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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귀감 될만한 세브란스의 재난 대응법

얼마 전이다. 지난달 26일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의사, 간호사 등 총 48명이 사망했다.

항상 그렇듯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대형 인재의 원인이 진단되는데,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를 두고 기형적인 의료 시스템을 지적했다. 

과다한 건물 증축 및 개축과 과밀병상, 부족한 의료인력, 부실한 소방 안전 물품 등이 요인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병원 내에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 할 수 있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는 2014년 발생했던 장성 효사랑요양병원 참사와 몹시 흡사하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당시에도 화재 대응과 관련한 요양병원의 고질적 · 복합적 문제점들이 이와 유사하게 지적됐다.

그러나 문제는 시정되지 않았고, 시간은 흘렀다. 장성 요양병원은 빙산의 일각으로, 결국 밀양 세종병원 참사는 예정된 마냥 일어났다. 현재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화재 분기점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한편, 지난 3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그런데 연이어 터지던 의료기관 화재와는 달리 세브란스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대응으로 인명피해 없이 재난을 막아냈다.

화재 발생 직후 세브란스는 코드레드를 발령하고 소방서에 신고한 후, 원내방송 및 간호사 유도로 환자를 빠르게 대피시켰다. 또한, 원내 스프링클러는 정상으로 즉각 작동됐으며, 방화벽도 정상적으로 가동됐다. 

마치 화재를 예견하기라도 한 듯, 어찌 보면 기적에 가까울 정도의 대처 능력을 보여준 세브란스의 재난 대응법에 우리 모두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게 마땅하지마는, 위에 나열한 세브란스식 재난 대응법은 따지고 보면 사실 특별한 건 아니다. 

그러니까 사소한 것, 당연한 것을 대부분 당연하지 않게 하고 있다. 대형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기본적이지만 꼭 필요한 것을 간과함으로써 인재는 발생한다.

지난달 31일 메디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브란스병원 정현수 재난의료교육센터장은 재난 대응 방안으로 의료인 대상의 재난 교육을 언급하며, 훈련을 통해 교육을 몸으로 익히는 실질적인 재난 교육을 강조했다. 또한, 정 센터장은 재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본 교육을 통해 재난을 상시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핵심은 재난을 상시 인지하는 것이며, 안전 관리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다. 

당장에 시정될 수 없는 비정상적인 현 의료 시스템상에서 어느 때라도 일어날 수 있는 게 재난이라면, 그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물론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만전을 기해야 한다.

온 힘을 다해 환자를 살려놨는데, 재난이 앗아간다면 무슨 소용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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