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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칵테일 처방, 관계당국은 나 몰라라”

MBC TV ‘불만제로’, 다이어트 약의 비밀편 방영

비만약을 취급하는 일선 병원의 약물 혼합 처방이 심각한 상태지만 정작 이를 관리·감독 해야할 식약청과 복지부는 제대로 된 실태파악 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 TV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불만제로’ 제작팀은 11일 밤 11시부터 오·남용 되고 있는 병원 처방 다이어트 약의 실체와 이로 인해 우울증, 수면장애, 섭식장애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의 사례를 집중 조명했다.

제작진은 우선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칠프로피온, 마진돌 제제의 향정신성의약품이 정상의 일반인들에 무분별하게 공급되고 있는 현장을 공개했다.

제작진이 찾아간 26개의 병원에서는 환자의 체질량지수가 26 이하의 정상 임에도 비만이라고 진단하며 마약 성분이 첨가된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부추기는 것은 물론, 자신의 먹어야 할 약을 궁금해 하는 환자에게 제대로 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처방하기에 급급했다.

위의 성분을 가진 향정약의 경우 체질량지수 30이상인 고도비만자 혹은 체질량지수 27이상이면서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질병을 가진 이에게만 처방 가능하다.

또한 처방을 한다 해도 최소 4주 에서 최대 3개월까지로 복용이 제한돼야 한다고 식약청은 권고 하고 있다. 하지만 제작진이 찾아간 병원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는 곳은 60%에 불과했다.

제작진은 이 비만약 처방의 더 큰 문제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향정신성의약품과 감기약, 당뇨 약, 고혈압 약, 우울증 치료제 그리고 간질 치료에 쓰이는 약품들을 혼합해 병용처방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일선 병원들이 특수질환의 약물을 복용했을 시 생기는 식욕억제 부작용을 다이어트 치료에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특수질환 약물들을 복용했을 시 생기는 식욕억제효과는 명백한 부작용이고, 살을 빼는 데 이 약물들이 도움이 된다는 명확한 근거도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의사로 재직 중인 한 익명의 제보자는 “개인병원 상당수가 이 같은 처방을 내리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면서 “어떤 진료과를 막론하고 너도나도 비만치료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 양심에 따라 아직 비만이 아니니 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 환자를 놓치게 되니 어쩔수 없다”는 심경을 토로했다.

약사로 재직 중이라는 익명의 불만제로 제보자는 이같은 처방이 등장하는 이유가 병원 측이 제약회사에서 제공해 주는 정보를 토대로 작성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의약품의 사용 실태를 점검해야 할 식약청과 복지부는 제대로 된 사례도 파악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식약청 관계자는 제작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의사가 처방을 하기 전 관계당국의 허가를 받을 수는 있겠지만 이는 우리 관할이 아닌 복지부가 해야 될 일”이라고 자세한 내용의 언급을 꺼려했다.

복지부 관계자 역시 의사들이 향정신성의약품을 어떤 식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알고 있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구체적인 사례는 자신들도 알지 못하며 의사들의 판단을 일일이 다 파악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