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 (금)

  • 구름많음동두천 20.9℃
  • 구름조금강릉 22.7℃
  • 흐림서울 21.7℃
  • 맑음대전 24.6℃
  • 맑음대구 25.7℃
  • 구름조금울산 23.8℃
  • 맑음광주 23.4℃
  • 구름조금부산 25.1℃
  • 맑음고창 23.7℃
  • 구름많음제주 23.0℃
  • 구름많음강화 21.1℃
  • 구름조금보은 22.0℃
  • 맑음금산 23.5℃
  • 구름조금강진군 24.4℃
  • 구름조금경주시 25.0℃
  • 구름조금거제 24.9℃
기상청 제공

[고혈압특집]심부전 환자에서 베타차단제

74세 여자환자, 2일전부터 지속된 전흉부 통증을 주소로 내원

명호

전남의대 순환기내과                                     

   

 

1. Presentation and Investigations

74세 여자환자가 내원 2일전부터 지속된 전흉부 통증을 주소로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5년 전에 고혈압을 진단 받고 개인의원에서 불규칙하게 약물치료 중이었다. 환자는 흉통의 조절을 위해 체 내리는 집과 한방의원을 거쳐 자가 치료를 하였으나 효과가 없어서 개인 의원을 거쳐 전원되었다.

 

내원 시 심전도에서 전흉부 유도(V1-5)에 걸쳐 ST 분절의 상승과 병적 Q파가 관찰되었고, 검사실 소견에서 CK-MB 180mg/dL, troponin-i 85.7ng/mL 로 상승되어 있었다. 흉부청진에서 제 3심음 및 양 하부 폐야에서 수포음이 청취되었다.

 

2. Treatment & Prescription

환자는 급성 심근경색증 진단 하에 즉시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하였다. 관상동맥조영술에서 좌전하행지 근위부의 혈전성 완전 폐쇄병변이 있어 성공적인 중재술을 시행하였다. 시술 후 측정한 심장초음파도 검사에서 좌심실 구혈율(ejection fraction: EF)은 31%로 심하게 감소되어 있었고, 좌심실의 확장을 보이고 있었다.

 

환자는 중환자실 입원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어 7일째 퇴원하였다. 퇴원 처방으로서 aspirin 200 mg, clopidogrel 75 mg, ramipril 2.5 mg, nitrate 40 mg, furosemide 40 mg, spironolactone 12.5mg 등을 처방하였다. 퇴원 시 다시 측정한 심초음파 검사에서 EF은 33% 이었고, 좌심실 확장기 직경(LVEDD)은 67mm 이었다.

 

3. Results

환자는 2주후 외래내원 시 NYHA II의 호흡곤란과 마른 기침을 호소하고 있었고, 혈압은 142/91 mmHg, 맥박 수 분당 77회 이었다. 흉부에서 제 3 심음은 여전히 청진되었으나, 수포음 등은 청취되지 않았다. Ramipril을 candesartan 8mg로 교체하였고, carvedilol 6.25 mg qd를 추가하였다.

 

1개월 후 환자는 호전된 증상을 보였고, 혈압 125/89mmHg, 맥박 68 이었다. 심초음파도 검사에서 EF은 42%로 향상되었고, LVEDD은 62mm로 호전되었다. 약물은 candesartan 8 mg을 16 mg으로 증량하고, furosemide를 20mg으로 감량하였으며, carvedilol 6.25 mg qd를 b.i.d로 증량하였다.

 

2개월째 내원 시 환자는 특이한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고, 혈압은 100/79 mmHg, 맥박 61이었다. carvedilol을 12.5 mg b.i.d (25mg)로 증량하였다. 이 후, carvedilol을 한차례 더 증량하여 25 mg b.i.d 바꾼 후 유지하였다. 8개월 후 측정한 심장초음파 검사에서 EF은 45%로 호전되었고, LVEDD 도 55mm 로 현저히 감소하였다.

 

4. Discussion

베타 차단제가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입증되어, 만성 심부전 환자에서 ACE 차단제와 함께 반드시 투여하여야 할 약제가 되었지만, 아직도 임상에서는 사용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듯 하다.  Bisoprolol을 사용한 CIBIS Ⅱ, metoprolol을 이용한 MERIT-HF, carvedilol을 이용한 COPERNICUS등의 연구는 공히 심부전 환자의 사망률을 베타차단제를 사용하여 20%- 35% 정도 감소시켰다. 그리고, 대규모 연구에서 부작용으로 약을 중단하는 예는 베타차단제와 placebo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거나 placebo군에서 오히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들은 만성심부전증 치료에서 베타차단제는 안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고 있다.

 

2001년도에 발표된 CAPRICON (Carvedilol Post-Infarct Survival Control in LV Dysfunction) 연구는 급성 심근경색증 후 EF이 40%이하인 환자 1959명을 대상으로 하여 carvedilol 이 총사망률의 23% 감소(P=0.031),  심혈관질환 사망률 25% 감소를 보여주었다(P= 0.024). 특이한 점은 연구 시작 시에 이미 95% 이상의 환자에서 ACE 차단제를 복용하고 있어서, 이 연구는 심근경색 발생 후 모든 환자는 ACE 차단제를 복용하더라도 베타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하였다.

 

심부전증 환자를 치료할 때 우선 이뇨제와 ACE차단제로 폐부종이 없어지고 환자의 상태가 안정된 후 베타차단제를 투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기의 투여량은 소량으로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carvedilol의 경우 6.25mg) 환자를 1주마다 관찰하여 원칙적으로 목표량에 이를 때까지 2배씩 늘려가도록 한다. 수축기 혈압과 심박동수 감소를 어디까지 허용하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확립되지 않았지만, 증상이 없는 한 수축기 혈압이 90 mmHg 또는 심박동수가 50/min까지는 안전할 것으로 생각되며, 가능하면 용량을 25 mg 1일 2회까지 증가 시키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것이다.  베타차단제 투여 후의 좌심실 기능의 호전과 생존률의 증가는 유지 용량과 관계가 있으므로 최대한 목표용량까지 증량한 후 이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환자에서는 베타차단제와 ARB의 병합요법을 사용하였는데, 베타차단제, ACE 차단제, ARB의 병합사용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하여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2001년에 발표된 Val-HeFT (Valsartan in Heart Failure) 연구에서 ACE 차단제 또는 베타차단제를 사용하고 있는 만성심부전환자에서 ARB인 valsartan의 효과를 평가하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이 연구에서 베타차단제 혹은 ACE 차단제를 단독으로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valsartan은 사망률을 감소시켰지만, ACE 차단제와 베타차단제를 같이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사망률이 약 40% (P= .009) 증가하여 ACE 차단제, 베타차단제, ARB를 모두 사용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였다. 그러나 CHARM-Added 연구에서는 ACE 차단제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서 candersartan의 추가는 이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이미 55%의 환자에서 베타차단제를 사용하고 있어서, ACE차단제와 ARB를 같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베타차단제는 허혈성, 비허혈성 원인의 안정적인 경증, 중등도, 중증 심부전 환자 모두에게 ACE 차단제 혹은 ARB와 같이 필히 사용하여야 하는 중요한 약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