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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감염내과] 대상포진 백신의 최신지견

태 형

순천향의대 서울병원 감염내과

 

 

 

 

대상포진 백신의 최신지견

 

대상포진(帶狀疱疹 herpes zoster; HZ)은 보통 노년기에 허리띠() 모양으로 몸통에 물집이 무리를 지어 생긴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극심한 통증이 노년기에 찾아오는 병으로 알려져 있고, 노인들 사이에는 마치 감염 전파되는 병처럼 상당히 “유행”을 한다. 그러나 의학적인 실체는 재활성화 감염이고, 가벼운 형태의 수포성 질환뿐 아니라 종종 2차적인 세균 감염으로 인한 심한 형태의 합병증이 있을 수 있고, 얼굴 쪽에 올 경우 안면신경 손상과 중추신경계 침범도 있을 수 있어서 위험할 수도 있다. 수두는 임산부와 태아에게 상당히 위험할 수 있어서 임신 중에도 적극적인 항바이러스 치료를 권고하지만 대상포진은 임산부를 대상으로 한 관찰 연구 결과 모자감염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임신 중의 치료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최근에는 이 병의 발병, 즉 재활성화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백신이 소개되어 사람들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원인 바이러스와 사람(숙주)의 면역반응의 특성

 

원인 바이러스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이고 사람 헤르페스 바이러스과에 속하는 사람 헤르페스 바이러스 3 (human herpes virus 3, HHV-3)이라는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다. 사람 헤르페스 바이러스과의 바이러스들은 DNA 바이러스로서 초감염 이후에는 사람(숙주)의 유전자에 편입되어 임상적인 잠복감염 상태로 자신의 생활사를 유지하는 특성을 공유하고 있다. 그중 알파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속하는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와 단순포진 바이러스는 공통적으로 비교적 건강하고 정상적인 면역을 가진 사람에게 초감염과 재활성화 감염이 발생한다. 그러나 재활성화 감염의 빈도에 있어서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는 단순포진 바이러스처럼 수시로 재발하지 않는 편이다.

 

초감염 이후 성인기의 재발에 관여하는 면역에는 두 가지가 있다(Fig. 1). ① 수두 초감염에 의해서 획득되는 중화항체는 비교적 평생 지속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수두와 같은 전신감염은 두 번 감염되지 않는다. 물론 일생 동안 수두를 두 번 앓는 것은 아주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몇몇 보고가 있을 정도인데 정상적인 숙주보다는 면역기능이 눈에 띄게 저하된 사람들이 주로 수두의 재감염을 경험한다. ② 역시 초감염 이후 획득되는 특이적 세포면역은 국소면역을 담당하고 있고 일반적인 다른 세포면역과 마찬가지로 나이와 함께 감소한다. 그러므로 세포면역이 나이와 함께 감소하게 되면 국소 신경절에 잠복되어 있던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되면서 신경분포 영역에 국한된 재활성화 감염이 나타나고, 그것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유년기의 수두백신이 일차적인 중화항체 면역을 유도하여 수두를 예방하는 것이라면 대상포진 백신은 노년기에 세포면역을 특이적으로 자극하여 대상포진의 재활성화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다.

 

 

 

 

대상포진이 자주 재발할 수 있는가?

 

대상포진의 재발을 억제하는 특이적 T세포 면역은 한번 대상포진이 재발할 때마다 자극되기 때문에 대상포진은 그 자체가 자연적인 대상포진 백신이라고 할 수 있고, 따라서 한번 대상포진이 발병하면 한동안(수개월 동안) 재발을 하지 않게 된다. 대상포진을 앓은 지 며칠이나 몇 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대상포진이 재발하였다고 할 경우에는 오히려 단순포진의 재활성화를 더 의심해야 한다. 주로는 입가나 성기에 발병하지만 몸의 다른 부위에도 고정되어서 단순포진이 나타나는 일이 있기 때문에 중요한 감염진단이 된다.

 

 

대상포진(HZ)의 통증의 종류

 

대상포진(HZ)은 신경절에 잠복하였던 바이러스가 해당 신경에 통증을 동반한 급성 신경염을 일으키고 지배하는 피부에 수포를 만든다. 따라서 통증은 해부학적으로 신경의 지배영역에 국한되어서 나타나고 거의 대부분 단측성으로 나타난다. 그러므로 처음 나타나는 통증은 ① 전구통증이고, 74% 정도 나타나며 대개 피부발진이나 수포가 생기기 전에 시작되어 약 5일 정도 지속된다. 환자나 의사가 여러 가지 다른 질병으로 오인해서 혼란스러워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피부증상이 시작된 이후에는 ② 급성 대상포진 신경통이 시작되며 95%에서 나타나며, 33일 정도 지속된다. 첫 증상 이후 3개월 이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③ 대상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 PHN) 24%에서 발생하며, 77일 정도 지속된다.

 

 

 

 

대상포진은 백신이 필요할 만큼 보건학적인 문제인가?

