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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최신지견

[알레르기내과] 바이러스 감염과 천식 새로운 패러다임

 

 

 

 

바이러스 감염과 천식

 

새로운 패러다임

 

 

 

기관지 천식은 기도의 만성 염증에 의한 기도 과민성의 증가, 가역적인 기도 폐쇄를 특징으로 하는 만성 질환으로, 소아 연령에서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천식 발생 및 악화의 중요한 위험인자로 작용하게 된다. 진단기술의 발달과 광범위한 사용으로 이전에는 발견되지 못했던 새로운 호흡기 바이러스들의 진단이 가능하게 되었고, 또 기존의 호흡기 바이러스들의 염증 반응 기전도 더 명확히 밝혀지고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과 그로 인한 천식 악화 기전에 대한 연구에도 많은 변화, 진전이 있었으며, 결론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단독으로 기관지 천식을 악화시키기보다 그 사이 중간 매개 인자들이 관여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소아에서 흔한 호흡기 바이러스들

 

소아에서 흔히 감염되어 질병을 일으키는 호흡기 바이러스들에는 기존의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RSV),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Parainfluenza virus), 라이노 바이러스(Rhinovirus), 아데노 바이러스(Adenovirus)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2000년대 들어 새로이 발견된 인간 메타뉴모 바이러스(Human metapneumovirus, hMPV), 인간 보카 바이러스(Human bocavirus) 등이 있다.

 

상계백병원 천식알러지센터에서는 10년 전부터 비흡인액을 통한 역전사 효소 중합 효소 반응(Reverse transcriptase polymerase chain reaction)을 통해, 위에서 언급한 7종의 바이러스의 아형들과, 코로나 바이러스(Coronavirus), 엔테로 바이러스(Enterovirus)를 포함한 17종의 대표적인 소아 호흡기 바이러스를 검출, 모니터링 해왔으며, 그 결과는 매주, 매년 업데이트 되는 질병관리본부의 호흡기 바이러스 모니터링과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환자 개개인의 감염된 호흡기 바이러스의 검출, 확인은 각 바이러스별 특징에 따라 각각 맞춤화된 개별적 치료를 적용할 수 있어, 실제 임상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주로 우리나라에서 흔한 소아 호흡기 바이러스들의 유행 흐름을 살펴보면, 가장 대표적인 RS 바이러스의 경우 매년 9월경부터 유행이 시작되어 이듬해 2~3월까지 지속되는 편이며, 그 아형에 따라 유행 시기가 달라 지난 2013년의 경우 봄에는 A형이, 가을에는 B형이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흐름을 보였다. 12~2월의 한겨울에는 매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려 발열, 근육통 환아들이 많이 내원하였으며, RS 바이러스 검출이 주춤해질 봄철에는 그 뒤를 따라 인간 메타뉴모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양상을 보이고, 봄이 완연해 기온이 올라가는 4~5월부터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인간 보카 바이러스 감염 환아가 본격적으로 많아지게 된다.

 

천식의 급성 악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라이노 바이러스의 경우 연중 꾸준히 유행하나, 특히 여름 방학이 끝나고 단체 학교생활이 시작되는 9월경에 가장 높은 검출률을 보였고, 이는 타 연구들에서 보고된 학동기 천식 악화 비율이 높은 시점과도 일치한다. 그 외에도 아데노 바이러스는 대체로 연중 일정하게 검출되나, 봄부터 여름까지 가장 많은 비율을 보였으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중증도는 비교적 높지 않았으나 겨울에 외래 환아들에서 많이 검출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대부분의 호흡기 바이러스는 주로 5세 이하의 소아들에서 많이 검출되고 심한 증상을 일으키나, 예외적으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6세 이상의 학동기 소아에서도 높은 검출률을 보였고, 여기에는 학교 내에서의 단체 생활이나 청소년기 백신 접종률의 감소 등이 그 원인으로 생각된다.

 

 

바이러스 감염과 천식에서 호산구의 역할

 

이러한 호흡기 바이러스들은 한번의 감염으로 그치지 않고, 천식의 발병, 악화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에는 바이러스 감염과 천식 사이를 연결해주는 매개체가 필요한데, 특히 호산구(Eosinophil)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Fig. 1). 호산구는 주로 알레르기성 염증을 담당하는 세포 중 하나로, 천식이나 알레르기성 비염, 아토피 피부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에서 일반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나, 앞서 언급한 호흡기 바이러스들의 감염 이후에도 반응하여 2차적인 상승이 흔한 편이다.

 

 

 

특히 RS 바이러스의 경우 천식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데,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Lemanske 교수 등의 연구에 따르면 특히 이 바이러스에 의한 심한 감염으로 입원했던 환아들은 이후 천식으로의 이행에 높은 위험도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증상이 경미했던 외래 환아들도 3세 이전에 감염되면 6세경 천식 진단을 받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국내 연구에서도 RS 바이러스가 소아에서 천식의 급성 악화에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Papadopoulos 등에 따르면 이 중에서도 특히 A형이 B형에 비해 임상 증상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천식에 영향을 주는 기전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해왔으며, 결과적으로 감염을 앓고 난 후 호중구(neutrophil)가 증가하는 환아들의 경우 모세기관지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으나, 호산구가 상승하는 경우에는 소아 천식으로의 이행 비율이 의미 있게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성 염증에 중요한 도움 T 세포(Helper T cell) 2형 기전과 호산구의 성장에 중요하게 관여하는 혈액 내 사이토카인인 인터루킨(Interleukin)-5가 모세기관지염 중에서도 특히 호산구 양성군에서 높아진다는 사실도 추가적으로 보고하였으며(Fig. 2), 이러한 결과들은 궁극적으로 RS 바이러스 감염 후 호산구 양성군에서 이후에 재발성 천명을 거쳐 천식으로 이행하는 비율이 의미 있게 높아진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었다(Fig. 3).

