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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는 '위험분담제 경평 면제' 요구 거절만 말고 대안 제시해야

2014년부터 국내에 도입된 ‘위험분담제도’는 신약의 효능∙효과나 재정 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약사가 일부 분담하는 제도로, 대체치료법이 없거나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의약품이 없는 고가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로서 위중한 질환에 사용되는 약제들의 급여 적용을 통해 환자의 치료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계약기간은 기본 4년이지만 특허 만료시점 등 구체적 사정을 감안하여 5년까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제도가 시행 5년차에 접어들며, 재계약을 위한 재평가에 들어가는 약제들이 생기자,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합리한 상황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제약사들이 정부에 대표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 바로 ‘위험분담제 경제성 평가 면제’다. 대체 약제가 없고 경제성 평가가 어려워 현 제도를 도입해놓고 재계약을 위해 경제성 평가를 받아야 하는 근본적인 모순을 지적한 것이다.


경제성 평가를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ICER 값'을 도출해야 한다. 이 값은 ‘신청약’과 ‘비교대안’과의 비용과 효과 차이를 이용해 산출되는데, 위험분담제에 포함된 약제들은 기본적으로 대체약제가 없는 새로운 기전의 의약품들이다.


통상 비교대안이 그 적응증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기존 약제로 선택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체약제가 없는 위험분담제 의약품들은 경제성 평가 수행의 초기 단계인 ‘비교대안’ 선택부터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에는 정확한 질환의 기전과 정보 그리고 유병률 등이 확실하지 않아, '분석 대상 인구집단'을 정하는 과정에도 어려움이 있다.


특히, 경제성 평가의 수행 중 '성과 측정' 단계에서는 임상시험 기간 내 효과와 이후 분석기간까지의 효과를 도출해 내야 하지만, 근거 수준이 높은 역학자료를 통해 모델링을 해야 하는 임상 후 기간 분석에서도 희귀질환 치료제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희귀한 질환인 탓에 역학자료가 거의 없을뿐더러 여기서 양질의 근거자료를 수집하기란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기전의 혁신 신약이나 희귀질환 치료제들은 보험급여 등재 기간이 보통 신약에 비해 길어질 확률이 높은 것이다.


정부는 이 기간 동안 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돕기 위해 위험분담제도를 만들어 놓고, 정작 재계약시 경제성 평가를 다시 논의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앞으로 재평가에 돌입해야 하는 약제는 점점 늘어날 것이다. 이와 동시에 경제성 평가 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함께 증가할 것이다. 정부는 제약사들의 경평 면제 요구를 거절만 할 게 아니라, 비합리성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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