 

대상포진은 지역이나 나라의 차이가 없이 나이가 많을수록 위험이 증가한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관찰이지만 발병률에 있어서도 조금씩 증가한다는 관찰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경우 그 빈도로는 1,000인구·년당 3.11건 발병하던 것이 약 10년 사이 5.22건이 되었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85세가 되면 반수는 대상포진을 한번 경험하게 되고, 3% 정도는 입원도 필요한 상태가 된다. 어째서 대상포진이 과거에 비해서 증가할까에 대해서 설명할 수 있는 사실은 없으나 과거에 비해서 지역사회에서 수두가 감소하면서 수두로 인한 자연면역 자극이 감소했기 때문일 가능성도 추정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과거 한 개원의의 15년간 관찰기록에 따르면 연도별로 대상포진의 발생은 수두가 유행했던 해는 피해갔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찰이 대상포진 증가를 설명할 수 있는 충분한 의학적 근거는 되지 못한다. 한편 여러 가지 면역저하 질환의 증가와의 관련성도 유추해 볼 수 있다. 특히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류마티스 질환자들은 대상포진의 빈도가 더 높은데 가령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1,000인구·년당 9.96건 발병하고, HIV/AIDS 감염인은 25~32건 발병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상포진을 진단하는 의사는 환자의 기저질환이 있는지를 찾아봐야 한다. 특히 젊은 사람이 대상포진에 걸리면 HIV 검사는 반드시 해보는 것을 권한다. 물론 AIDS에 있어서도 효과적인 항레트로 바이러스 치료가 시작된 이후 대상포진은 감소하고 있다. 과연 백신이 보건학적으로 필요할 만한 감염병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겠고, 사망을 하거나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한 병은 아니지만 조금씩 빈도가 늘고 있고 고령화된 인구가 늘어나면서 질병에 대한 인식과 예방에 대한 요구가 늘어난 것이 더 정확한 사실이다.

 

 

대상포진 백신 연구의 요약

 

수두백신은 Oka/Merk 1,350 plaque forming unit (PFU) 성분의 생백신인데 비해서, 대상포진 백신은 같은 Oka/Merk 18,700~60,000 PFU 생백신이다. , 같은 바이러스 주의 생백신이되 다만 바이러스의 양이 다르다. 백신 공급사가 후원한 연구인 대상포진 예방연구(Shingle Prevention Study) 38,546명의 미국 거주 6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이중맹검 무작위 비교연구로서 대상포진은 51.3% 감소(vaccine efficacy; VE)시켰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66.5% 감소시켰다. 50~59세 연령군을 대상으로 한 같은 맥락의 연구에서는 백신 효능(VE) 69.8%, 60세 이상의 성인에 비해서 높았다. 이 연구에서 유추할 수 있었던 백신의 효능 유효기간은 약 7년 정도로 추정하였다. 백신의 안정성 측면에서 중대 이상반응(SAE)의 빈도는 위약군에 비해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국소 주사부위 이상반응의 빈도는 63.9%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결론: 우리나라에서 비용효율적인 측면의 적용

 

이처럼 연구대상의 백신 효능은 50~70% 정도 되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이 병이 상당히 흔하지 않은 병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어떤 연령군에서 가장 효율적일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의가 필요하다. 우선 임상연구의 백신 효능 결과를 문자적으로 인정해서 우리나라와 미국 식약처 모두 50세 이상에서 투여를 승인하였다. 그러나 그 연령에서의 우월한 효능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대상포진 1명을 예방하기 위해서 투여해야 하는 백신의 수(need to treat; NTT) 60~70 명이고, 대상포진 후 신경통 1명 예방을 위해서는 NTT 358명이다. 또한 인플루엔자나 폐렴사슬알균 백신과 달리 많이 접종할수록 지역사회 내에서 집단면역 효과와 같은 간접 효능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예방접종 관련 기관이나 학회는 60세 이상부터 권고한다. 한 비용효율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장 비용효율적인 연령은 70~74세라고 하였다. 식약처에서 승인한 50~59세 연령대에서 백신을 권고해야 할 만한 상황은 만성적인 통증이 원래부터 있었거나 심한 우울증, 동반질환, 대상포진의 치료약물에 불내인성 등의 경우이다.

 

 

그 밖에 논점들의 정리

 

한편 초기에 폐렴사슬알균 백신(정제 단백 백신)과 병용투여 할 경우 면역원성(중화항체)을 감소시킨다는 관찰을 근거로 병용투여를 권장하지 않았으나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그 관련성을 부정하였다. 대상포진 백신은 어차피 중화항체 형성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고 따라서 병용투여가 무방하다. 이미 과거에 대상포진을 앓은 군에 대한 백신의 효능에 대해서는 임상연구로 정확히 검증한 바가 없기 때문에 식약처에서 승인하지 않았지만, 이는 안전성보다는 효능이 불확실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환자가 주관적으로 기억하는 대상포진의 병력이 부정확하기 때문에 백신을 투여해도 될 것이라고 결론을 냈다. 그러나 명확하게 진단하고 치료받은 대상포진이 있을 경우 바로 이어서 대상포진 백신을 투여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http://www.cdc.gov/vaccines/vpd-vac/shingles/hcp-vaccination.htm).

 

 

 

출처: 디아트리트 VOL. 14 NO. 1 (p5376-53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