 

 

 

 

 

한발 더 나아가, 이 호산구 양성 환아군에 류코트리엔 수용체 차단제(Leukotriene receptor antagonist, LTRA)인 몬테루카스트(Montelukast) 3개월간 복용 후 경과를 관찰하였으며, 대표적인 호산구 과립 단백인 호산구 매개 신경독소(Eosinophilderived neurotoxin, EDN)의 비율이 위약군이나 대조군에 비해 의미 있게 낮아졌으며, 결과적으로 이후 1년까지도 반복되는 천명의 횟수가 적게 나타나는 등 천식으로의 이행을 억제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RS 바이러스 감염을 앓고 난 3개월 후에 측정한 EDN 값이, 이후의 재발성 천명 여부를 가장 잘 예측하는 인자로 나타났다(민감도 72%, 특이도 62%). 이러한 RS 바이러스 감염 후, 기관지 천식으로 이행할 위험도는 대조군에 비해 무려 7배에 육박하므로, 감염 치료 후에도 위의 예측인자들의 활용과 더불어 정기적인 추적 관찰로 천식 진행의 조기 발견과 억제가 중요하겠다.

 

한편 인간 메타뉴모 바이러스의 경우 최근 발견되어 임상적으로 RS 바이러스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나, 주로 봄철에 유행하며 감염 연령군이 평균 생후 20개월로 약간 더 높다는 차이점도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앓고 난 후 기관지 천식으로 이행하는 원인이 될 수 있으며, 2010년 발표한 본 센터 자료에 따르면, 감염 환아 중 20~40%가 재발성 천명이나 기관지 천식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 인간 메타뉴모 바이러스 감염 후의 천식 악화 기전에 관해서도 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 외에도 해마다 겨울에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특히 천식 환아에서 그 감염률이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JE Gern 교수팀에 의해 보고되었고, 다른 연구에서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호산구 관련 대표적 케모카인인 Eotaxin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여, 이 또한 호산구 활성화를 통해 천식 악화에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여름에 특히 많은 아데노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재발성 천명에 관여하는 기전이 좀 다르다. 이 바이러스 아형 중 3, 7, 21형에 감염되면, 주로 기관지 과민성의 악화보다는 구조적인 폐쇄를 일으켜 폐쇄성 세기관지염(Bronchiolitis obliterans)에 이르게 하고, 이 질환 또한 재발성 천명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앞의 다른 바이러스들에 의한 기관지 천식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부분이다.

 

그 외, 최근 종종 검출되는 인간 보카 바이러스는 소아에서 급성 천식 악화 원인의 13% 정도를 차지하며, 주로 감염 초기에는 심한 증상을 보이나 예후는 비교적 좋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감염과 천식에서 세균(Bacteria)의 역할

 

천식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세균으로는 Mycoplasma 균이 있지만, 여기서는 비정형 세균을 제외한 일반 세균에 대해서만 언급하도록 하겠다. 바이러스 감염 이후에 천식 악화에 이르게 되는 기전에는 2차적인 세균 감염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Fig. 4). 2014년 저명 알레르기 저널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라이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천식 환아에서 세균과 중복 감염을 보이는 경우가 무려 50%에 육박하여, 이 또한 천식에 악영향을 주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또한 라이노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기존의 A형뿐 아니라, 새로이 발견된 C형 또한 천식 발작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필자도 참여한 위스콘신 대학의 한 project의 연구 결과를 보면, 라이노 바이러스 감염 환아들에서 비강 내 샘플을 채취하여 분석하였더니, B(Rhinovirus B) 혹은 C형 라이노 바이러스(Rhinovirus C)와 연쇄 상구균의 중복 감염군에서는 바이러스 단독 감염군에 비해 감기 혹은 천식의 증상이 훨씬 더 심하게 나타나서, 연쇄 상구균의 영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A형 라이노 바이러스의 경우에는 모락셀라(Moraxella catarrhalis) 균과 중복 감염 시 천식 악화 증상이 심했으며, 의외로 가장 검출률이 높았던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균(Haemophilus influenzae)은 라이노 바이러스와 중복 감염 시에도 바이러스 단독 감염군에 비해 의미 있게 심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이 균의 경우에는 주로 병적인 감염보다는 단순 세균 집락화의 가능성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흔한 호흡기 바이러스들이라도 그 종류에 따라 세균 감염의 종류가 달라지며, 이들 특정 조합이 천식 및 호흡기 증상을 악화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 후에도 항생제를 통한 병합된 세균 감염의 치료가 천식 조절에 중요하며, 또 천식 환자들에서는 미리 폐구균 등에 대해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이 이후 천식을 포함한 호흡기 관리에 도움이 되겠다.

 

 

출처: 디아트리트 VOL. 15 NO. 2 (p5854-5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