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허리 디스크에 걸린 것 같다며 병원에 찾아오는 환자들이 많다. 자고일어나거나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으면 허리 통증이 발생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면밀히검사해보면 이런 환자들 중 상당수가 허리 디스크가 아닌 강직성척추염으로 진단 받는다. 국내에서 환자 수가 매년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강직성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해척추 마디가 점차 강직이 되면서 굳어가는 대표적인 류마티스 질환 중의 하나이다. 국내 환자 수는 약 4만 3천여명(2018년기준) 정도인데 남성 환자가 여성 환자보다 약 2.5배 정도많으며, 20~30대의 젊은 남성에게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강직성척추염의 증상이 허리나 골반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디스크로 오인하거나 운동을 한 후 통증이 줄어들기도해, 환자들이 진단과 치료 시기를 놓쳐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강직성척추염은 척추나 관절에 변형이 시작되면 다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중요하다. 허리나 골반 통증 이외에도 비대칭적으로 무릎이나 발목이 붓고 발꿈치나 갈비뼈에서 통증이 느껴진다면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내원해서 강직성척추염의
2019-08-13 09:43‘러브 스토리’, ‘가을동화’와 같이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비운의 여주인공들이 갑자기 불치병인 백혈병에 걸려 몇 달밖에 살지 못하는 안타까운 설정들이 종종 등장한다. 실제 급성골수성백혈병 (Acute myelogenous leukemia, AML)은 치료를 안 한다면 1년 내에 90%가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최근엔 치료방안의 급성장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수명 연장은 물론 상당 수의 환자가 완치에 이를 수 있는 관리 가능한 질환이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이란, 대부분 정확한 원인 없이 세포 변이에 의해 발병하며, 백혈구가 악성세포로 변해 골수에서 증식, 말초혈액으로 퍼져 나와 간, 비장, 림프선 등을 침범하는 혈액암이다. 연령대별로 유병률을 살펴보면, 30대에는 10만 명당 1명, 70대에는 10만 명당 15명으로 고령층에서 압도적으로 많아,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로 이미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다행히 최근 신약의 개발 및 집중항암화학요법이나 조혈모세포이식 등의 발전으로 치료 성적이 눈부신 급성장을 보여, 많은 경우 완치 또는 장기간 관리가 가능해졌다. 다만 여전히 급성골수성백혈병의 대다수를 차지하
2018-08-02 13:38올해는 희귀질환을 연구하고 진료하는 의료진의 관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는 한 해다. 바로 정부주도의 희귀질환관리법 시행이 1주년을 맞아 중장기 계획이 확정되고 있으며 실행 또한 곧 가시화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희귀질환에 대한 국가적 지원체계가 필요한 이유는, 희귀질환 환자들의 상당수가 일평생 동안 경제적,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겪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에만 평생에 걸친 시간을 소모하는 경우도 있으며, 유전질환이 많아 가족 단위로 질병의 고통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희귀질환으로 인해 신체적 고통만큼이나 삶의 질 또한 크게 저해되는 셈이다. 진단 이후에도 희귀질환 환자와 보호자들은 치료과정에서의 부담감을 오롯이 감당해 내야 한다. 특히, 치료제가 있어도 선택권이 제한되어 순응도가 떨어지는 경우를 보면 그 동안 의료진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조기진단, 조기 치료만큼이나 약물 치료에 대한 순응도는 치료의 성과를 판가름하는 요인이다. 따라서 의료진의 입장에서는 치료의 순응도를 개선하는 부분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질환의 희귀성 때문에 약물의 개발과정이 까다로울 수 밖에 없으며, 따라서 순응도까지 고려하여 개발하
2018-03-26 11:0150대 중년 남성은 한 가정에서는 가장이자, 사회에서는 중심 축을 이루는 존재이다. 가정을 건사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다가 어느덧 5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면 건강에 적신호가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남성들에게 있어 비뇨기과 질환 중 전립선 질환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매우 흔하게 발생되며, 이들 질환은 모두 조기 진단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남성암인 전립선암은 간단한 혈액 검사(PSA)로 조기 검진이 가능하고, 발견되더라도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 그 동안 '순한 암' 또는 '자비로운 암'으로 불려왔다. 천천히 자라나는 암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며 조기 검진만 받게 되면 완쾌될 수 있을 정도로 ‘자비로운 암’임에 틀림없으나, 일단 시기를 놓쳐 버리게 되면 림파선, 뼈, 폐, 간 등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며 이때 다른 암과는 달리 항암제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 호르몬 차단 치료를 하게 되는데 1-2년 후에는 이 남성호르몬 차단 치료에도 듣지 않는 ‘호르몬 불응성 전립선암’으로 변하게 되어 이후에는 평균 생존율이 1년 남짓밖에 되지 않는 ‘독하고’ 치명적인 암이다. 정기
