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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연구진전

뇌 속 알파-시누클린 단백질 절대량 파킨슨병 진행 좌우 못해

“現 개발 중 알파-시누클린 제거 백신 효과 의문, 새로운 치료제 개발 필요”


현재 호주와 유럽에서 개발 중인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을 없앨 수 있는 파킨슨병 치료 백신이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키거나 진행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는 신경세포에 축적되는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많으면 파킨슨병이 빨리 진행된다는 기존 학설과 다르게,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결정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를 신경학 분야의 국제저명학술지 ‘이상운동질환’ 'Movement Disorders' 2월호에 발표했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성 신경세포를 비롯한 다양한 신경세포가 소실되면서 떨림, 느린 움직임, 경직, 보행장애, 치매, 환시, 우울, 불안, 수면 장애, 대소변 장애 등의 증상들을 낳는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이다.

파킨슨병은 뇌세포 사이에 신경전달을 돕는 알파-시누클린 (alpha-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이 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세포 소실이 일어나 발생하는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신경세포에 축적되는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많으면 파킨슨병의 진행이 빠르고 알파-시누클린의 절대량이 적으면 파킨슨병의 진행이 느릴 수 있다는 가설이 등장했다.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파킨슨병 환자의 치료제로 뇌에 축적된 알파-시누클린을 없앨 수 있는 백신을 개발 중이지만, 실제 파킨슨병 환자에서 뇌의 알파-시누클린을 제거할 때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느리게 하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이에 정선주 교수는 전세계 6개 대륙, 29개 국가의 58개 센터가 참여하고 있는 ‘파킨슨병 유전 역학 국제 컨소시엄’(Genetic Epidemiology of Parkinson’s Disease, GEO-PD)의 연구자들과 함께 각 나라 6,105명의 파킨슨병 환자 DNA와 임상 정보를 제공받아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과 파킨슨병 진행과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6,105명 환자군의 SNCA 유전자(파킨슨병에서 특징적인 병리소견인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에 존재하는 REP1 유전형과 파킨슨병 환자 생존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REP1의 유전형에 따라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이 생성되는 양이 결정되는 기존 연구 결과를 통해, REP1 유전형이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면 결국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과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 사이에도 유의성이 있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 결과 REP1의 유전형이 다르더라도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에는 특별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결국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도 파킨슨병 환자의 생존, 즉 파킨슨병의 진행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다만 REP1 유전형은 파킨슨병의 발생 연령과는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정선주 교수는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의 절대량이 파킨슨병의 진행을 좌우하지 못한다는 것이 이번 연구결과의 핵심.”이라고 밝히며, “현재 개발 중인 뇌 안의 알파-시누클린을 없애는 파킨슨병 치료 백신은 파킨슨병을 근본적으로 완치시키거나 진행을 억제하지 못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치매와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 개발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 이번 연구 결과가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고 전했다.

이번 파킨슨병 국제 컨소시엄 연구를 이끈 대표 연구자인 미국의 노스쇼어대학교 신경과장 마라가노어(Demetrius Maraganore) 교수는 “파킨슨병과 알파-시누클린과의 관계는 기존에 밝혀진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기 때문에 알파-시누클린 단백질이 파킨슨병의 진행과 발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