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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필수의료·비필수의료 구분은 오히려 의료불균형 초래해”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주신구 회장

서울아산병원의 간호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필수의료에 대한 많은 관심이 일고 있으며, 정부도 의료계와 논의를 통해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양새를 내고 있다.

또한, 필수의료 문제가 부각되면서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인 ‘공공의대 신설’과 ‘의대 정원 확충’이 다시 떠오르고 있으며, 그 외에도 의료계에 산적한 다른 문제들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를 떠받치고 있는 보건의료기관인 병원에서 근무하는 병원의사(봉직의)들의 시점에서 봤을 때에 우리나라의 의료 현실이 어떠하고, 특히 필수의료 등을 회생시키려면 개선이 필요하다거나 바라는 점 등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주신구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최근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을 기점으로 필수의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병원의사(봉직의)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필수의료에 대해 평가하고, 해결방안으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먼저 왜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는지 봐야 한다.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이유를 살펴보면 우선 경제적인 이유가 있는데, 급여의 경우 다른 진료과 및 병·의원을 개업해 받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좀 많이 나며, 개원의도 현재 상황이 괜찮지 않아 필수의료로 먹고 살기가 힘이 든다.

또한, 수가가 너무 낮아 병원에서 의사를 뽑으려 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도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수가는 미국의 8분의 1, 일본의 5분의 1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병원에서 필수의료에 인력을 많이 배치할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로, 이 때문에 병원에서는 의사들을 덜 뽑고 월급도 최소화하려 하다보니 의사들은 지원 자체를 하지 않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수가 현실화 등을 통해 병원에서 필수의료 과목에 필요한 의사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최근 필수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을 필수의료로 묶어 지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약간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의료는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으로, 특정 진료과를 필수의료로 지정하고 거기에 맞춰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의료를 필수의료와 비필수의료로 나누어진 진료과 간에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각 진료과에서 본인들의 진료과도 필수의료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바, 전체적으로 의료계를 재조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수도권과 지방, 국공립 병원과 민간병원 간 의료 격차나 의사 지원율 격차 등이 높은 상황입니다. 병원의사(봉직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무엇이 있으며, 어떤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A. 많은 의사들이 지방으로 내려가려 하지 않는 이유로는 인프라를 지목할 수 있다. 가정이 있는 의사들도 좋은 곳에서 아이를 낳고 교육시키고 싶은 것은 똑같다. 그런 면에서 지방보다는 수도권을 선호하게 되고, 점점 지방은 의사 수급이 힘들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국공립병원 운영 시 낭비 요소를 줄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공립병원의 행정 부분 ▲인사권 ▲경영권 ▲예산권 등을 병원이 아닌 공단에서 맡아 집행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 발달로 원내 행정업무를 소수의 직원으로 처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행정직을 둠으로써 발생하는 낭비가 심한 편이다.

반면, 의사들에 대한 처우는 낮은 편이며, 약품·기구·수술 장비 구입 및 병실 운영 등 의료와 관련된 요구를 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에 맞상대할 수 있는 노조의 필요성이 대두돼 의사노조 등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하자면 진정한 의료환경 구성이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처럼 힘든 상태에서 공공의료를 살리겠다고 공공병원을 짓는 것은 체질 개선이 되지 않는 한 힘든 일이며, 공공의대를 지어도 소프트웨어적인 운영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 공무원들의 갑질 등이 변하지 않는다면 공공의료를 지원해도 실제로 돌아가는 것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Q. PA불법의료 신고센터가 현재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신고 현황은 어떠하며, 신고 접수 시 어떠한 조치를 진행하고 있거나 진행할 계획이신가요?

A. 대형병원 두 곳을 고발하는 형태로 2018년에 PA 관련 문제를 제기한 이후 관련 신고가 지금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 

다만, 언론에 많이 나가면서 “의원급에서 이런 일을 당했다” 등의 환자분들의 민원이나 “이런 피해를 봤다” 등의 피해 구제센터로 오인한 신고도 들어와 현재 해당 신고를 감별하고 있는 상황으로, 관련 자료를 모아 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사법적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발 당시 녹취자료 등의 많은 자료들이 들어왔지만, 신고 특성상 내부고발이 아니면 하기 힘든 일이며, 재판에서 증인과 증거를 내보여야 하다보니 내부고발자 신원 보호를 위해 여러 번 거르고 거르는 어려운 일도 있었다.

그러나 고발 이후 사회적으로 이슈화가 되면서 정부에서도 해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었으며, 병원에서는 자체적으로 진료부 소속의 PA를 간호부 소속으로 전환하는 등 자체적으로 정화 및 조심하는 경향이 생기는 등 순기능을 불러왔다고 보고, 더 노력할 방침이다.

Q. 코로나19 유행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병원의사(봉직의) 관점에서 볼 때에 우리나라 감염병 대응에 아쉬운 점이 있다거나 제언하고 싶은 것이 있으시다면?

A. 먼저 우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입장은 의협의 입장이나 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에서 감염병 대응을 위해 정책을 추진한다면 같이 힘을 모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을 극복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면은 있다. 예를 들어 거리두기의 경우 식당·카페에 들어가면 바로 벗고 음식을 먹으면서 떠드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독감하고 비슷한 방식으로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된다고 본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원스탑 의료기관이나 병원급에서도 바로바로 자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치료제도 좀 더 많이 확보됐으면 좋겠고, 질병관리청에서 과다하게 행정적으로 누르는 폐단과 보고서 작성 등의 부분에서 인력과 시간 등이 많이 낭비되고 있는 상황 해결과 함께 백신·치료제 관리 부분에서는 자율적으로 의료계가 앞장설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Q. 응급실에서 방화 및 폭행 사건 등이 발생하고 있다. 병원의사(봉직의)가 느끼는 환자·보호자로부터 위협은 어느 정도이며, 어떤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

A.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후진국형 사고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개인의 자기 구제를 위해 폭력을 이용한다는 것은 반문명적이고 반인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취자 감경 등 이상한 제도들이 있으며, 사법부에서 공감할 수 없는 판결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우리 사회가 점점 발전할수록 그와 같은 일을 줄여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본다.

또 응급실은 사람의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특수한 곳이다. 죽음을 조금이라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는 전쟁터 같은 곳인데, 거기서 가해를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고, 위험한 일이다.

어떤 감정이 폭발했다거나 원한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식은 결코 우리가 용인해서는 안 되며, 좀 과하다 싶을 만큼 확실하게 처벌해줬으면 좋겠다.

끝으로 의료인에 대한 존경까지 바라지는 않더라도 평범한 같은 동반자로 인식해줬으면 좋겠으며, 존중까지는 받지 않아도 되니까 가해만큼은 당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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