2009-10-29 18:43최근 태능선수촌의 국가대표선수나 프로야구 선수 등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태반제제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을 몇 몇 보도기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과연 어떤 연유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가를 한 번 생각해 보고자 한다. 먼저 사람이든 동물이든 그 성장과정에 있어서 모두가 태반의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이 시실이다. 태반은 태아의 주된 영양 공급원이며 심지어 초식 동물마저도 산후 영양 보충을 위하여 자기 태반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태반은 태아가 모체 속에서 성장하는 동안에 미숙한 태아를 도와 호흡, 대사, 배설, 내분비 등 모든 생명활동을 대신 해주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중국의 진시황이 불로장수 묘약의 하나로서 태반을 사용하였다고 전해지고 있고, 그 외 동서양의 많은 의학서적 특히 우리나라의 동의보감에서도 태반은 육체적, 정신적인 피로나 쇠약에 효능을 보이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놀랍게도 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히포크라테스가 살던 시대에도 태반이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태반에 포함되어 있는 성분으로서는 다양한 종류의 아미노산, 비타민, 펩티드, 미네랄, 효소, 핵산 등 다종다양하다. 나아가서 태반에는 고유
2009-08-13 11:48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무더운 여름날. 27명의 적지 않은 대원들이 지친 몸으로 낯선 나라 카자흐스탄 알마티 공항에 도착한 것은 2008년 7월 25일 늦은 밤이었다. 엄청난 부피의 의료장비 반입이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으나, 아무런 제재가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생각보단 융통성이 있고 자유로운 나라구나…” 하고 잠시 기분 좋은 생각을 하였다. 이 여유로운 통과절차의 뒤에는 다른 이유가 있었음을 알게 된 것은 마중 나온 분을 만나고 나서였다. 미리 공항세관원에게 사례를 했다는 것이다. 매년 의료선교를 시행하면서, 적절한 대상지를 물색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동산의료원 선교복지회는 10여 년 전에 중앙아시아 의료선교 활동을 시작하여, 현지에서 알마티 동산병원도 세울 수 있었다. 이미 이 지역에서는 선구자적인 우리 선교복지회이지만, 올해 의료선교를 준비하다 보니, 몇년 전에 방문하였을 때와는 모든 부분에서 사정이 너무 달라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알마티 인근 지역에서 의료 봉사를 실시하고자 허가 신청을 제출했지만, 그 지역의 행정가들은 출발 이틀 전에 허가를 거부하였다. 자기들도 의사가 있고 병원이 있기 때문에 의료 봉사가 필요 없다는 것이
2009-04-12 11:42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렸을 적 운동회에서 있었던 기억들을 떠올리며 한번쯤은 혼자 웃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최근 필자는 예전 학교에서, 마을에서 행사 때마다 빼놓지 않고 했던 줄다리기에 대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누가 앞에 서야할지, 줄은 어떻게 잡아야 할지, 구령은 어떻게 붙여야할지.. 등등 각자 그 위치에 적합한 인물들이 각자의 노하우를 발휘하며 구령을 함께 외치며 줄을 힘차게 당기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이러한 줄다리기에서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고 하나의 구령에 일사분란하게 함께 움직이는 그 모습은 줄다리기의 경기 승패를 떠나 혼연일체의 감동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줄다리기의 경쟁력은 정말 중요한 덕목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공자의 정명(正名) 사상도 맥이 상통하는 데가 있어 잠시 소개해 보면,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어버이는 어버이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라 하여 사회 구성원 각자가 자기의 名分에 해당하는 德을 실현함으로써 제 역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자기 자리에서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
2009-01-08 16:51장자(莊子)’ 변무편(騈拇篇)에 있는 이야기 하나를 해볼까 합니다. 사내종과 계집종 둘이 함께 양을 지키고 있다가 둘 다 그만 양을 놓치고 말았습니다. 사내종에게 어찌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책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한편 계집종은 주사위를 가지고 놀다가 그만 양을 잃었노라고 했습니다. 잘 아시듯이 ‘독서망양(讀書亡羊)’이라는 사자성어에 얽힌 일화입니다. 주사위 놀이를 하다 양을 잃은 계집종이야 용서받지 못하겠지만, 책을 읽다가 양을 잃은 사내종이라면 학문을 중시하는 동양의 사회 분위기에서 용서될 법도 합니다. 그러나 장자는 “이 두 사람이 한 일은 같지 않지만, 양을 잃었다는 결과는 똑같다”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양을 돌보는 일이 그들의 본분이기에, 책을 읽다 양을 잃은 사내종이 용서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는 최근 의료계의 어지러운 상황과 맞물려 우리 의사사회를 되돌아보게 하는 성현의 가르침이 아닐까 합니다. 꼬인 실타래처럼 이리 얽히고 저리 설킨 복잡한 현안은 의사사회를 낙망케 하고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이에 휘둘려 의사의 본분을 잊어서도 안되고, 다른 데 눈길만 돌리고 있어서도 안됩니다. 의료정책이 조변석개
2008-08-26 10:21나는 술을 좋아한다. 마시면 다른 사람들 보다 많이 마신다 -소주로. 그런 내가 수십년 사랑해온 소주를 10여년 전부터 와인으로 바꿨다.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들과의 만남에서 국제 문화코드인 와인이 필수적인 까닭이다. 와인을 모르면 왕따 당하기 십상이다. 또 한가지 이유는 와인을 마시다 보니까 몸에 무리가 안간다. 나이가 들면서 소주 3~5병 마시면 다음날 아침 찌뿌드드한데 와인 1병 마시면 거뜬하다. 소주 1병과 와인 1병의 알콜량은 거의 비슷한데, 삼겹살에 소주 3병 마실 시간에 와인은 1병이면 된다. 10년전에 우리나라 최초의 와인동호회에 가입했는데 이름이 IN VINO VERITAS - “와인속에 진실이 있도다”. 2천년 전에 로마에서 유행하던 역사 깊은 말이다. 이 동호회에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이 꽤 나온다. 대부분 외국계 회사의 CEO거나 중역들이다. 이 분들이 직원들과 회식할 기회가 많아서인지 보신탕에 익숙한 편이다. 삼복이 가까워지면 슬슬 발동을 걸면서 충동질하는 쪽은 이 분들이다. 좋다!!! 명색이 와인동호회인데 “와인과 개고기의 궁합에 대한 세미나” 한번 엽시다. 청계산 아는 전문집에 누런 똥개 중자로 한 마리 시켜 놓고 어떤 와인이 좋을까
2008-05-19 13:31