계의 u-opioid 수용체에 작용하는 진통제인 tramadol 역시 “off-label” 조루증 치료약제로 사용할 수 있다.

조루증 환자의 약 30%에서 발기부전을 동반하고 있으며 이런 환자에서 PDE5I는 효과가 입증되어 치료제로 권고되고 있다. 일차성 조루증에 대해 PDE5I 단독요법은 아직 제대로 된 임상연구가 많지 않아 권고되고 있지 않으나 최근 저자 등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dapoxetine과 PDE5I 복합요법이 dapoxetine 단독요법에 비해 조루치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4. 수술적 치료

조루증 원인이 음경 귀두의 감각과민증 때문에 발생한다는 가설을 이론적 근거로 삼아 귀두로 가는 감각의 전달을 떨어뜨려 사정을 지연시킬 목적으로 음경의 배부 신경에 대한 선택적 부분절단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산발적으로 시술하는 임상가들에 의해 긍적적인 효과가 있다고 발표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엄격히 디자인된 연구결과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 수술 이후 감각 저하에 따른 이차적인 발기부전과 성적 쾌감 감소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점으로 인해 지금까지는 국제적인 학술기구로부터 권고되고 있진 않다.

 

맺음말

조루증은 1990년대 이후에야 학문적 관심을 받게 된 질환으로. 짧은 사정시간, 사정조절능력, 성교의 만족감 그리고 이러한 증상으로 인해 환자 또는 파트너의 고민 또는 스트레스 여부가 중요 요소인 기능성 질환이다. 병인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 많은 진전이 있었으며, 그중 세로토닌 수용체의 균형의 변화가 가장 근접한 병인이다. 조루증의 이상적인 약제라면 선택적으로 조루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어야 하지만 우리 몸에서 세로토닌이 수행하는 기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따라서 지금의 수준에서 조루증 치료에 초점을 맞춰 세로토닌의 기능을 영구히 수정하면 반드시 다른 기능이 불완전해지는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다.

최근에 개발된 Dapoxetine은 비교적 대사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필요시’ 복용이라는 용도에 부합한 약제이다. 현 시점에서 일차성 조루증의 경우 좀 더 선택적인 치료 타깃이 밝혀져야 하고 이차성 조루증에 대해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병인과 정량화할 수 있는 진단법의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 디아트리트 VOL.13, NO.4(P5262~52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